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 제발 사교육 좀 그만 시키자구요!

뭐 옛날에도, 지금도 그렇겠지만 한창 자라날 시기에 학생들은 잠 한 번 편하게 잘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예외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교 수업 이외에 사교육을 받는다. 학원이나 과외, 공부방 등…. 하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빽빽한 일상, 그러다 보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지보다는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항상 생활에 지쳐 있다.

원래 사교육은 자신의 부족한 학습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닌 것 같다. 학생들에겐 또 하나의 학교가 되는 셈이다. 학교가 끝나면 숨 돌릴 틈 없이 바로 학원 책을 챙겨 제2의 학교에 간다.

내가 다니는 중학교와 같은 캠퍼스 안에 있는 경희초등학교 학생들을 예로 들고 싶다. 경희초등학교는 일명 `돈 좀 있고 엄마의 치맛바람이 세다`는 아이들이 다니는 사립초등학교다.

경희초등학교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가 끝나자마자 편의점에 들른다. 간식을 사먹기 위해서다. 아마 초등학교 때면 엄마가 집에서 해주시는 맛있는 간식을 먹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편의점에 들르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그곳에서 학원차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편의점은 참 시설이 잘돼 있어서 먹을 게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편의점에서 몇 개씩 산 먹거리를 편의점 앞에 길게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학원차를 기다리며 먹는다.

나는 하교할 때마다 그 앞을 지나는 데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불쌍하단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학교에서 실컷 공부했는데 쉴 틈도 없이 또 다시 공부를 하러 가야하는 것이다. 학생의 본분이 공부라고는 하지만 때론 자유와 휴식도 필요한 법이다. 그것도 한참 뛰어 놀 나이의 초등학생들이 아닌가.

도대체 학교에선 뭘 가르치고 뭘 배우기에 이렇게들 사교육에 매달려 사는 걸까? 이렇게 가다가는 대학에 갈 때까지 자신만의 공부법도 찾지 못하고 오로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취업을 하려 할 때도 학원을 다녀야 하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사교육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도 지나친 시간을 뺏는 일부의 경우를 얘기하는 것이다. 사교육을 받게 되면 학교에서 뒤쳐지는 아이들은 좀 더 수업을 따라갈 수 있고 몰라서 집중하지 않았던 아이들은 어느 정도 수업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 또 자신을 잘 컨트롤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사교육을 하면서 예습, 복습도 하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모든 것에는 `적당함`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음식도 정당히 먹으면 배가 부르지만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배가 터질 것 같이 되고 심지어는 아프기도 한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적당한 휴식시간을 주면서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학교 숙제까지 빼먹을 정도로 바빠진다면 학생들은 `사교육을 하러 다니는` 게 아니라 `사교육에 끌려 다니게` 될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 나와서 학교가 끝난 후 또 곧바로 학원 등지로 가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서야 집에 돌아가 지친 몸을 잠자리에 내던지는 학생들은 오늘도 학교 수업시간, 피곤에 찌들려 조는 것은 물론 책상에 엎드려 깊은 잠에 빠지기도 한다. 아이들 특유의 활발함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쉬는 시간 10분은 꿀 같은 낮잠시간이다. 그 10분 동안이라도 수면을 취해야 다음 수업시간에 졸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무거운 가방을 메고 구부러진 어깨를 웅크린 채 크나큰 학원 버스에 오르는 아이들을 보면 마치 전쟁터로 떠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딱히 밝지 않은, 피곤에 잔뜩 찌들은 얼굴들….

이런 사교육, 이젠 나라에서 막아줄 때가 되지 않았나? 사교육하면 한국이 세계 1위일 것이다. 사교육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 학교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등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방식을 찾아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정다은 기자
<정다은 님은 경희여중 3학년 학생입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