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당 소속 독일 최연소 지역 청년위원장 제임스 여

▲ 얼마 전 독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직접 만났던 제임스 여. 메르켈 총리도 독일 최연소 청년위원장인 제임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뒤셀도르프 지방 정치에서 가장 주목받는 청년 정치가

헌정사상 가장 압도적인 선거 결과가 나왔던 한국의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있던 6월 13일보다 2주 앞선 5월 30일. 독일 서부 베스트팔렌 주의 주도인 뒤셀도르프 지방선거에서는 또 다른 깜짝 놀랄 정치 이벤트가 있었다.

19세의 한국 교포 2세 청년 제임스 여(James Yeo) 군이 집권 기독민주당(CDU) 청년위원회 위원장에 재선됐다. 그것도 뒤셀도르프 최대 지역구인 제1 지역에서 무려 63%의 압도적인 득표를 한 것이다.

제임스 여 군이 독일 정계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6세이던 지난 2015년. 제임스 여는 당시 기민당 소속으로 독일 정계 최연소 언론 담당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다음 해 같은 지역구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한국 교포로는 처음 청년위원장이 됐을 뿐 아니라 당시 독일 전체에서 최연소 청년위원장이 됐다.

제임스 여 군은 2015년 뒤셀도르프 지방 의회에서 기민당 주최로 열린 난민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기성 정치인들도 귀가 쫑긋해지는 발언들을 했다. 평소 난민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여 군의 발언들은 기민당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토론회가 끝난 후 한 기민당 관계자가 여 군에게 ‘정치를 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고, 여 군의 청년 정치인의 길이 시작된 것이다.

기민당 뒤셀도르프 제1 지역 청년위원회는 11만 5000명이 활동하는 유럽에서 가장 큰 정치 청년 조직. 독일 풀뿌리 정치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이다. 여 군은 주로 청년들의 토론으로 도출된 의견들이 지방 정치는 물론 중앙 정치의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견인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여 군이 주도하는 청년위원회는 독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년들의 시각에서 토론한 결과물들을 유출해 낸다는 점에서 뒤셀도르프 지방 의회는 물론 독일 연방 정치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민당의 당수이면서 독일 정치의 핵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런 청년 정치 조직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드러낸 바도 있다. 결국 독일의 미래를 열어갈 사람들이 일찍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돼야 독일의 정치적 발전이 빨라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여 군은 뒤셀도르프 제1 지역 청년위원장 자격으로 베를린에 초청받아 메르켈 총리와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 선거 연령을 낮추는 문제로 정치권이 논쟁을 벌이는 것과는 대비되는 일이다. 독일은 10대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일반화되고 있다. 그들의 시선과 의견은 그들에 대한 가장 객관적이고 올바른 정책 입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 19세의 한국 교포 2세 제임스 여는 지난 5월 30일 독일 기민당 뒤셀도르프 제1 지역 청년위원회의 최연소 위원장으로 재선됐다. 독일 내에서도 떠오르는 청년 정치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고교 3학년 격인 아비투르(Abitur) 과정 12학년인 제임스 여 군은 한국인 아버지 여흥현 씨와 프랑스 출신 어머니 젤리라 여(Jallia Yeo) 씨 사이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89년 독일로 이민을 간 격투기 그랜드 마스터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무도를 연마했다. 또 걸음마를 떼자마자 2살에 시작한 골프 실력도 대단하다. 동생인 윌리암 여는 현재 골프 선수로 활약 중이다.

한국어와 독일어는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스페인어까지 5개 국어에 능통한 여 군은 태생적인 국제적 감각으로 독일 뿐 아니라 유럽을 관통하는 정치를 꿈꾸는 청년 정치인이기도 하다. 기성 정치에도 뛰어들어 뒤셀도르프 시장을 꿈꾸고 있다.

제임스 여 군은 부친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부친 여흥연 씨는 독일 현지에서 ‘여흥현과 함께하는 Rhein TV, 라인강을 따라서’의 진행자다. 현재 뒤셀도르프 한인회장이면서 민주평통 자문위원이고,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뒤셀도르프 지회장이기도 하다. 독일 전국에 9개의 격투기 회관을 운영하며 국제격투연맹 유럽 회장을 맡고 있다. 뒤셀도르프 한인 사회에서는 “제임스에게는 아버지의 왕성한 피가 그대로 흐른다”고 말한다.

뒤셀도르프 뿐 아니라 독일의 한국 교포 사회에서는 이미 유명해진 제임스 여 군의 정치 활동. 이후 독일 내 한국 교포 2세들의 괄목할 만한 활동이 정치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스웨덴=이석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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