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보 사장, ‘문제 해결하겠다’며 국민 상대로 사기”
“장영보 사장, ‘문제 해결하겠다’며 국민 상대로 사기”
  • 공민재 기자
  • 승인 2014.12.1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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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씨앤앰 사태 공동투쟁 선언

씨앤앰 노동자들이 원청 씨앤앰 최대투자자 MBK파트너스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지 156일 째다. 하도급업체 노동자 강성덕, 임정균 씨가 프레스센터 앞 높이 20미터 전광판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한지는 한달이 다 되어 간다. 이에 9일 시민사회운동단체, 진보정당들이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씨앤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이다.

‘씨앤앰 사태의 올바른 해결과 부당해고자 전원복직,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시민행동’은 이날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씨앤앰이 지금까지처럼 노조 말살에만 혈안이 된다면 씨앤앰의 이름을 아예 지워버리는 범사회적 투쟁을 전개할 것을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며 무기한 노숙농성 계획을 밝혔다.





시민행동은 “씨앤앰 사측은 노조의 4대 요구(109명 해고자 원직복직, 매각 시 구조조정 철회, 2014년 임금 및 단체교섭 체결, 위로금 지급)에 대한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부터 씨앤앰, 협력사협의회(하도급업체 모임), 희망연대노동조합은 3자협의체를 통해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교섭 도중 협력사 측은 빠지고 씨앤앰과 노동조합의 일대일 노사교섭 형식으로 진행됐다. 씨앤앰은 영업·설치전문점이라는 제3의 하도급업체를 통해 해고자 109명을 신규채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으나 업체 신설 방안은 없었다.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은 회사가 제시한 안은 또 다른 방판업체로 노동자들을 ‘소사장’으로 만드는 꼼수라고 수용하지 않았다. 4일 노동조합은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3자협의체 결렬 이후에도 노동계와 시민사회, 정치권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직접고용 정규직 노동조합(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 소속 조합원 300여 명은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9일에는 간접고용 노동조합(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도 경고파업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참여연대 등 대표적인 시민운동단체 등 사회운동단체, 종교계의 무기한 노숙농성은 씨앤앰과 MBK파트너스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박석운 ‘민중의 힘’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씨앤앰 장영보 사장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우롱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을 기만하고, 국민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며 “방통위와 미래부, 국회 그리고 시민과 노동자가 모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당초 투기자본 MBK에게 공공성이 생명인 방송을 넘긴 것 자체가 잘못 끼운 단추”라며 규제기관과 국회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김창환 통합진보당 노동위원장은 “노동자가 날짐승, 들짐승도 아닌데 다섯 달 넘게 노숙을 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며 “노조의 4대 요구안은 회사가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면 쉽게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는 “오늘 선언은 씨앤앰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시민사회가 무기한 노숙농성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노동당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이형철 본부장직무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은 진돗개는 어루만지면서 노동자는 죽거나 말거나 내버려두고 있다”며 “내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새로운 서울본부 집행부는 이곳을 투쟁본부로 삼아, 간접고용 비정규직 싸움을 엄호하는 싸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12월 안에 문제가 해결되고, 이 싸움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기념비적 승리가 될 수 있도록 참여연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희망연대노동조합 간부 12명은 ‘삭발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종탁 위원장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3자협의체는 시간끌기에 불과했다”며 “이제는 주저하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씨앤앰지부 300여 조합원,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600여 조합원의 파업, 시민행동의 노숙농성으로 4대 요구안을 관철하고, (전광판 위에 올라간) 두 동지를 지상으로 내리고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씨앤앰은 4일 집중교섭 결렬 뒤 플랜B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씨앤앰이 ‘강성’ 노무라인을 교체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료방송업계도 이번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한 케이블SO 관계자는 “케이블 업계 전망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관심이 있던 사업자들이 모두 돌아서고 있다”며 “지금은 누가 씨앤앰을 사더라도 승자의 저주다. 인수 뒤 전망도 노조 문제도 걸려 불똥이 튀지 않기만을 바라는 게 업계 분위기”라고 밝혔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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