동해안에 광개토대왕이 잠들어계신다고?
동해안에 광개토대왕이 잠들어계신다고?
  • 승인 2008.08.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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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자> 동해안으로 떠난 4박5일간의 배낭여행기-2회

대진해수욕장 옆 민박집에서 밤은 아름다웠다. 창문을 열면 바로 펼쳐진 환상적인 동해바닷가. 잠자리에 들어서도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김치찌개를 끓여 아침을 떼웠다. 그런 다음 서둘러 배낭을 챙겨 두 번째 날의 일정으로 들어갔다. 아빠는 오늘의 일정은 일단 거진항까지 걸어갔다가 거기서 버스를 타고 속초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간 화진포해수욕장과 화진포를 거치는 코스다.


#저 뒤로 보이는 섬이 바로 금구도다.

약 30여분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이상하게 생긴 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섬 앞에선 해녀들이 물 위에 떴다가 잠수했다가를 반복하며 무언고 있었다. 성게를 잡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해변가에 세워진 안내표지판 하나. 섬 이름은 금구도(金龜島). 금으로 된 거북이 섬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바로 그 금구도가 광개토대왕릉이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 고증작업까지 마친 건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나중에 돌아와 인터넷에서 찾아본 금구도 관련 얘기다.

"금구도는 거북이가 머리를 바다로 향한 채 바짝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는데 섬의 면적은 약 1000평 정도이다. 예전의 초도리 사람들은 거북의 머리가 하필이면 바다를 향해 있어서 마을에 부자가 없다며 한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그리고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다가 죽으면 이 섬에서 장례를 거행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섬이 명당자리라는 이야기다.
금구도는 누가 봐도 참 좋은 자리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품과 푸근함이 느껴지는 섬이며, 먹이를 노리면서 바짝 엎드린 채 미동도 하지 않는 호랑이의 웅장함을 닮은 섬이기도 하다. 그 웅장함에서는 대양을 향해 돛을 막 펼치기 시작하는 거대한 함선의 기상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듯 호방하고 아름다운 섬이기에 광개토대왕은 당신의 마지막 안식처로 금구도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을까?
고구려 연대기에는 서기 394년 8월경에 화진포 앞바다의 거북섬에 왕릉을 축조했다는 기록이 나오며 광개토대왕 18년에는 왕이 직접 수릉 축조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장수왕 2년(서기 414년)에 화진포 거북섬에 대왕의 시신을 안치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기록은 정확하게 고증된 바는 없다.
아직까지 금구도에서 고구려와 관련된 유물이 발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금구도의 정상에는 성을 쌓은 흔적이 있다. 산정부근에서 와편과 주초석의 잔해가 발견되었는데, 혹자는 이를 사당의 일부라고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고성군에서는 관련 문헌 기록을 토대로 금구도 일대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원형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만일 고성군청의 희망대로 금구도가 광개토대왕의 능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한국 고대사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 하나가 등장하는 셈이다. 그리되면 금구도와 화진포 일대는 한국 사학계의 일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소중한 장소에서 기념 사진 하나 안남기는 건 광개토대왕에 대한 엄청난 실례. 그래서 사진을 찍었다.


#화진포해수욕장의 다리

얼마 안가 대진해수욕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넓은 해수욕장이 나왔다.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화진포해수욕장이었다. 이곳엔 해양박물관도 들어서 있었다. 잠시 구경을 하고 갈까 하다가 그냥 가기로 했다. 해수욕장 인근 솔밭에는 발디딜 틈 없이 많은 텐트들이 들어서 있었고 그 속에는 휴가를 온 사람들이 잠을 자거나 음식 등을 해 먹으며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들은 커다란 배낭을 맨 우리 가족들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해수욕장을 빠져나오니 차도가 나왔다. 차도 옆으로 아주 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다. 아빠가 이곳이 바로 화진포라 했다. 무심코 걸으면서 보니 호수와 도로의 경계선에 심어져 있는 작은 키의 이름모를 나무에 빨간꽃과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이게 뭐지?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아빠가 해당화라고 알려주었다. 열매도 꽃도 아주 예뻤다. 해당화는 화진포 호수가 끝나는 지점까지 계속해서 심어져 있었다.


#해당화가 심어져 있고 그 뒤로 넓은 호수가 바로 화진포다.

안내표지판에는 따지 말라는 글귀가 있었지만 아빠와 엄마는 그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몇개를 따고 말았다.

화진포 호수 속에 섬같이 떠있는 조그마한 숲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해안가 쪽의 숲 속엔 북한 김일성 주석의 별장이 있다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들어가 볼까 했는데 턱없이 비싼 입장료에다가 날씨까지 더워 포기하고 말았다.

