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3개월만에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 행사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만나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이뤄졌다. 반세기 넘게 헤어졌던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감격스러운 첫 만남을 가진 것이다. 남북 이산가족들의 상봉은 지난 2010년 11월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이날 속초를 떠난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은 오후 1시경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온정각 휴게소에 도착해 점심을 먹은 뒤 오후 3시부터 북측 가족 178명과 60여 년 만에 재회했다.

가족 상봉에는 40년 전 백령도 부근에서 납치돼 북으로 끌려간 수원 33호의 선원이자 동생인 최영철(당시 21세, 현재 61세) 씨 등 납북자 2명이 나온 것을 비롯 남측 이산가족 12명이 부부·자식, 47명이 형제·자매, 23명이 3촌 이상 친지를 각각 만나 그동안 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나누며 한을 풀었다.

이들은 2시간 가량 단체상봉을 진행한 뒤 저녁 7시부터는 북측 주최로 진행되는 환영 만찬에 참여했다. 이어 다음날인 21일에는 ▲개별상봉(오전 9~11시) ▲공동중식(정오~오후 2시) ▲가족단위 상봉(오후 4~6시)을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작별상봉을 갖는 등 2박3일간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만나게 된다. 23일부터 열리는 북측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같은 방식으로 2박3일간 일정이 반복된다. 한편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각계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재개와 관련 “환영한다”면서도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988∼2013년 사이에 등록된 한국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총 12만9264명이다. 이 가운데 44.7%인 5만7784명은 사망했고 55.3%인 7만1480명이 생존해 북녘의 가족을 생전에 만날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남과 북의 첫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1985년 9월 처음 이뤄졌다. ‘이산가족,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의 일환으로 서른 가족이 만났던 것이 시초. 그러던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그해 8ㆍ15 광복절을 맞아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제1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이어 2010년 10월까지 모두 18차례에 걸쳐 대면 상봉하는 동안 매회 남북 각각 100명씩 모두 3800여 가족, 1만8000여 명이 만나 못다 한 혈육의 정을 나눴다.

2005년에는 처음으로 화상을 통한 상봉행사도 이뤄져 2007년까지 모두 7차례 동안 3700여 명이 소식을 주고받았다. 이후 2010년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해 4명이 사망하면서 상봉 행사는 중단됐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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