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 나만의 작은 공간 미니홈피

내가 게임을 처음 만나게 된 건 옆집 언니가 많이 하던 `바람의 나라`가 계기였다. 하지만 그 언니의 실력을 쉽게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 때는 그냥 언니가 게임을 너무나도 잘한다고 생각했으나 그건 나만의 작은 착각이었다. 워낙 나는 게임과는 거리가 먼 체질이었고 미처 그 언니의 실력을 분간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때 친구들이 많이 했던 인기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테일즈 런너` 등도 모두 나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그냥 옷 입히기나, 화장하기 등 `아바타` 꾸미기 게임을 주로 즐겼다.


하지만 이젠 다 커서^^ 그런 것도 시시하게 여겨진다. 때문에 나의 관심은 자연 다른 부분으로 옮겨졌다. 바로 미니홈피다. 현재의 내 미니홈피는 초등학교 동아리활동(컴퓨터부) 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땐 만들어놓기만 하고 들어가 보지도 않다가 중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가까이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도 오랜만에 들어가다 보니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간신히 찾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폐허가 되다시피 한 미니홈피를 하나씩 하나씩 꾸며가기 시작했다. 이때가 미니홈피와 가장 절친했던 시절이다.



요즘은 고교 진학 문제에다가 시시때때로 이어지는 각종 시험 등 때문에 그리 자주 방문하진 못한다. 그렇다보니 관리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투데이(today) 방문자수` 역시 `0명`으로 기록돼 있을 때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미니홈피는 나만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참 좋은 것 같다. 시간이 날 때마다 들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이어리에 써 올리고, 사진첩에 평상시 다니면서 찍어두었던 사진도 올리고, 좋은 글귀 같은 게 있으면 퍼다가 올리기도 한다.


바쁜 와중에도 하나 하나씩 올리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가끔 가다 `투데이 방문자수`가 `0`이 아닌 숫자라도 나타내고 있을 때면 더욱 신이 난다. 그리고 내가 올린 사진이나 글 아래 댓글이라도 달려 있을 양이면 마치 보물이라도 찾은 냥 너무나도 기쁘다.


미니홈피의 또다른 재미는 일명 `도토리`라고 하는 걸 쓰는 것이다. 도토리가 사이버상의 돈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일 거다. 전화나 문화상품권 등을 이용해 살 수 있다. 도토리가 있으면 미니홈피의 스킨이나 노래, 글씨체 등을 살 수 있다.


한편으론 솔직히 낭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하다보면 어느새 미니홈피의 옷을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변화시키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나는 주로 두 가지 스타일을 즐긴다. 내가 좋아하는 힙합노래를 깔 때는 배경 역시 굉장히 독특한 힙합스타일로 꾸민다. 분위기 있는 잔잔한 노래를 깔 때는 내가 좋아하는 베이비핑크 계열로 색을 맞추기도 한다. 현재 미니홈피는 힙합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미니홈피의 또다른 재미 한가지는 다른 친구들의 소식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친구의 홈피에 일명 일촌신청을 하면 나의 일촌이 돼서 일촌파도타기라는 목록을 통해 바로 친구 홈피에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친구의 허락하에 거기에 게재된 예쁜 사진이나 좋은 소식들을 나누고 또 자신의 미니홈피에 퍼올 수도 있다.


이런 재미에 미니홈피를 열심히 가꾼다. 요즘도 여전히 `투데이 방문자수`가 `0명`을  가리키는 날이 많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관심을 갖고 글도 올리고 한다.


컴퓨터 게임을 못하는 나에게는 이 미니홈피가 얼마나 고마운 친구인지 모른다. 미니홈피가 없었다면 그저 새로운 기사들만 찾아보고 좋아하는 연예인 팬 카페만 들락날락하는 일을 반복했을 것이다. 나의 이웃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슨 고민을 하며, 무슨 취미를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있고, 때론 나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댓글도 주고받으며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따뜻한 공간….


물론 가끔은 게임도 시도는 한다.^^ 하지만 나의 게임 성적은 역시…. 나는 계속 미니홈피에 목 매는 게 좋을 듯 싶다.^^  정다은 기자 <정다은 님은 경희여중 3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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