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도 ‘투표시간 연장 촉구’

부산에서도 `투표시간을 연장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대 대선을 불과 30여 일 앞두고 투표시간 연장 등 국민 참정권 보장 문제가 연일 정치쟁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한가운데서 ‘투표시간 연장 페스티벌’ 행사가 열렸다. 부산민중연대, 부산유권자네트워크,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등이 주최한 16일 저녁 `부산 서면` 행사는 일반적인 집회·시위 방식이 아닌 대규모 플래시몹 형태로 치러져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면 쥬디스태화 앞. 브라우니, 정여사, 갸루상, 두루마기 등 각양각색의 분장·복장과 다양한 피켓을 든 수백여 명의 사람들은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한편 거리행진과 흥겨운 댄스파티를 펼쳤다. `OPEN AM6시-CLOSE PM9시`라고 꾸며진 DJ 트럭이 신나는 음악을 틀며 서면중심가를 행진하자 이 일대를 지나가던 시민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날 참가자들은 개그콘서트의 인기 캐릭터인 갸루상, 정여사 모습으로 분장해 ‘투표시간 짧아도 너~무 짧아’라고 적힌 피켓을 들거나, ‘Shouting 9`이 그려진 대형배너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등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도 투표 좀 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식스 투 나인”을 외치며 국민 참정권 보장을 목소리 높였다.

투표시간 연장을 상징하는 `시계`와 `VOTE`라고 적힌 대형 글자도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아이들의 고사리 손을 잡고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은 ‘9시’를 연상케 하는 안경을 쓰고나와 박수를 받았다.

‘투표시간 늘려주시오’라고 적힌 팻말을 든 채 이날 행사에 동참한 서모 씨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가난하든 부자든 모두가 투표를 할 권리가 있다”며 “시간이 없어서 투표를 못하게 되는 상황은 말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장애인권익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윤모 씨도 “투표시간 연장에 적극 찬성한다”며 “현실적으로 시간 제약 때문에 투표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생각 같아서는 24시간 내내 투표를 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모 씨는 “아이에게 참정권의 중요성을 배우게 하려고 함께나왔다”며 “국민을 위해 일할 진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으려면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선관위가 투표권을 보장해야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DJ차량을 제공한 김종학 화물연대 조합원도 “우리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들도 장거리 운전을 하다 보면 투표시간을 맞추기가 상당히 힘들다”며 “투표시간 보장은 국민의 당연한 기본권인 만큼 100억 예산을 아까워할 문제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면 중심가에서 색다른 투표시간 연장 페스티벌이 벌어지자 DJ차량에서 흘러나오던 랩을 따라부르는 등 시민들도 상당한 공감대를 표시했다. 행사를 지켜보던 김모 씨는 “갑자기 서면 한복판이 떠들썩해서 관심 있게 지켜봤다”며 “투표시간 연장에 사실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다시 한번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40대 남성도 “100% 공감한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득표의 유·불리만 따져 투표시간 연장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행사에 대해 주최 측 관계자는 “투표시간 연장 목소리를 하나의 국민적 축제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시민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행동전을 벌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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