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중국 역할론 논의’ 가능성 대두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역할론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이달 하순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차 연구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아·태지역 방문`을 주제로 열린 CSIS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양국이 각자 중국과 협의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중국의 역할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고 추가 도발을 막도록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으나 중국은 현실적으로 북한을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차 연구원은 "초점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 연구원은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가 지난 10일 “미국이 중국에 대해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적극 압박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을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불가능한 임무)`”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중국이 통상 그 같은 주장을 펴고 있지만 중국 만큼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나라가 어디 있느냐. 특히 최근 북·중간에 교역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재개에 대한 논의가 있더라도 이는 짧은 논의에 그칠 것"이라며 "대부분의 초점이 추가 도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와 제재의 구멍을 어떻게 메울 것이냐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만일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강도 높은 제재에 동참하라는 강도 높은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같은 연구소의 마이클 그린 연구원은 "북한이 추가도발할 경우 유엔 안보리의 제재 밖에서 (양자 등의) 제재를 이행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안보리 제재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해 결국에 가서는 `물타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차 연구원은 북한이 거론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과 관련해선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농축 우라늄에 기반을 둔 핵실험을 하거나 핵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함께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미국 각자의 대중관계가 의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박 대통령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용과 방향을 설명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의 `신형대국관계`의 의미를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워싱턴 내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분명히 중국과의 관계를 심화하는데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한·미동맹을 희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추구해온 노무현 정부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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