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수지 악화 등으로 목돈없는 서민 월세 생활

주택시장에 최근 역 전세대란 속에서도 전세보다 대신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금융권의 가계대출 옥죄기와 가계수지 악화 등으로 목돈을 구하지 못한 서민들이 전세 대신 ‘월세살이’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데다 실물경기 침체도 더욱 가속화해 서민들의 가계소득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어서 월세로 내몰리는 서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체결된 주택 임대차계약 가운데 전세계약 비중은 56.3%로 2007년 말(58.6%)에 비해 2.3%포인트 줄었다. 이에 비해 보증부 월세계약 비중은 2007년 말 38.7%에서 지난해 말엔 41.2%로 2.5%포인트 증가했다.



보증부 월세는 전세금 중 일정 금액은 보증금으로 납부하고 전세금에서 모자라는 돈은 매달 집주인에게 월세로 지급하는 전월세 혼합 임대차 계약방식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서 월세 비중이 크게 늘었다.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말 전세비율은 56.8%)로 1년 새 4.7%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보증부 월세(40.9%)는 3.9%포인트, 완전 월세(2.2%)는 0.7%포인트 각각 늘었다.


특히 소형 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북지역의 전세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54.3%로 1년 전에 비해 5.8%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보증부 월세(43.3%)와 완전 월세(2.4%) 비중은 각각 4.4%포인트, 1.3%포인트 증가했다.


부산의 보증부 월세(43.0%)도 1년 새 3.6%포인트, 순수 월세(2.3%)는 0.6%포인트 각각 늘었다.

국민은행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역전세난으로 세입자에게 유리한 상황인데도 자금 부담이 큰 월세계약 비중이 증가한 것은 전셋값 상승으로 늘어난 전세자금을 월세로 충당했다기보다는 금융위기로 대출 등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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