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3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김정은 체제 본격화'

김정은 시대 첫 대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제13기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가 9일 개최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추대하는 등 국가기관 주요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원로그룹이 대부분 유임되고,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다. 김정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정남, 최부일 등이 위원에 선출됐다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고인민회의 13기 1차 회의는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대의원 687명 중 666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국가지도기관 선거, 2013년 국가예산집행 결산과 2014년 국가예산 승인 및 채택을 다뤘다.

회의 결과 최고인민회의 경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에 김영남, 부위원장 양형섭, 김영대, 명예부위원장 김영주, 최영림, 서기장 홍선옥 등이 유임됐다. 위원은 김양건, 태종수, 전용남, 현상주, 리명길, 김정순, 김완수, 류미영, 강명철, 강수린, 전경남이 선출됐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최태복이 유임됐으며, 부의장에 안동춘, 리혜정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강수린과 홍선옥이 부의장이었으나, 강수린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홍선옥은 서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교체여부가 주목된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유임되고, 최태복 의장도 재선출됨에 따라, 김정은 체제가 원로를 예우하면서 안정성을 꾀했음을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김영남 등이 유임된 것과 관련 원로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원칙이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직 경험 부족으로 과거 김일성처럼 명실상부한 국가수반으로서 외교 전면에 나설 준비가 안된 것 같다"며 "김영남이 고령임에도 그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직에 재선출한 것은 그가 오랫동안 외교 엘리트로서 특히, 제3세계에 구축한 폭넓은 외교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장성택 처형 이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인적 개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라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이번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가 3대 핵심권력기관의 요직을 다 차지했다"며 "김정은 체제의 2인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서 신진그룹으로 분류되는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당연직으로 위원에 올랐다는 점이다. 위원에는 박도춘 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유임됐다. 또한, 김격식, 주규창 등은 이번에 탈락했으며, 13기 대의원 명단에서도 이름이 빠졌던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 역시 위원에서 해임됐다.

대신 새로운 인물인 조춘룡이 국방위 위원으로 등장, 제2경제위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장정남, 김원홍 등은 당연직으로 국방위 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며 "조춘룡은 아마도 백세봉 후임으로 제2경제위원장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전반적으로 원로층을 유지하고 대우하면서, 최고인민회의와 내각의 안정성을 가져왔다"며 "당의 중간간부 층을 전체적으로 등용해 노장청의 조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김정은 체제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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