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마무리... 남북관계 본격 시험대 올라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로 규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3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북측이 비교적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20∼22일 진행된 1차 상봉은 순조롭게 마무리됐고 23일 2차 상봉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 이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풀려갈지가 벌써 관심이다. 일단 북한이 지금껏 자제했던 반대급부를 본격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주요 현안에서 남북 간 견해차가 상당해 남북관계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우선 이산가족 상봉 행사 후 남북 추가 적십자 실무접촉과 추가 고위급 접촉이 곧바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적십자 추가 실무접촉은 이미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합의할 당시 갖기로 양측이 합의한 상태고, 추가 고위급 접촉 역시 편리한 시기에 갖기로 남북은 의견을 모은 상태다.




북한은 이런 기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우리측에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따른 `계산서`를 내밀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주요 외화수입 창구이던 금강산 관광 개재 및 쌀·비료 등 대북지원 재개를 주된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남북관계의 전면적 개선`을 명분 삼아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를 금지한 5·24조치 해제 문제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우리측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 및 정례화 등 `인도주의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우선 의제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 일단 협상에 응할 것으로는 보이지만 급박한 속도의 진전은 예상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런 접촉들을 통해 북한과의 신뢰가 확보될 경우 나진항 공동 개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대북 농업개발 지원 등의 구상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 진전을 가를 핵심 변수는 북한의 핵문제다. 우리 정부는 핵 문제에 있어서 북한의 일정한 태도 변화가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 왔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한과 교수는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여 6자회담에 미국이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쌀과 비료 지원 등은 그런 프레임이 받쳐지고 나서야 가능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이 반발해온 키 리졸브 연습이 24일 시작되지만 일단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중대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차기 남북 고위급 접촉이 키 리졸브 훈련 기간에라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키 리졸브 연습을 로우키로 하는 등 성의를 보이는 상황에서 남북이 조만간 다시 만나 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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