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어렵다 어려워~맘에 드는 고등학교 고르기
와, 어렵다 어려워~맘에 드는 고등학교 고르기
  • 승인 2010.01.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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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자> 고등학교 준비 대작전!

눈물을 흘리며 초등학교를 졸업한 게 엊그제 같다. 그런데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 중학교 졸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눈 한번 깜빡했더니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는 기분이랄까?

어떻게 보면 조금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벌써 고등학생?! 고등학생 시절은 사실 내가 제일 원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 원을 드디어 이루는 셈이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가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에겐 또 다른 환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고등학생, 특히 여고생은 옛날 노래 가사에도 나오듯이(아빠가 즐겨 부르는 노래 중 하나인데 제목은 잘 모르겠다) 하얀 얼굴에 맵시나는 교복을 입고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다니는 제일 예뻐 보이는 시기….

한때는 이런 환상에 젖어 고등학교에 다니는 언니들이 공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 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물론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 여고생이 되어 누릴 여유보다 대학 입시에 파묻혀야 한다는 중압갑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환상이 완전히 깨져버린 건 아니다. 내 또래 아이들 모두 그럴 것이다. 같은 반 친구들 역시 하나같이 고등학에 올라가면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멋진 모습으로 다닐 거라며 꿈에 부풀어 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학생부 눈치를 보며 머리 기르기에 열중하는 아이들도 많다. 1학년과 2학년 때 바가지를 하나씩 쓰고 다니던 것에서 탈출해보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을 한 것도 있다. 엄격한 학교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교묘하게 그 규정에서 피해갈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하게 됐고 졸업을 앞둔 지금은 모두 귀신들이 됐을 정도다. 어찌됐건 그런 꿈에 그리던 고등학생이 된다.

문제는 고등학교 지원제도가 우리 때부터 바뀌었다는 점이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고등학교를 1차, 2차로 나눠 지원하도록 바뀌었고 이 역시 또 몇차례에 걸쳐 수정이 이뤄졌다. 중요한 건 원래 취지와는 달리 성적이 기본 바탕이 된다는 것. 그런데 그 과정이 상당히 복잡해서 학교에서 설명회도 여러차례 여는 등 많은 신경을 쏟아야 했다. 주변의 여러 고등학교에서는 자기 학교 홍보를 위해 우리 중학교를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괜찮은’ 고등학교 고르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아빠는 내가 원하는 고등학교를 가라고 하셨다. 다른 아이들은 부러워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아빠의 말씀은 나에겐 또다른 큰 고민으로 작용했다. 세계 몇 대 도시 안에 든다는, 그러면서 학교 역시 가장 많은 도시 중의 하나인 이 서울에서 고등학교 하나를 선택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 주변에선 마음에 드는 고등학교가 없었다. 결국 다른 지역으로 시야를 넓혀보았다. 그 첫 번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네 북촌한옥마을 주변의 학교였다.

이미 아빠, 엄마와 몇차례 북촌한옥마을 나들이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 우연히 아빠가 얘기해 준 두 개의 여자고등학교. 안국역에서 한옥마을 올라가는 길 입구에 있는 학교들이었다. 바로 풍문여고와 덕성여고다.

이 두 학교는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선 등하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거리도 멀고 교통도 복잡하다. 때문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아빠의 말씀 “다은이가 그곳 학교에 가고 싶다면 집이 이사를 갈 수도 있다….”

아빠는 오래 전부터 한옥생활을 꿈꾸셨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엄마는 아빠와 나의 생각에 따르겠다고 하셨다. 의기투합.

이제 남은 건 학교를 한번 둘러보는 것. 일요일 아빠, 엄마와 시간을 내서 북촌한옥마을 탐방에 들어갔다. 목적은 두가지. 하나는 학교를 보는 것이었고, 또다른 하나는 우리가 옮길 집을 알아보는 것. 도착하자마자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두 개의 학교를 우선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역사가 오래됐다는 풍문여고에 갔다. 때마침 무슨 자격시험이 치러지고 있었다. 어렵사리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세상에나, 삐걱거리는 나무로 된 복도, 건물 이곳저곳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그곳에 갈 때만 해도 절대 건물과 교복으로 판단을 하진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엄마와 아빠가 봐도 너무나도 오래되고 낡은 건물…. 풍문여고를 갈 바에는 내가 다니는 경희여중과 함께 있는 경희여고가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덕성여고도 사정은 그리 나아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이사갈 집은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 북촌한옥마을 구경만 실컷 한 뒤 자장면에 탕수육으로 점심을 때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뒤, 아빠의 새로운 얘기. 경복궁역 근처 사직공원에 있으면서 북촌한옥마을에서 등하교가 가능하다며 배화여고였다. 학교 역사도 풍문여고나 경희여고 보다 훨씬 더 오래됐다고 하셨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나은 법. 엄마는 운영하는 피아노학원 일 때문에 시간을 빼기가 힘들었다. 결국 평일 근무시간 중요한 약속이 있으시다던 아빠가 나를 위해 약속까지 취소하고 동행길에 나섰다.