그곳까지 차도 옆에 나란히 마련돼 있던 인도가 사라졌다. 항상 걷기 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불편하고 위험한 것이 바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차도를 따라 걸을 수밖에 없는데 씽씽 달리는 차들 때문에 불안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이곳에서도 차도 옆 좁은 라인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걸어야 했다. 그런데 눈에 포착된 차에 치여 죽은 각종 곤충과 벌레들. 닭살이 돋았다. 밟지 않고 걸으려다 보니 차도를 침범할 수밖에 없고…그럴 때마다 쏟아지는 아빠의 큰소리!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것. 거기다 이번엔 왕지렁이들까지 모조리 기어나와 내 시야를 어지럽혔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 난 결국 왈칵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다행히 중간에 쉴만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선 아버지와 두 아들이 앉아 라면을 끓여먹고 있었다. 아빠가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인천에서 왔다고 했다. 차를 타고 화진포해수욕장에 가는 길에 점심을 먹고 있는 것이라 했다.

다시 출발! 이번엔 해안도로 쪽으로 가는 길. 오르막길이었다. 한참을 걷고 있는데 멀리서 걸어오는 세 명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와 두 아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삼촌과 조카들이었다. 아빠가 어디에서부터 오는 길이냐고 물었다. 양양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조카라는 아이들은 초등학생쯤 돼보였다. 그들은 모두 자기 몸의 두 배는 돼보이는 배낭을 매고 있었다. 그런데도 모두 씩씩하게 길을 걷고 있었다. 아빠가 비실거리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난 짜증이 났다. 아빠 시선의 의미를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거진항 가는 길 만난 넓은 바다. 이건 폰카로 찍은 거라서 사진이 영^^

한참을 더 걸으니 오르막길의 정상이 나왔고 갑자기 시야가 트였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원한 바람도 불어왔다. 해안도로는 참 아름다웠다. 차도 그리 많이 다니지 않았다. 중간에 약수터에서 물을 마셨다. 바로 옆 암반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라고 했다. 물 맛 끝내줬다.

다시 걸었다. 도로는 해안으로 이어졌다. 참 아름다웠다. 오른쪽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그렇게 걷다보니 해수욕장이 나왔다. 바로 앞엔 섬이 있었고 성게 등을 채취하는 해녀와 해수욕객들이 많이 보였다.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딱 하나 있는 음식점에서 라면을 샀다. 원래 끓여주는 컵라면이었는데 아빠의 간곡한 부탁으로 우린 그냥 컵라면을 샀다. 물도 얻었다. 그리고 바로 옆 절벽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 중간에서 라면을 끓여먹기로 했다. 라면맛 쥑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했다. 그곳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거진항으로 가는 길. 아까 라면을 구입했던 음식점 간이 탁자에 앉아 꼭 밤톨같이 생긴 해산물을 먹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성게라고 했다. 그냥 지나칠 아빠가 아니지….


#성게. 그리고 탁자에 엎드려 자는 저 아이는 누구일까요?^^

바로 옆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성게를 시켰다. 바로 옆 바다에서 잡은 것인데 반을 잘랐는데도 꿈틀거리면서 날카롭게 생긴 가시를 세우는 걸 보니 굉장히 싱싱해보였다. 성게는 두 종류였다. 약간 붉은 색이 감도는 참성게와 까만 색의 성게였다. 성게는 알을 먹는 것이라 했다. 노랗게 생긴 알을 티스푼으로 살짝 떠 먹어보니 영 아니였다. 난 먹기를 포기했다. 아빠는 성게맛 끝내준다며 소주를 곁들여 열심히 드셨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졸음이 쏟아졌고 탁자에 엎드린 채 잠에 빠져들었다. 약 30여분 잤을까, 잠에서 깨어보니 아빠의 술자리도 끝이 나 있었다. 나뒹구는 소주병만 두 개.==;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이것 역시 폰카로 찍은 것. 노란 성게알은 보이시죠^




#관을 타고 쏟아져내리는 얼음들

다시 출발했다. 얼마 가지 않아 항구가 나왔다. 거진포항. 회 등을 파는 식당들이 많이 있었는데 항구는 비교적 한산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묘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서 얼음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었다. 얼음을 받는 사람들이 리어카를 사각형의 관입구에 대고 버튼을 누르면 우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얼음이 관을 타고 움직이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이내 폭포수처럼 리어카 안으로 쏟아져 내렸다. <다음호에 3회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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