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의 이런 얘기 저런 삶> 소셜 네트워크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급작스럽게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고자 우리 아버지도 스마트폰을 구입하셨으니, 젊은 층이야 말 다했지 않은가.
처음 스마트폰이 시장에 선보였을 때에는 지금처럼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너무나 비싼 몸값 때문이었다. 물론 이런 기능 저런 기능 끝을 모르는 어플들의 향연이 좋아 보이긴 한다만, 또 그만큼 복잡해 보이는 사용법이 꽤나 골머리 썩이게 생겼잖은가. 가격이라도 적절하다면 생각해봄 직만 한데, 이건 무슨 핸드폰 한 대 가격이 컴퓨터 한 대만 하니, 있던 물욕도 스륵 달아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리-어댑터들은 발 빠르게 스마트폰 유저가 되었고, 주위에서도 하나 둘 스마트폰을 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조금씩 파급되는가 싶더니 점점 시장이 커짐에 따라 아이폰이 독주하던 스마트폰 시장에 하나 둘 경쟁상대가 끼어들었다.
특히 우리 아버지가 사용하시고 계신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는 스마트폰 보급에 큰 역할을 했다. 이젠 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었다. 스마트폰 유저중 거의 셋에 하나 꼴로 갤럭시를 쓰고 있는 걸 보면, 과연 한국 시장에서 갤럭시가 어느 정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스마트폰 열풍에 덩달아 소셜 네트워크가 뜨고 있다. 물론 소셜 네트워크가 최근에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소셜 네트워크는 쭉 발전해왔다.
특히 최근까지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미니홈피가 강세에 있었다. 미니홈피는 네트워크상에서의 ‘인맥놀이’ 및 ‘자기표현’으로 인기를 얻었다. 싸이월드로 예를 들어보면 친구추가 개념인 ‘일촌’과 일촌 여부에 따라서 열람이 제한되는 개인의 사진, 글, 다이어리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새로 사귄 친구에게 “싸이일촌 신청해”하는 말을 하는 것은 “전화번호 저장해”라는 말 만큼이나 익숙한 일이다. 이제 겨우 친구가 되어서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싸이월드 일촌이 되고나면 서로의 미니홈피를 제한 없이 열람하고, 과거의 게시물들을 통해 새로운 친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보통 미니홈피의 내용은 자신에 대해 ‘보여주는 것’ 위주로 꾸며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에 뜨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는 주로 ‘페이스북’, ‘미투데이’, ‘트위터’ 같은 것들로 개인 홈페이지인 미니홈피와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최근의 소셜 네트워크는 주로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굳이 말하자면 기존 싸이월드의 ‘인맥’ 쪽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핸드폰’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컴퓨터로 네트워크에 접속해야했던 과거보다 휴대성에서 더욱 강세를 보인다. 이런 휴대성과 간편함이 맞물려 마치 ‘다자간 문자메시지’ 같은 소셜 네트워크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트위터는 ‘지저귄다’는 의미의 ‘twitter’에서 온 말이다. 주로 내 트위터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면 거기에 사람들이 와서 댓글을 다는 식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국제 정세이야기, 연예인 가십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올라온다.
나는 얼마 전 미투데이에 입문한 초보 미투데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는 달리 미투데이는 인지도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가입 당시에 미투데이 친구가 몇 명 없었다. 지금도 한 서른 명 정도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들중에 오프라인에서도 친구인 사람은 한명도 없다는 점에서 싸이월드와는 큰 차이를 느낀다. ‘허리가 아파요’ 라고 올린 글에 사람들이 댓글을 실시간으로 달아준다. “잠 잘 못 주무셨나?”, “허리는 생명인데..ㅠㅠ”, “응급처치는 파스가 짱” 등등.
소셜 네트워크들이 워낙 개인적이고, 트위터의 의미 그대로 쓰고 싶은 대로 ‘지저귀는’ 공간이다 보니까, 가끔 개념 없는 ‘망글’들이 종종 네티즌들의 매의 눈에 걸려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자신의 인맥들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지만, 그 글이 웹상에 오르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자 메시지와 다르다는 점을 망각한 탓이다.



얼마 전 있었던 연평도 사건. 그 흔한 TV 하나 없는 나는, 그 소식을 핸드폰 속 미투데이를 통해 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들 ‘뭐야, 무슨 일이야?’ 하는 반응이었다. 미투데이 친구(미친) 한명이 기사를 스크랩해서 올려준 것을 보고서야 큰일이 터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북한의 포격이 있었다고 했다. 연평도를 향해서, 민간인을 향해서 말이다. 잿더미로 변한 마을, 그리고 전쟁에 대한 불안으로 공기조차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사람이 죽었다. 목숨을 잃었다. 그 폭격으로 인해서. 사망한 병장은 나와 동갑이었다. 내 친구들, 군대에서 전화할 여자 하나 없어서 귀찮게 내게 전화하는 내 대학 친구들과 같은, 그런 사람이다. 소름이 끼쳤다. 이게 무슨. 이게 대체 무슨.
이 충격에서 미처 헤어 나오기도 전에, 새로운 충격이 뒤통수를 후려쳤다. “오늘은 OO아빠의 서른 세번째 생일입니다. 올해는 딸내미가 생일 축하곡에 박수까지 쳐주네요”라며 “오늘 연평도 폭격은 알고 보니 북에서 OO아빠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축포인가”라는 글이 미투데이에 올라왔던 것이다.



이건, 이건 또 대체 뭔가. 거기서 그치지도 않는다. 트위터에 올라온  "피난을 가더라도 짐을 명품에 싸고 싶다"  "전쟁이 나도 백 필요해요"  "언니 신세계 본점으로 컴온" 등등 ‘명품녀’ 망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연평도 쪽으로 관심을 지나치게 소모하는 것은 왠지 MB 장난에 놀아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환율과 금시세의 급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고, 아 일에 집중하자. 커피한잔 해야지"라는 글을 올려 네티즌으로부터 커피녀라는 별칭을 얻은 트위터와 “연평도 멍멍이들(군인을 지칭) 걱정중” “말로만 듣던 폭탄...연평도 사람들 정말 대박이겠다 꺄오~” “북한군이 우리 군 두 마리를 죽였다” “이명박이 김정은이 다 윈윈하고 있다” 등, 이번 사건이 마치 ‘남의 일’인 듯 치부하는 몇몇 여성들의 글을 보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여성 의무 복무 주장도 일고 있을 정도다. 이게 무슨. 이게 대체 무슨!
소셜 네트워크는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자신만의 공간은 아니다. 제발 글을 쓰기 전에는 한  번 더 생각하시어, 망글을 ‘지껄이지’ 마시고 제대로 ‘지저귀시길’ 바란다. 故서정우 하사 故문광욱 일병 외 민간인 2명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sy5432@nate.com <박신영님은 경희대 법학과 학생입니다. `위클리서울` 대학생 기자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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