학교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둘러본 결과 오래된 역사를 감안했을 때 건물은 풍문여고 보다 훨씬 나았다. 하지만 뭔가 끌림이 없는 느낌. 내가 너무 까다로운 건가? 집에 돌아와서도 며칠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저렇게 바뀌는 생각. 아~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냥 집에서 가까운 경희여고를 가야만 하나. 하지만 싫었다. 태어난 이후 줄곧 이곳 동네에서만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조금 낯선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때 혜성같이 등장한 한 학교. 집에서 걸어서 30여분 거리에 해성여고라는 학교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 해성여고는 아빠가 예전 한두어차례 말씀을 하셨던 곳이기도 했다. 학교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뭔가 의욕적으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 아빠와 둘이서 다시 그 학교로 향했다. 걸어 가보기로 했다. 서울시립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집에선 약 30여분 걸려 도착한 학교.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와 해성여중이 함께 있었다. 지어진 지 2년 여 밖에 되지 않은 깔끔하고 깨끗한 건물. 인근의 다른 학교와는 완전히 차별되는 예쁜 디자인의 교복.


#해성여고 홈페이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일부 학생들이 일요일인데도 교실과 도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이 눈에 뜨였다. 바로 3학년 교실이 없는 것이었다. 아빠가 학생들에게 물었고 돌아온 답은 지금 2학년, 그러니까 내년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이 최고 선배, 즉 1기 선배라는 설명. 때마침 만난 선생님에게 다른 여러 가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해성여중이 없어지고 그 건물이 있던 곳에 해성여고의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는 얘기와 함께 학생들 성적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결론은 강북권에선 성적도 꽤 높다는 것.

결국 고입 지원서에 1차 해성-경희, 2차 해성-경희라고 적어 넣었다. 고민이 해결되는 순간. 이제 지원도 끝마쳤겠다,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대비에 들어가야 한다. 지금 시기가 제일 중요하다는 모든 선생님, 부모님의 말씀. 귀가 닳을 정도로 많이 들었고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하다. 중학교 성적이 기대했던 만큼 그닥 좋지 않은 처지였던 나에겐 더욱 더 그렇다. 지금부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교 대비책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한다.

첫째, 책과 신문을 많이 읽는 것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공부하느라 책과 신문 읽을 시간이 없을 게 뻔하다. 하지만 꼭 국어 공부를 떠나서라도 우리 시기에 읽은 책과 신문이 나중에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이건 아빠께서 어릴 때부터 항상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신 것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무렵까진 매일 아침마다 신문의 사설을 종이에 옮겨 적고 또 기사를 읽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와선 그렇지 못했다. 물론 시험 준비하느라 시간이 없다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번을 기회로 책과 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가 돼야겠다. 너무 친해서 떨어지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신문은 내용도 딱딱하고 어려운 말도 많아서 친해지기가 좀 힘들겠지만 큰 제목에서부터 눈에 띄는 기사들을 하나 둘 읽어가야 한다. 사설과 칼럼 등은 물론이다.

둘째, 영어단어를 공략하라! 고등학교에선 해석해야 될 것이 많다. 영어단어를 알 지 못한다면 해석은커녕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할 것이다. 최대한 많이 외워야한다. 겨울방학 전까지만 해도 우리 반 아이들은 단어 외우기에 전념을 했다. 모두들 고등학교 때 공부 잘하게 생겼다(이거 큰일이네ㅜㅜ;;).

여기까지! 너무 많이 알려주면 큰 일 난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수두룩해질 테니까.

나머지는 나만의 비밀로 하겠다(하하). 모두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는 게 완벽한 고교대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위의 2가지 사항은 최소한 꼭 지켜야 된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다은 기자 <정다은 님은 경희여중 3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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