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응원단, 아시안게임 불참 통보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과 관련 북측이 지난 28일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가 관련 내용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북측으로부터 응원단 불참 의사를 전달받고도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으며, 뒤늦게 "응원단 파견을 환영했지만 유감"이라는 군색한 입장을 내놨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응원단 불참을 발표하고 그 이유를 우리 측이 북한의 응원단 참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 점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제 와서 우리가 북한 응원단 참여를 시비한다고 왜곡 주장하며, 응원단 불참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응원단 파견에 대한 정부 입장은 환영"이라며 "다만, 북한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부분은 북한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부분이지만, 우리 정부 입장은 환영한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측의 응원단 파견을 환영하고, 편의제공 문제는 국제관례를 따르되 남북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북 체육 실무접촉`에서 남측이 북측의 350명 응원단 규모와 이동방식, `대형 인공기`, 체류비용 등을 문제 삼아 결렬됐다는 점은 과연 정부가 북측 응원단을 환영했는지 의문이다.

실제 지난 28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한 송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남측은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데 대해 `대남정치공작대`니, `남남갈등조성`이니 뭐니 하면서 노골적으로 험담하고 비난하다 못해, 입 밖에 꺼내지도 않은 비용문제까지 내들면서 회담을 결렬시켰다"고 말해 정부의 환영입장과 배치된다.

여기에 북측이 지난 20일 인천 아시안게임 조 추첨과 국제학술회의 참석차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실무자 선에서 응원단 불참을 언급했지만, 정부는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와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에 따르면, 당시 북측 실무자가 조직위 실무자에게 응원단 불참을 언급했으며, 이에 조직위와 통일부는 공식 통보가 아니라는 이유로 재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북측 실무자가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이를 통일부와도 공유했다"며 "하지만 당국자 차원의 발언이 아니어서 서면 협의를 통해 이를 확인하려 했다. 그런데 28일 북측이 응원단 불참을 공식화했다"고 말했다.

이는 북측 손광호 부위원장의 발언이 공개되기 전까지 정부는 응원단 불참 내용을 숨겼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지난 26일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단 파견 서면 협의에서 응원단 파견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환영입장에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즉 인천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에 정부가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면, 북측의 구두통보 내용을 판문점을 통한 서면 협의를 통해 확인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임병철 대변인은 "28일 만일 언급이 없었다면, 우리들은 어떤 북한의 최종적인 입장에 대해서 확인할 필요성이 굉장히 컸을 것"이라면서도 북측의 구두통보 이후 1주일 동안 응원단 불참 문제를 확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 북측의 구두통보를 은폐했다는 지적에 대해, 임병철 대변인은 "북한의 비공식적인 언급이 있을 때마다, 또 그것이 그렇게 좋은 내용이 아닌 그런 것을 그때그때 공개를 한다면, 자칫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던 것이 솔직한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는 북측 손광호 부위원장의 응원단 불참 발언을 공식적인 입장으로 정리, 재차 확인하지 않을 방침이다. 임 대변인은 "추가적으로 파견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응원단 불참 확인은) 현재로서 없다"고 말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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