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중 쌍용차 지부장 무기한 단식 돌입

또다시 단식농성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이야기다.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2009년 정리해고 이후 6년 이상 복직 투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말 굴뚝농성과 사회적 연대가 이어지면서 올해 초 쌍용차 노노사(회사-기업노조-쌍용차지부)는 교섭을 시작한 바 있다. 그러나 해고자 복직과 손배가압류 문제를 두고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31일 다시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득중 지부장은 “단 한 명의 해고자도 배제할 수 없고, 시기가 명시되지 않은 단계적 복직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경기도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쌍용차지부는 8월 중 열린 본교섭과 실무교섭에서 복직시기가 명시된 단계적 복직안을 제시했으나 회사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부장은 “지난 7년의 시간을 공장복귀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해고자들이다. 삶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해고노동자들을 어떻게 단 한 명이라도 버릴 수 있단 말인가”라며 “또 일괄복직에서 복직시기가 명시된 단계적 복직으로 요구를 수정한 것도 해고자들의 삶의 끈을 부여잡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과감히 요구를 수정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기서 얼마나 더 물러서야 한단 말인가? 노노사 교섭의 핵심은 ‘해고자 복직’이다. 따라서 지부의 최소한의요구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만 내용적 접근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특히, 49억이라는 천문학적 손배가압류로 해고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지금 쌍용차문제 해결법의 잣대와 기준이 전부가 아닌 사회적 합의가 핵심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죽음의 낭떠러지 끝에 놓여있는 해고자들의 삶과 희망을 꺾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섭을 통한 사태의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참고 또 인내해왔던 것”이라며 “자존심까지 무참히 짓밟는 회사측의 태도에 더 이상 참을 수 없기에 정문앞 무기한 단식을 돌입한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단식을 시작으로 인도원정투쟁 등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 앞으로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회사측이 져야 할 것”이라며 “다만 대화와 교섭으로 문제해결을 하겠다는 의지에는 아직 변함없다. 다시 첨예한 갈등과 대립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지금의 완충지대에서 해법을 찾을 것이냐는 회사의 몫”이라고 했다.

 

▲ 31일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득중 지부장의 성명서

 

쌍용차지부와 사측은 해고자 187명의 복직과 손배가압류 철회, 사망자 유족 처우문제, 회사 정상화 등을 의제로 1월부터 교섭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쌍용차는 앞서 2005년 중국기업 상하이 자동차 매각 당시부터 기술유출 의혹이 있었고 2009년 전체 인력의 37%에 달하는 2600여 명을 구조조정, 해고 노동자들의 공장점거 농성 등 갈등을 빚어왔다. 2010년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사가 인수한 후에도 모기업의 소극적 투자로 신차 개발계획이 취소되거나 대폭 수정되는 등 논란이 지속됐다. 정리해고 이후 지금까지 7년간 해고 노동자와 가족 등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월 해고 노동자들과 사측의 교섭이 재개됐지만 핵심 쟁점인 복직·손배가압류 철회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일괄 복직에서 단계적 복직으로 양보했지만, 사측은 복직 시기 등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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