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 미흡 평가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6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손 고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과 관련 "여러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과연 이 구상이 충분한 현실성을 갖고 있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미흡한 점과 의문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손 상임고문은 이어 "드레스덴 구상이 대증요법에 치중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근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은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의 정책과 입장을 반복한 것이고, 북쪽의 요구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내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구상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일정한 진전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며 "박 대통령이 대북관계에서 이 두 가지 전제 조건(비핵화, 천안함 사건 사과)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이는 교류협력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또 "(북한과의) 이러한 교류와 협력에는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신뢰를 나눌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었는가, 드레스덴 구상에 담긴 어젠다는 신뢰를 담보할 만큼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북핵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노력이 없는 교류협력은 사상누각처럼 금방 허물어질 위험이 있다"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북한정권 안보에 대한 담보가 없는 교류협력의 확대는 불안만을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결론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기대를 주거나 평화체제로 가는 프로세스를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며 "북핵 폐기를 일방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북핵 폐기를 위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국제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통미봉남(通美封南)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북·미 국교 정상화를 한국이 주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동북아 신질서에 중심적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며 "이것이 북한의 신뢰를 끌어내는 첩경이기도 하다. 그러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이런 의미에서 헤이그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이 북한을 상대로 북핵불용 원칙에 대한 3국 공조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드레스덴 구상을 앞둔 외교행적으로서는 별로 슬기롭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드레스덴 구상을 위한 사전적 환경조성이 좀 더 세심하게 이루어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신뢰외교는 상대(북한)의 신뢰를 요구하는 자세와 함께 상대에게 자신(남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도록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럴 때 약자의 현실주의적 논리가 완화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3대 제안의 장소가 구 동독의 드레스덴이었던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는가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손 고문은 "교류협력을 위한 3대 제안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며 "인도적 지원에는 북한의 산모·유아를 지원하는 UN 프로그램인 모자패키지 사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식량지원 등 좀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포함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제 협력이나 문화·스포츠 교류도 5·24조치의 과감한 해제로 나아갔어야 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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