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들이 묻는다, “혼전 임신 당신의 선택은?”
미혼모들이 묻는다, “혼전 임신 당신의 선택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5.10.26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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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협, ‘혼전 임신에 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 설문조사

 

 

한국미혼모가족협회(이하 한미협)는 지난 24일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5 모두하나 대축제’에 참여해 ‘혼전 임신에 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에 대해 알아봤다.

“내가 혹은 나의 여자 친구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했다면?”이라는 질문을 10대, 20대, 30대의 남성과 여성에게, 그리고 40대, 50대, 60대 이상의 남성과 여성에게는 “나의 자녀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번 행사는 질문지 보드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는데 당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대략 4시간여 동안 총 440명이 무작위로 응답했다. 
 

 

양육 75%, 낙태 16.8%, 입양 82.% 순

남녀에 상관없이 혼전 임신을 하더라도 낳아서 기르겠다는 ‘양육’이 75%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인공임신중절인 ‘낙태’ 16.8%, ‘입양’이 8.2%로 나타났다. ‘낙태’라고 응답한 남성은 그 중 50%가 10대, 20대가 30%로 그 뒤를 이어 청소년층이 80%를 차지했는데, 여성의 경우는 35%를 차지한 40대를 제외한 10~50대까지는 15~17% 정도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자녀를 둔 40대 엄마들은 “만약 내 딸이 혼전 임신을 했을 경우 우선 낙태를 고려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입양’의 경우는 응답자 남성의 60%와 여성의 54%가 10대였다. 20대 여성 31%가 그 뒤를 이었고, 나머지 30~50대에서는 남녀 모두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양육’을 지지한 응답자는 중 남성 63%와 여성 47%가 10~20대였다.

 

 

한미협 목경화 대표는 “이번 결과만을 가지고 추론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전에 비해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낙태보다는 입양을 보내겠다는 의견이 더 많았는데 이번 결과는 낙태를 하겠다는 의견이 더 많아진 것이 달라진 점이네요. 굳이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서 그런 것 같아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3~5억원이 들지만 낙태가 불법이기는 하나 300~500만원에 가능한 것이 현실이지요. 하지만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입양보다는 양육을 선택하겠다는 의견들인 것 같아요. 또 혼전 임신한 자녀를 둔 부모들 입장에서는 낳기 전이면 그래도 낙태를 권하겠다. 만약 낙태를 하지 못할 상황이면 양육을 도와주겠다는 의견이신 것 같구요. 아무튼 양육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가 참 고무적이네요”라고 이번 결과를 해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남녀 커플 및 학생, 군인, 외국인들과 양부모 가족, 조손 가족, 한부모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함께 참여했다. 스티커를 붙이며 ‘낙태’와 ‘양육’으로 의견이 팽팽히 갈려 갑론을박하던 중학교 1,2학년 남학생 둘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낙태’를 선택한 중2 남학생은 “10대에 혼전임신을 하게 되면 학업 중단 위기는 물론 부모님에게 양육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사회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한다는 중압감이 너무 크다”며 사회환경적인 요인에 대해 얘기했다. 반면 ‘양육’을 선택한 중1 남학생은 한미협 부스에서 즐겁게 웃으며 뛰어다니던 아이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예쁜 아이를 어떻게 죽이냐?”며 생명 존중에 대해 얘기했다. 이 두 학생의 의견이 일치한 것은 현실적인 성교육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점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 관심을 보인 외국인들도 많았는데 모두들 하나같이 ‘양육’을 선택했으며, 한미협 양육 미혼엄마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 시리아 난민 관련 업무에 종사한다는 남성은 “무조건 직접 키운다죠”라며 기념촬영까지 해주었고, 시카고에서 공공정책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는 미국 여성은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당사자 단체라니요. 단체 자체도 매우 인상적이고 하는 일들도 흥미로워요. 힘내세요”라며 따뜻한 관심을 보였다.


 

유쾌, 발랄, 당당 미혼엄마들의 모임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2009년 3월에 미혼모들과 그 자녀들의 인권과 미혼모가족의 법적, 사회적 권익 향상을 위해 결성된 미혼엄마들의 당사자 단체로서 미혼모 당사자의 역량 및 조직 강화, 미혼모에 대한 인식 개선, 미혼모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 확대 등을 그 설립 목적으로 한다. 회원들의 친목도모와 정보 공유 및 다양한 프로그램(심리치료, 상담, 부모교육, 캠프 등) 운영을 통해 미혼엄마 당사자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그 자녀들이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여러 가지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에 참여하는 등 미혼엄마들이 삶의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내며 유쾌 발랄하고 당당한 엄마로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지향할 수 있도록 안내자로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015 모두하나 대축제’는 서울특별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주최·주관했으며 한부모가족 지원 유관기관을 비롯해 민간단체 총 47개 기관이 참여했다. 한부모가족은 일반적으로 부모 중 1인이 18세 미만의 자녀를 돌보는 가족을 일컫는 표현이지만, 하나로서 온전하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한부모가족이 사회에서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개선을 도모하는데 목적을 둔 축제였던 만큼 한부모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즐겁고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꾸릴 수 있도록 기획되어 여러 형태의 가족들이 함께 어우러짐으로써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화합의 장이 되었다.

개그맨 김원효의 사회로 진행된 ‘2015 모두하나 대축제’는 한부모가족봉사단 출범식, 초대가수의 축하공연, 미니콘서트, 마술공연 등이 펼쳐졌고 푸드테라피, 케리커쳐,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우리집 가훈쓰기, 한석봉 어머니 떡썰기 체험 등이 진행된 체험부스와 볼거리부스에서는 공모전 작품전시,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리는 등 다양하게 운영돼 참여한 많은 가족들이 다채로운 경험을 하며 축제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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