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개 일자리? 사업 끝나면 모두 해고되는 ‘파리목숨’일 뿐”
“34만개 일자리? 사업 끝나면 모두 해고되는 ‘파리목숨’일 뿐”
  • 승인 2010.12.08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강>야권․종교계·학계·시민단체 비상대책회의 구성

‘연평도 사태’로 주춤했던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2009년 11월 시작된 4대강 사업을 두고 야권은 타당성이 결여된 국책사업, 복지예산을 삭감시키는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로써 4대강 사업이 정기국회 예산심의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권을 비롯한 종교계·학계·시민단체는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고 4대강 사업 예산 통과를 막기 위한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야권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장외 여론전을 전개, 국회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예산삭감 투쟁의 동력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을 비롯 야 5당과 시민사회 진영은 지난 5일 서울광장에서 4대강 반대 범국민대회를 여는 등 투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지예산 2005년 이후 최저수준

4대강 사업의 핵심과제는 ▲물 부족 대비 수자원 확보 ▲홍수조절 용량 확보 ▲본류 수질 개선 ▲친환경 하천 복합 공간 구성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 등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 정부는 지난 2009년 6월 8일 4대강 사업에 22조2000억원 가량을 2012년까지 투입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한바 있다. 이는 2008년 12월 발표했던 ‘4대강 정비 사업’에 측정된 13조9000억원보다 60% 이상 늘어났고, 18조원으로 계획했던 ‘대운하 사업’보다도 4조 2000억원이 증가한 비용이다.

새해예산을 다루는 예산국회에서도 4대강 사업은 단연 돋보이는 핵심 주제로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4대강 사업의 예산을 16%가량 늘리고 반대여론에 맞서 4대강 살리기 대국민 홍보에 나서는 등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예산 9조6000억원이 문제가 되는 점을 두고 “4대강 사업은 우리 하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자원 활용도를 높이는 중요한 국책사업”이라며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하천 지류와 같은 미세조정에 대해서는 협상의지를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 야당은 “4대강 사업 예산이면 일자리 창출, 무상급식․대학등록금, 취약계층 무상의료지원 문제 등을 지원․해결 할 수 있는 예산”이라며 “혈세를 탕진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3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이 끝나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일용직들이다. 현재 4대강 사업에 투입되는 인력은 하루 1만 명 이상으로 사업이 가속화됨에 따라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 대부분이 실제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만약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을 현재의 대운하 수준이 아닌 처음 계획했던 ‘4대강 정비 사업’ 수준으로 진행하게 되면 약 1조1000억원의 예산이 줄게 된다. 이는 1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강 주변 인공조경설치 비용을 5400억원 정도 줄이면 25만 명 대학생의 등록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내년도 복지예산은 2005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정부가 서민생활 지원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기초생활수급대상자 2만7000여 명이 줄고, 생계급여는 32억원이 줄었다.

정부는 4대강 사업권을 골고루 분배해 기업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쏟아 붓는 예산 8조6000억원 중 170개 공구계약의 54%가량인 4조 6000억원을 10대 건설재벌들이 독점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재벌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정부행정부처인 국토해양부는 환경부, 농림부, 수자원 공사에 부채를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내년 수자원공사가 29%(2010년 기준)의 4배가 넘게 오른 139%부채를 떠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4대강사업 국민적 논의위원회’ 출범

이런 가운데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여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4대강 사업 논의기구가 지난달 23일 출범했다.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가 주도하고 정부와 여야, NGO단체가 참여하는 ‘4대강사업 국민적 논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첫 회의를 열고 논의의 의제 범위, 합의 및 결정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논의기구는 내년도 예산처리 등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신속하고 긴밀하게 진행될 방침이다. 도법스님(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은 “논의기구는 4대강 사업의 주요 쟁점들을 토론하고 쟁점에 대한 타결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도법스님은 “어떠한 조율도 타협도 없이 무조건적 반대만 일삼는 여야의 논쟁 끝에는 얻어갈 정보는 없고 색깔론만이 난립하고 있다”며 “이번 4대강 사업 논의기구를 통해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이해관계의 타협점을 찾아 우리 군 장병들이 훈련 중에 아까운 목숨을 잃는 일도, 정부예산이 한쪽에 과도하게 편중되는 상황도 더 이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쟁위원회는 조계종이 사회현안 중재 등을 위해 지난 6월 출범시킨 기구로 4대강 문제로 인한 사회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적 논의기구의 구성을 주장해왔다.

이훈삼 실무위원장(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장)은 “회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양쪽이 핵심 주장을 발표하고 질문하는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합의안 도출을) 이달 중순까지는 결론을 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국회 예산안 통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본 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오는 25일 전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 5당 “온몸으로 막겠다”

한편 지난 5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 5당은 4대 종단과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과 ‘4대강 예산 폐기 및 민생·복지·교육·일자리 예산 확대 촉구 범국민대회’를 열고 “4대강 예산 저지를 위해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4대강 예산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온몸을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안보정국을 틈타 4대강 예산 강행처리,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졸속 처리를 시도하고 있고, 이런 가운데 김상곤 경기교육감 등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에 대한 무더기 기소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불법사찰, 대포폰 문제는 어물쩍 넘기려 한다”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민생을 짓밟는 일, 국익을 좀먹고 자연과 생명을 파괴하는 일을 결코 방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예산을 도저히 이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며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몸으로 막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 역시 “국회에서 야당이 힘을 합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4대강 공사 자체를 멈추도록 하겠다”며 “제1야당인 민주당의 변함없는 행보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학계를 대표해 나온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최영찬 서울대 교수도 “야당이 예산 일부를 타협하거나 어쩔 수 없다며 통과시키지 말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4대강 사업 예산을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역시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 예산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예산 역시 죄다 삭감됐다”고 지적한 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나라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대강 사업 예산을 두고 정부여당이 향후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