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 불청객 추위, 신종플루, 수능시험

후텁지근했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오는가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가을은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리고 대신 그 자리에 추위란 놈을 거느린 겨울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아침 저녁 때론 낮에까지도 찬바람이 나의 손끝과 발끝의 체온계에 스며들어와 함께 멀리 여행을 떠나자고 한다. 여름에 잔뜩 꺼내두었던 반팔 옷들을 채 장롱속으로 다시 집어넣기도 전에 바로 두터운 패딩 옷을 꺼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추위가 너무 빨리 찾아오다 보니 자연도 채 적응을 못한 듯 하다. 지난 번 갑자기 쏟아져 내린 비로 단풍은 채 물들지도 못한 채 땅바닥에 곤두박질쳐 구르고 그렇지 않은 나뭇잎들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색깔로 말라가는 오묘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길거리엔 어느 새 김이 펄펄 나는 어묵에 호떡 등 겨울 한 철 음식들이 줄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둑해질 수록 붕어빵 장수와 군고구마 장수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질 것이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 항상 느껴지는 게 있다. 여름에는 자고 일어나면 겨드랑이 등에 흘러내린 땀 때문에 불쾌한 아침을 맞기 일쑤였다. 때문에 학교에 가기 전 꼭 샤워를 해야 했다.

봄 가을은 흠잡을 데 없다. 때론 다소 쌀쌀하기도, 때론 다소 더위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름과 겨울에 비하면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가장 곤혹스러운 건 겨울. 한마디로 아침이 싫은 계절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적당할 것 같다. 눈을 뜨는 게 겁이 나고 설사 잠 속에서 깨어났더라도 이불을 박차고 침대 밖으로 나올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유는 단 한가지. 겨울의 동반자, 아니 불청객 추위와 한기 때문이다. 이 놈의 불청객은 잠을 자는 중에도 여러차례 불시에 찾아와 단잠을 깨우기도 한다. 정말 만나기 싫은 불청객이지만 만날 수밖에 없는…. 한가지 좋은 점은 덕분에 비몽사몽 흐릿한 정신은 금방 똑바로 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이면 집안에서건 밖에서건 항상 생각나는 것 한가지.

"아 보일러 한껏 틀어져 있는 따뜻한 방에서, 두꺼운 이불 뒤집어쓰고 귤이나 까먹으며 누워 있었으면 좋겠다…."

비단 나만이 아니고 모두들 공감하는 생각일 것이다. 사실 기말고사를 코앞에 두고 시험준비 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학교건, 시험이건 다 제쳐두고 나의 이 뜨거운 체온으로 데워놓은 이불 속에서 하염없이 잠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거리가 멀다. 소원대로 했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때문에 항상 그렇듯 나만의 묘안을 생각해 내기에 이르렀다. 이 혹독한 아침 불청객에 맞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말이다.

내 이불은 꽤 두꺼워서 반팔 티셔츠 하나만을 입고 자도 너무 따뜻하다(아직까진 긴팔을 입고 자면 덥다^^;). 아침 눈을 뜬 뒤 이불에서 나가기 전에 아예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가는 것이다. 옷을 입으려면 어차피 이불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 마시라. 그래서 묘안이라고 한 것이다! 밤에 자기 전에 두꺼운 옷(점퍼, 후드 티 등)을 이불 속에 넣고 함께 자는 것이다.(하하하) 나름 따뜻하고 좋다^^.

아참, 춥다고 해서 너무 보일러 등 난방에만 의존하는 건 절대 금물이다. 일단 집에 계시는 엄마의 얼굴 표정이 달라진다. 물론 전기요금 때문이다. 그것도 최근 무척이나 많이 올라버린…. 가스요금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살림을 하시는 엄마들의 얼굴엔 주름살이 펴질 날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말씀하신다. 발이 시리면 보일러를 틀기 전에 양말을 신어라…한기가 느껴지면 보일러를 틀기 전에 긴팔 옷을 입어라…. 이건 누구나 다 지켜야 될 사항일지도 모른다. 반팔, 반바지를 입은 채 춥다고 하면 말도 안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옷을 적당히 껴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추위가 느껴진다면 그때서야 보일러를 트는 것이다. 그게 집안 경제, 나아가 국가적인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 될 것이다.      

요즘엔 또다른 이유로 추위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바로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신종플루 얘기다. 며칠 전엔 방송인 김구라 씨의 어린 아들이 이것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일도 벌어졌다. 참 안타깝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전에 기사에서 몇 번 썼지만 도대체 우리 정부는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온갖 세금에다 전기요금 등 생활물가는 엄청 올려대면서 국민들의 목숨 하나 지키지 못하니 말이다. 그만 얘기하자.

어쨌든 신종플루는 추우면 추울수록 더 빨리 번식한다고 한다. 나의 경우 마스크도 꼭 하고 다니고, 손도 잘 씻지만 그래도 무섭긴 마찬가지다. 이왕 겨울도 된 거 옷도 두툼하게 입고 다니자. 신종플루 못지 않게 무서운 병이 독감이란다. 행복하기 위해 건강은 필수다. 모두 다 건강에 신경을 쓰자.

아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바로 지난 12일 치러졌던 수능시험 얘기다. 내 사촌언니도 이번에 시험을 봤다.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아서 직접 얼굴을 보진 못하고 몇가지 선물을 사서 택배로 부쳐주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제 정확히 3년 뒷면 수능시험을 보게 된다. 벌써부터 머리를 죄어오는 이 압박감.^^

내 사촌언니를 포함 온갖 좋지 않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수능 공부에만 몰두해 온 언니, 오빠들! 그동안 정말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또 논술이 기다리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자신감 잃지 말고 신종플루 절대 걸리지 말고 무사히 마지막 정리 잘 하세요!! 홧팅!!! 정다은 기자 <정다은 님은 경희여중 3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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