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속 '옥외광고판 농성 20일', 씨앤앰 노사 ‘집중교섭’ 돌입

씨앤앰의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 2명이 서울신문 옥외광고판에 오른 지 20일이 됐다. 지난주 씨앤앰 장영보 사장은 ‘원청-하청-노동조합’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노동조합은 4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협의체에 참석했다. 상견례는 지난달 28일에 있었고, 3자협의체는 이번 주부터 ‘집중교섭’에 들어갈 것을 합의했다.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에 3자협의체가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집중교섭은 1일 오후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3자협의체 첫 회의에는 교섭 주체의 대표성과 교섭 안건을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는 희망연대노동조합 5명, 씨앤앰 3명, 하도급업체 3명이 참석했다. 씨앤앰은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3자협의체 첫 회의에 참석한 회사, 협력업체, 노동조합은 서로 입장을 교환했으며, 향후 대표성과 권한 가진 사람들이 3자협의체를 주도하기로 합의했다”며 “집중 교섭을 통해 계약종료 협력업체 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 문제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3자협의체는 노동조합이 제시한 4대 요구안에 대해 집중교섭할 예정이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그 동안 △109명 해고자 원직복직 △구조조정 중단 및 고용보장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위로금 지급 등 4가지를 교섭 자리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회의에서) 3자협의체 의제가 노동조합이 제시한 4대 요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관련 내용과 자료를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박재범 정책국장은 1일 “집중교섭을 통해 4대 요구안이 최대한 빠르고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노동조합 입장”이라고 밝혔다. 씨앤앰은 하도급업체 해고자 109명에 대한 ‘고용’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겠다고 밝혔으나,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별 다른 입장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씨앤앰과 하도급업체들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특히 대규모 해고 이후 노숙농성이 다섯 달 가까이 이어지고, 고공농성이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노동자들의 건강이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씨앤앰지부 신승훈 교육부장은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들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전자파, 먼지 문제도 있고 몸을 제대로 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항상 구부리고 긴장한 채 있어 온몸에 담이 왔다. 대소변 문제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건강연대 의료진은 1일 오후 노숙, 고공농성 노동자들을 진찰했다.







한편 씨앤앰 최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를 설립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최근 김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자택 앞에서 일인시위와 기자회견을 벌인 노동조합에 씨앤앰 사태와 관련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김병주 회장은 “현재 농성 중이신 109명의 씨앤앰 협력업체 근로자분들과 관련된 상황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MBK파트너스는 씨앤앰의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중 하나일 뿐이므로, MBK파트너스나 제가 씨앤앰을 경영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럴 수도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저와 MBK파트너스는 씨앤앰의 주주사인 국민유선방송투자의 투자자로서, 국민유선방송투자의 다른 주요투자자들 및 씨앤앰의 사외이사들과 함께, 지난 7년간, 씨앤앰의 직원들, 고객들, 주주들 그리고 경영진 등 씨앤앰의 모든 구성원들을 위하여 씨앤앰을 성장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