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소유주 정몽준은 노동자들 요구 즉각 수용해야”
“실 소유주 정몽준은 노동자들 요구 즉각 수용해야”
  • 공민재 기자
  • 승인 2014.11.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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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동자들 상경 투쟁

현대중공업 그룹사 노동자들이 상경, 현대중공업 사측의 임단협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가 기업의 실질적인 경영 권한을 갖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실제 소유주 정몽준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대의원들과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간부들 200여 명은 19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 앞에서 ‘2014년 임단협 성실교섭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과거 무쟁의 방침을 이어오던 현대중공업노조가 현대빌딩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것은 거의 20년 만이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참여해 현대중공업노조의 투쟁을 지지, 엄호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약 6개월 동안 50차례 이상의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13만 2013원 인상과 성과금 250%+추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사내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3만 7000원 인상과 생산성향상 격려금 2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하고 있어 갈등이 이어져 왔다.

정병모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임단협 교섭이 끝나지 않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아 왔다. 아직도 오만한 회사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엉터리 같은 임금 인상안과 연봉제 개악으로 노동자를 농락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존권을 위해 2014년 임단협 교섭에서 회사의 잘못된 연봉제 및 통상임금 문제를 돌파해야 한다”며 “이 싸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1만 8천 조합원 동지들을 믿는다. 반드시 올해 임단협 투쟁에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계열사 역시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안인 기본급 3만 7000원 인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두 노조는 이를 골자로 회사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들이 합의안을 부결시키면서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날 현대삼호중공업 노동자들도 현대중공업 노조와 연대투쟁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회사 측이 갑자기 교섭을 요구하면서 간부들 중심으로 상경투쟁을 벌였다.




서인문 현대삼호중공업지회 부지회장은 “조합원들의 냉정한 판단으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후, 노조는 회사 측에 재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이에 응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노조가 오늘 현대중공업과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결정하자, 회사가 어제 갑자기 공문을 통해 19일 교섭을 재개하자고 요청했다”며 “쟁대위 회의를 통해 교섭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이 문제는 현대중공업 그룹에서 풀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인문 부지회장은 “왜 갑자기 회사가 노조 측 교섭요구를 받았겠나. 현대중공업노조를 고립시키기 위해서다. 노조가 교섭 문을 열었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너무 많다”며 “삼호중공업지회 혼자만의 독자 투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들도 집회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 이상진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현대중공업노조가 19년 동안 노사분규 없는 사업장으로 이름을 떨치는 사이, 노동자들은 계속 산업재해로 죽어나갔다. 우리의 현실은 19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당당하게 삼호중공업노조와 공동투쟁에 나서는 등 투쟁하는 노조로 거듭난 현대중공업 동지들이 훌륭하고 자랑스럽다.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 엄호,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 역시 “현대중공업노조에 상급단체는 없지만, 동지들의 정신적 고향이 금속노조이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 금속노조 깃발아래 싸우게 될 것”이라며 “재벌의 곳간은 넘쳐나는데, 고작 임금 인상안 3만 7천원을 제시하는 정몽준의 상식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투쟁은 현대중공업노조의 자존심을 건 투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참가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현대중공업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정몽준 최대주주는 구시대적 노사관행을 개혁하고 계열사업장 노동자들의 요구에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며 △기본급 중심 임금인상안 등 임단협 요구 즉각 수용 △사내하청/물량팀 정규직 전환 △중대재해 예방 특단의 대책 강구 △부실경영사태 개선 △성과중심 연봉제 도입 즉각 폐기 등을 요구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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