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 대선이후 들어설 신정부의 국정은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보나.

▲ 박근혜 정부는 한 번도 국민을 위해 정신을 쏟지 않았다. 최순실과 재벌집단에게만 집중했다. 서민과 중산층, 비정규직, 청년들의 삶은 더 각박해졌다. 이번 촛불혁명은 박근혜-최순실에 대한 분노 표출이자 심판이었다. 양극화와 민생파탄에 대한 분노도 동시에 폭발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 정부가 공정한 정책을 펼치면 민생이 안정된다. 민생이 해결되면 자연히 정당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면서 선 순환적 구조가 형성된다. 9년 동안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면서 국민 분열과 갈등이 심화됐다. 분명히 ‘갑’이 문제인데도 ‘을’이 억울하게 억압당하는 사회다. 모순되고 극심한 양극화와 불공정, 불평등이 판을 치고 있다. 구조적으로 소통이 없는 정부와 재벌 중심, 사회권력의 남용도 문제다. 약자끼리 싸움을 붙이는 ‘헐뜯기 전략’을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이 오래전부터 써왔다. 갑-을-병-정으로 국민을 서열화하고 분열을 꾀했다. 실제로는 갑이 문제인데 을-병-정 끼리 서로 싸우게 만들고 갈등을 야기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차별하거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을 공격하게 만든다. 청년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중장년층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등 선동을 한다. 차후 들어설 새 정부는 노동인권이 살아 있고 국민행복을 추구하는 국정운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촛불,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 이번 대선을 장미꽃 피는 5월에 치른다고 해서 ‘장미대선’으로 부른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장미대선이 결코 아니다. ‘촛불대선’이 맞다. 국민의 촛불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완수하는 대선이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을 위한 정부를 세울 때다. 철저한 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를 하라는 명령이다. 대의민주주의 또한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소통하고 친화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박근혜 정권을 몰아낸 국민은 새로운 나라와 정권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 생겼다.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 비폭력을 유지했다. 경찰을 폭행하거나 버스를 훼손하지 않는 평화로운 시위로 일관했다. 놀라운 점은 우리 국민들이 전혀 지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여 인원도 1670만 명이다. 참여연대와 우리리서치에서 조사한 결과다. 전체 국민의 3분의 1이 참여한 수치다. 위대한 국민의 힘이 대선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 향후 촛불의 방향은.

▲ 비선라인 우병우와 나머지 재벌총수들에 대한 수사가 답보상태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박근혜 정권이 추진했던 가장 나쁜 정책들을 밀고 있다. 위안부합의와 사드 알박기, 국정교과서, 국민연금 문제 등 국민이 가장 싫어하는 정책만 추진해왔다. 대통령이 구속까지 됐으면 ‘올 스톱’해야 맞다. 꼭 필요한 정책만 챙기고 나머지는 새 정부에게 넘기면 될 일이다. 이런 것들을 합의해야 한다. 가만히 보면 황 대행은 박근혜 등 적폐세력 못지않은 인물로 보인다.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엉뚱한 일만 벌이고 있다. 6개월 동안 촛불시위를 했지만 매일 한다는 것은 사실 힘들고 피곤한 일이다. 시위에 나올 때 교통비와 식대비도 든다. 최근 국민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부담이다. 잠시 이슈를 중단했지만 4월 15일과 22일엔 다시 집회를 가질 것이다. 중요한 고비 고비마다 수십만 명이 언제든지 모일 뜻이 있다. 왜냐하면 박근혜 한 사람 끌어내리려고 국민들이 모인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는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모였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 공정과 정의와 평등한 세상, 반듯한 세상을 향한 열망 때문에 국민들은 개혁을 향해 갈 것이다.

 

 

- 대선후보들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 친박 세력이 다시 대선후보를 내는 것은 너무 염치없다. 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짓밟는 일이다. 국민을 괴롭히고 그렇게 수많은 비리로 나라를 망친 정당은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만일 후보를 낸다 해도 처절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나머지 야권후보들은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관계 등 3대 대안을 내야한다. 상식과 정의를 회복하고 민생문제와 비정규직, 청년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해결해야 할 정책도 많다. 노동자와 청년, 시민사회와 함께 소통을 하며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노동자와 청년, 중소상공인, 시민사회와 깊은 대화를 통해 좋은 정책공약을 내야 한다. 양극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는 대선을 요청하고 싶다. 물론 한 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좋은 세상이 쉽게 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차근차근 하나씩 좋은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민생문제를 해결해야 내수가 살아나고 경제도 훨씬 나아지리라 본다. 여기에 길이 있다. 흔들림 없이 가야한다. 또한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로비차단과 수구기득권 혜택까지 제거해야 한다. 철저히 서민중산층에 ‘올인’해야 맞다. 헌법조문 어디에도 대기업이란 단어는 없다. 있다면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보호육성’ 내용이다. 국가가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을 아예 법으로 못 박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먼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너무 고맙다. 자랑스럽고 든든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전국민의 3분의 1이 참여한 촛불집회는 위대했고 세계가 놀랐다. 국민들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따뜻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향해 함께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 촛불집회가 있으면 집회를 하고 없을 때는 일상에서 촛불을 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나아가 민주주의와 민생문제, 남북평화를 위해 동참해 줄 것을 말하고 싶다. 일상에서 촛불정신이 이뤄지려면 노동자와 시민단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마음에 드는 정당과 직장인 노동조합, 상인회, 풀뿌리 시민단체, NGO 가입을 권한다. 적극적인 저변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가 강한 나라들을 보면 대부분 정당과 노동조합 가입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촛불정신은 일상에서 동네로 직장으로 지역으로 내 삶속에서 성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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