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승규의 ‘대한민국 유행가-가수’ 이야기-윤심덕에서 김세화까지, 화제의 크리스마스 캐럴송 이야기

 

사진=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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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 트리와 캐럴송은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산타할아버지는 우리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화제가 됐던 크리스마스 캐럴송으로는 어떤 노래들이 있을까요?


창작 크리스마스 캐럴송, 김세화의 <추억의 크리스마스>

작년(2017년)에 내놓은 김세화의 <추억의 크리스마스>는 연말과 겨울을 겨냥한 ‘시즌 송’이 아닌 크리스마스 캐럴송, 그것도 창작곡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2007년 서예가 국당 조성주가 부른 <어른들의 크리스마스>를 제목만 바꾸어 내놓은 곡으로, 중장년층에게 그 시절의 잔잔한 추억을 일깨운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가사를 일부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메리 크리스마스/가슴이 왜 이리 설레는 걸까/지나버린 일이라 잊으려 해도/잊혀지지 않는/그 겨울 크리스마스/행복했던 크리스마스/밤새워 그린 카드 누가 볼세라/살며시 건네주던 소년은 어디/하얀 눈 촛불아래 두손 모으던/ 그님도 그날을 기억할는지/메리 크리스마스/메리 크리스마스”
 

윤심덕
윤심덕

한국 최초의 캐럴송은 윤심덕의 <싼타크로스>.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 캐럴 음반은 <사의 찬미>의 윤심덕이 1920년대에 발표한 <싼타크로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심덕은 <파우스트 노엘>도 불렀습니다. 1950년대에는 가요계의 톱스타였던 송민도가 트로트풍으로 창작 캐럴송인 <추억의 크리스마스>를 불렀고, 1960년에는 남인수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으로 시작되는 <고요한 밤>을 내놓았습니다. 또, 남인수는 같은 해에 <눈오는 밤>을 불러 크리스마스와 송년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노래라는 평을 받았는데 그동안 빙 크로스비나 팻분, 냇킹 콜의 크리스마스 캐럴송을 듣던 이들에게 이런 창작 캐럴송은 당연히 화제가 됐습니다.

다양한 목소리, 다양한 편곡 등으로 캐럴 음반이 나온 것은 1970년대부터 였습니다. 특히 1970년에 발표됐던. 5세 박혜령 어린이의 <검은 고양이 네로>는 캐럴 송처럼 크리스마스 때면 자주 들을 수 있었고 어린이 동요캐럴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80년대엔 코믹캐럴송 붐, 심형래의 <징글벨>은 최고 인기

이후 경쟁이라도 하듯이 송창식, 김세환, 양희은 등 포크가수와 패티 김, 펄 시스터즈, 이미자, 나훈아, 이선희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캐럴 음반이 쏟아졌고, 198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코믹 캐럴송’이 붐을 이루었습니다. 코믹 캐럴송의 시작은 1960년대 서영춘과 갑순을순이 부른 <징글벨>이었으니 20여 년 만에 등장한 셈입니다.

‘딱따구리 흉내’로 인기가 많았던 정선희,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으로 정상을 달리던 김형곤, ‘일단은~’을 유행시킨 김보화, ‘쓰리랑 부부’로 정상을 달리던 김한국-김미화가 부른 캐럴송은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인기는 “달릴까 말까~”의 코믹한 가사로 화제가 됐던 심형래의 <징글벨>(1984년)은 당시 최고의 화제상품으로 50만장 이상이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에도 간간이 코믹한 캐럴송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 인기는 예전같지 않았습니다.

이후, 크리스마스 캐럴송은 시즌송의 형태로 등장합니다. 캐럴이라는 한 장르로 한정 짓기보다는 겨울이라는 시즌에 포인트를 두었으며 젊은 가수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나 오늘날에는 K팝 아이돌 가수의 캐럴송이나 콜라보레이션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가슴은 더욱 춥지만 다양한 캐럴송과 함께하면서 그 시절의 설렘과 기대,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승규 님은 방송작가이며 대중음악 작사가입니다.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이승규의 대한민국 유행가’(https://blog.naver.com/2151lee)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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