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업무상 질병과 재해 급격히 증가

 

병원노동자의 건강과 노동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보건의료노조가 83개 병원 1만 86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병원노동자들은 직업성질병·수면장애 등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로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의료노동자의 업무상 직업성 질병 발생 현황을 보면, 근골격계질환(29.1%, 4,470명), 수면장애(27.7%, 4,176명), 타박상 골절(16.8%, 2,508명) 순으로 조사되었고, 암 발생 건수는 168명(1.2%)이었다. 

 

<사진제공=보건노조>

 

병원노동자들의 업무상 재해와 질병 실태를 본인의 경험과 부서원의 경험으로 구분해 살펴본 결과, 본인이 경험한 재해와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24%), △수면장애(22.5%), △타박상, 골절(13.5%) 등이 높았던 반면에 부서원이 경험한 재해와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31.4%), △수면장애(25.9%), △타박상, 골절(21.6%), △감염/결핵(12%) 등이 높았다. 

직업성 재해발생건수도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2012년~2014년) 병원노동자의 업무상 직업성 재해 발생건수는 연평균 863건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업무상 직업성 재해발생 건수 299건에 비해 2.8배나 늘어났다.

병원에서 수많은 업무상 재해와 질병이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조치와 보상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에서 업무상 재해 발생 시 적절한 조치와 보상을 묻는 질문에  “충분하고 만족할 만한 조치와 보상이 이뤄졌다”는 의견은 3.1%에 불과했고, “조치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12.3%나 되었다. “잘 모르겠다”(52.4%)는 의견과 “조치와 보상이 미흡했다”(20.8%)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업무상 재해와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미흡했다. 안전사고 예방교육(87.4%)과 감염질환교육(85.7%)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었으나, 상답치료(17.3%), 탄력스타킹 지급(35.3%), 근골격계 예방교육(64.3%), 보호장구 지급(67.3%) 등은 미흡했다.  

건강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수면상태는 나쁜 편이었다. 병원노동자의 수면상태는 100점 기준으로 할 때 39.6점에 불과했다. 잠자리에 들어 실제로 잠들기까지의 소요시간은  97.5분으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편이었고, 수면시간은 6시간 18분으로 짧았다. 수면 중에 깨는 횟수는 주1~2회가 60.8%나 되었고, 주 3회 이상도 27%나 되었다. 수면 중 깨어 잠들지 못하는 횟수는 주 2회 이상이 36.1%였다. 이렇게 볼 때 병원노동자의 수면상태가 그리 양호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간호사들의 수면상태는 심각했다. 교대근무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간호사의 경우 잠들기까지의 소요시간은 104.7분, 수면시간은 6시간 24분이었고, 수면 중 깨는 횟수 주3회 이상이 30.7%, 수면 중 깨어 잠들지 못하는 횟수 주2회 이상이 40.8%로 많은 간호사들이 수면장애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생물학적 리듬에 따라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며, 체온이나 호르몬의 농도, 질병의 증상 등이 이 리듬에 따라 조절되고 이 리듬은 햇빛의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 교대근무는 생체일주기 리듬의 파괴, 멜라토닌 분비 감소, 수면부족, 불건강 요인 등의 증가를 가져와, 교대 근무자는 주간 근무자보다 업무상 사고, 심혈관질환, 수면장애, 소화기질환 및 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AIRC)는 심야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다.

한편, 병원에서 발생하는 환자 안전사고의 원인으로는 41.3%(1만3035명)이 인력부족을 꼽았고, 직원의 부주의(23.9%, 7554명), 환자안전사고 교육부족(12.9%, 4075명), 의료장비 부족(11.8%, 3721명) 순이었다. 환자 안전사고 발생 원인으로 인력부족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병원노동자의 47.4%가 “인력부족으로 인해 의료사고가 발생했거나 그런 사실을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를 수행하는 병원노동자들이 인력부족과 각종 재해와 질환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해야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높은 업무상 재해와 질병으로부터 건강한 노동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 병원만들기 운동 △감정노동자 보호 △근골격계 질환 예방 △야간노동과 교대근무자 보호 조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활동 활성화 △환자안전위원회 구성 등을 주요한 사업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