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후배라는 측면에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안 돼 보여”
“유인촌, 후배라는 측면에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안 돼 보여”
  • 승인 2010.08.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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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진단 연속인터뷰> 배우에서 국회의원으로, 최종원의 쓴 소리-1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특히 국가보안법 사범 증가, 노동 탄압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신공안정국’으로 일컬어지는 공안통치에서 파생된 숱한 문제들이 여전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클리서울>은 2007년부터 국가보안법, 남북관계, 노동 인권, 생태 환경 등의 문제 개선을 위해 각계 인사들과 연속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강정구 동국대 교수, 송두율 교수,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씨, 재야인사 김낙중 선생,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독립영화 ‘송환’의 김동원 감독, 김세균 서울대 교수, 강기갑 민노당 대표,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정세현․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우종 덕성여대 명예교수,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 강내희 중앙대 교수, 노중기 한신대 교수, ‘민족일보’ 고 조용수 사장의 친동생 조용준 선생, 박원순 변호사,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박노자 오슬로대학 한국학과 교수, 정지영 감독, 이상돈 중앙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고유환 동국대 교수,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 배우 문성근 씨, 고은 시인,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배우 권해효 씨,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 11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이번호에는 배우 최종원 씨와 그 시간을 가졌다.

연기파 배우로 오랜 세월동안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최종원 씨가 강원도 영월·평창·태백·정선 지역 7.28 재보궐선거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태백은 최 씨의 고향이기도 하다. 급작스럽게 선거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최 씨는 “콕 집어 말할 수는 없다. 전반적인 상황이 엉망이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거침없었다. 현 사회‧정치적 상황에 대한 최 씨의 불만 수위는 예상 외로 높았다. 차마 기사로 옮기지 못할 정도의 ‘막 말’도 이어졌다. 문화예술 정책과 관련 최 씨는 “유인촌 장관은 문광부 장관 이전에 문화예술인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그 사람이 장관 된 이후 한 게 뭔가? 좌우 논리 들이대서 좌파 치고 목 자르는, 그런 복장 터지는 일만 해오지 않았나”고 날선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특히 “문화예술촌을 만들고자 했던 태백의 폐광촌에서 유인촌 문광부 장관 임의로 엉뚱한 사업 계획들이 추진되고 있다”며 “폐광촌에 살고 계시는 분들의 후생복지 측면에서, 이곳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문화예술촌을 만들고자 한 취지는 오간데 없고 유인촌 장관은 여기에다가 찜질방과 와인바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최 씨는 “현재 우리 사회·정치적으로 너무 엉망이어서, 두고 볼 수만 없어서 출마를 결심했다. 문화예술계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며 “제가 당선이 되든 안 되든,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왜 배우 하던 최종원이가 저렇게 나섰을까, 하는 의심을 해보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배우 최종원 씨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갑자기 선거에 나가게 된 이유는.

▲ 한두 가지를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지금 우리 사회, 정치적 상황이 엉망이지 않는가. 그런 와중에 지난주 민주당에서 수차례 전화가 왔다. 처음엔 거절했다. 과거 정치권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이용당하는 꼴을 많이 봐서 말이다. 이번엔 후보로 나서라고 해서 수락했다.

물론 이런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정부와 문화관광부에 대한 큰 불만도 있었다. 제가 살던 곳이 강원도 태백인데, 폐광촌으로도 유명하다. 이 폐광촌은 석탄 합리화 사업으로 인해 모두 폐광되었다. 그래서 폐광촌에 살고 계시는 분들의 후생복지 측면에서, 이곳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문화예술촌을 만들고자 했다.

과거 정권에서 추진해 4년 동안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예술촌과 폐광촌을 접목시키고자 하는 시도였다. 정서적인 문제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기에 말이다.

- 유인촌 장관이 정책에 변화를 줬다고 들었다.

▲ 문화예술촌 조성을 위해 국고 111억을 지원받기로 했다. 올해 예산 33억 나왔다. 그런데 장관 임의 구분으로 설계 변경이 시도돼 와인바랑 찜질방이 지어졌다. 태백에는 이미 강원랜드도 있고, 오토리조트 스키장도 있다. 놀이 문화는 된다. 여기다가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정서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줄 필요가 있지 않겠나 싶어서 추진해온 게 문화예술촌이었다. 그럼에도 유 장관은 문화예술촌은 수익성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한다.

