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주말에도 근무 업무 과중 호소 학부모,'토요방과 후 프로그램' 환영

 

내년부터 전면 시행될 주5일제 수업을 이달 초부터 미리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경남지역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주말에도 일터로 가야 하는 부모를 둔 학생을 위해 운영하는 토요방과후 프로그램 등으로 초등 교사들은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학부모들은 `혼자 있을` 아이들 걱정을 덜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학부모·학생, "우린 좋아요"

경남지역에서 이달부터 주5일제 수업을 하고 있는 학교는 초등 55개, 중학 31개, 특수 1개 등 모두 87개교. 이중 초등학생은 30%가량인 1만6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토요일에도 직장에 가야 하는 부모를 둔 초등학생들은 주5일제 수업으로 갑자기 갈 곳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을 위한 토요방과 후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초등 1~2학년생은 48개교에서 790여 명, 3~6학년생은 특수학교를 포함한 56개교에서 6천10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은 주로 저학년의 경우 놀이나 책읽기 등이며, 고학년은 특기적성을 연마하거나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있다.

경남 양산의 모 초등학교 학부모 전 모 씨는 "체험학습 같은 것은 부모가 별도로 날을 잡아서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데, 토요일 학교에서 해줘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남 창녕의 초등학교 2학년인 한 학생은 "토요일 하루는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등교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재미있다"고 말했다.

초등 교사들, "우린 더 피곤"

토요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쉬는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오는 교사들은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다.

프로그램들이 외부강사나 학부모들에 의해 운영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교사들의 책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교사들은 주말에 오히려 업무가 더 늘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창원 도심지역 등 큰 학교에서는 10여 명의 교사가 토요일 출근을 한다. 작은 학교에서도 2~3명은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창원의 초등학교 모 교사는 "시범학교이다 보니 `놀토`에도 출근해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고, 프로그램 내용도 본수업과는 달라 힘든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주5일제 수업으로 인해 현재보다 주당 2시간 정도의 평일 수업이 늘어나는 부담도 있다.

교사들은 이에 따라 주5일제 수업으로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무작정 학교에 떠맡길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교육청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경남지부 강동국 정책실장은 "토요일엔 교사도 쉬어야 하는데, 오히려 평일이나 토요일에 일이 늘어나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며 "학교에만 모든 것을 떠맡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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