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민주노총이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고 민주노조 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선포했다.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통한 안전사회 건설을 내걸고 “노동자-농민-빈민이 연대하는 사회적 투쟁에 다시 한 번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9일 서울 대학로에서 ‘44주년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4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약 3만명 이상에 달하는 노동자들과 연대단위 등이 참석했다. 본대회에 앞서 3만 명의 노동자들은 서울 청계광장에 집결해 을지로입구와 종로5가를 거쳐 집회가 열리는 대학로까지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 피켓과 7일 사망한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 이만수 열사의 영정을 들고 행진을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지난 19년의 투쟁 역사를 총화하고, 2015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민주노조 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선포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사상 최대의 임원직선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민주노총을 혁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서는 현재 민주노총 임원직선제에 후보로 등록한 4개의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의 영상이 상영됐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직선제라는 또 하나의 과업을 안고 있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좋겠지만, 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부정을 눈감고 외면한다면 여러분의 민주노총을 여러분의 손으로 망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민주노총을 지켜내야 한다. 우리 모두의 힘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20년의 민주노총, 연대의 민주노총, 단결의 민주노총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특히 신 위원장은 노동자, 농민, 빈민의 사회적 연대 투쟁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 위원장은 “노점상들은 강남에서 매일 용역깡패에 시달린다. 농민들의 우리 쌀 지키기 사업도 기억해야 한다. 연대는 마음이 먼저”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가. 함께하는 동지가 있다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면 노동자, 농민, 빈민의 힘으로 기필코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공장안에 갇혀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말로만 연대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되고 약하고 힘든 사람과 연대하고 단결해 새롭게 도약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진정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관련해서도 “민주노총 조합원 중 20만명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이기도 힘들고 투쟁하기도 힘들다”며 “그러나 모일 수 없고 투쟁하기 힘든 20만의 비정규직이 이 땅의 1800만 노동자의 새로운 희망으로 이 세상을 바꿔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전국노점상 전국연합 위원장은 “강남에 20여 명의 조합원이 수십 년 동안 살기 위해 생존권을 지켜왔다. 지금 이 나라에 박근혜가 있듯 강남구청에는 신현희가 있다. 3억 7000만원의 돈을 들여 용역을 동원해 노점상을 때려잡고 있다”며 “우리는 40여일 째 현장투쟁을 하고 있다. 휘발유와 가스통을 갖다 놓고 죽음을 불사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강남을 주목해 달라. 도시 빈민의 살기 위한 몸부림을 노동자와 연대동지들이 눈 여겨 봐 달라”고 호소했다.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 회장은 “농민들이 지난달 28일부터 전국을 돌며 우리농업 지키기 대장정을 하고 있다. 우리 쌀을 지켜내고 우리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식량 먹거리 문제는 반드시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민, 노동자, 빈민이 힘을 모아 이 사회를 안전한 사회로 바꿔내야 한다. 함께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 슬로건으로 ‘내가 민주노총이다, 산자여 일어서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대회의 요구와 목표로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존엄 보장을 내걸었다. 본 대회에 앞서 각 산하연맹은 도심 곳곳에서 사전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전태일상을 수상했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비정규직 간접고용 투쟁에 나서고 있는 모든 동지들이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비정규직, 간접고용 철폐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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