유 장관은 문광부 장관 이전에 문화예술인으로서 자격이 없다. 근본적으로 자질의 문제다. 그 사람 장관 된 이후 한 게 뭔가? 좌우 논리 들이대서 좌파 치고 목 자르는, 그런 복장 터지는 일만 해오지 않았나. 문화 정책자로서서 관리자로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최소한 21세기 우리 문화를 담당 한다면 주무 장관으로서 권력과 상관없이 5000년 우리 역사, 그리고 우리 현대사의 아픔과 소중함을 알고 활동해야 하는데, 지금 권력 차고앉아서 한다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후배라는 측면에서,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안 돼 보인다.

- 이광재 강원도지사 직무정지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 현 정부 정책이라는 게 전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자리에 있을 때 부패와 비리에 연루 됐다면 직무정지는 당연하다. 하지만 강원도민의 전체적인 의사로 투표를 해서 당선됐다. 당선자로서 도지사로서 잘못된 게 아니었다. 그 전의 일로 도민들의 심판을 받았는데 다시 직무정지라고 하면 강원도민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 강원도민 30만 명 정도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광재 도지사 직무정지 부분도 제가 선거에 나가게 한 데에 일정 부분 작용을 했다. 이 지사가 정치인으로 변신할 때 제가 같이 움직였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어떤 부분에서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외에도 강원 지역에는 어떤 문제들이 산재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나.

▲ 강원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한 편이다. 그래서 고향 선배, 후배 그리고 지역민들이 모두 다 잘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정책이라면 마다 않겠다. 다른 정치적인 욕심은 없다.

- 지역 민심은 어떤가. 민주당 후보가 된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 원래 이쪽은 한나라당 정서가 강하다. 그래서 이광재 후보가 당선된 것을 선거혁명이었다고 평가한다. 제가 후보로 나선 것에 대해 어르신들 가운데는 연예인이 뭘 그런 걸 하냐고 보는 그런 분들이 있다. 반면 30~40대 쪽에서는 방송이나 영화 등에 나와서 말하는 것도 많이 봐오면서 강직한 성격처럼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하게 되면 제대로 할 것이며 좋게 판단하고 계신다.

- 민주당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 당이 중요치는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보수보다 진보에 가깝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진보라도 다 잘하는가? 진보 성향이라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잘못한 게 있다. 다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진보, 보수가 별 무리 없이 한데 섞여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수 세력들이 돌아가신 사람 묘 파헤치는 행위들은 인간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 그것을 아무런 비판 없이 바라보고 있는 보수라면 그 집단도 있어서는 안 될 집단이다. 진보와 보수는 어느 사회든 존재하는데, 그것을 용납지 않는 행태들은 지양해야 한다.

제가 만약 정치를 하게 되면 그걸 다 아우르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통합해 나갈 어떤 방도를 고민해볼 것이다. 적어도 진보, 좌파, 공산당을 하나로 매도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게 또 ‘진보 실용’이라면 얼마나 좋은가.

-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원했다. 2004년 총선 때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비례대표로도 나선 적 있다. 민주당과의 인연이 질긴 편인데.

▲ 정치인들과 문화예술인들 몇몇 만나는 자리에서 노무현 후보랑 권양숙 여사가 나오시더니 저보고 강원도를 도와달라고 하더라. 저는 뭘 도와주며, 제가 또 무슨 힘이 있느냐고 했다. 그래도 좀 도와달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 만약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면 아직도 제대로 발전 못 한 이 강원도 제 고향 좀 도와달라고 말이다.

폐광촌은 제발 정책적으로 도와달라고 했다. 문화예술계 특히 공연예술계도 정책적으로 도와달라고 했다. 연극 등 공연예술 하는 사람들이 굶고 다니는 게 어디 하루이틀인가. 이렇게 요구를 했더니 가만히 계시다가 노 후보가 제가 만일 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라. 저는 그 자리서 바로 손잡고 ‘내려갑시다!’라고 했다. <7.28보궐선거 전에 이뤄진 인터뷰입니다. 다소 늦게 게재되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위의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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