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 때문에 억울하게 살아야하는 구조 그대로 놔두고 저 혼자 못살아”
“돈과 권력 때문에 억울하게 살아야하는 구조 그대로 놔두고 저 혼자 못살아”
  • 최규재 기자
  • 승인 2019.05.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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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거리의 변호인’ 권영국 변호사-2회

<1회에서 이어집니다.>

‘거리의 변호인’ 권영국 변호사
‘거리의 변호인’ 권영국 변호사

- 박근혜 정부 시절 논란이 시작되었다. 당시 청와대와 검찰이 경찰의 증거 자료를 묵살했다는 지적도 있다.

▲ 당시 박근혜 정부가 법무부 차관으로 김학의 씨를 추천하고 내정했을 때, 경찰에서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려 했다가 수사팀들이 다 해체되고 거의 좌천성 전보를 당했다. 실제 검찰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물증이 명확했던 사안임에도 덮어버리기 위해 사건을 부정해버렸다. 지금 재수사를 하는데 이건 사실 반인륜적 범죄 행위를 척결하고 검찰 정의를 세우기 위해 재수사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권력관계 변화 때문에 수사를 하는 것이다. 검찰 스스로 내부적으로 쇄신하겠다, 제대로 반성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잡겠다, 제대로 수사해보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 수사는 회의적이다. 조직의 가장 내밀한 치부를 드러내는 것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세월호 특별조사위, 진상규명위 등이 만들어질 때 보면 민간인들이 참여한다. 조직체계와 범죄행위를 감시하려고 했던 시민단체와 법률단체가 그것이다. 이번 김학의 사건도 민관합동으로 조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검찰개혁,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 범죄혐의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지역 유지나 토호세력들은 여전히 검경과 유착관계에 놓여있다. 관행이라고 하면서 위법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반면 일반인들이 사안을 놓고 고소나 고발을 했을 때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권력을 갖지 못한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피해를 더 이상 호소할 데가 없어진다. 불기소 내려버리면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권력을 계속 좇아서, 거기에 줄을 대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가버린다. 굉장히 잘못된 것인데, 거기에 병목처럼 서 있는 게 검찰이다. 검찰은 처벌이 불가능하다. 자신들이 선별하는 위치에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힘과 권력이 있는 사람은 검찰과 유착할 수밖에 없다. 기소권, 수사권 다 한 손에 갖고 있는 게 검찰 아닌가. 공부만 잘해서 검사가 되어선 안 된다. 인간성, 연민의 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검사가 되어야지, 만약 권력을 좇는 사람이 검사가 되면 흉기가 될 수 있다. 사실 검찰 권력은 누구로부터도 자유롭다. 거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검찰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나아가 권력을 위해, 수사를 좌지우지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권력이라는 것을 한곳에 집중시키면 안 된다는 취지에서 나온 얘기다. 지금은 거의 지지부진하다. 이렇게 되면 우리사회를 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또 다시 무마될 수밖에 없다.

 

- 검찰도 문제지만, ‘버닝썬 사건’ 등으로 경찰도 국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 경찰이 들으면 화낼 수 있지만, 아직 우리사회의 경찰 수준은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내부역량을 갖췄는지 우려된다. 박봉이라서 비리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도 하다. 비리를 제대로 칼질하고 내부적으로 정제하고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사실 거의 봐주기 식이다. 동료의식으로 감수하는 부분이 많으니 경찰 스스로 하나의 비리가 발생하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여겨 덮어버린다. 변호사로서 고소 사건을 가끔 담당해보면 혐의가 분명한 듯한데 고소내용이 지지부진한 경우를 많이 접한다. 지역에서 힘이 있고 권력에 가까우면 사건 진행이 잘 된다. 그런데 일반 피해자들이 고소나 진정을 하게 되면 그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내기 어렵다. 이런 걸 자주 목격하다보니 경찰이 체계적으로 범죄나 불의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수사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 경찰은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모든 권한을 독점하기 때문에 위험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경찰이 수사권 독립과 관련 국민들을 설득시키려면 굉장히 엄격하고 공정한 잣대로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줘야 한다. 김학의 전 차관은 경찰이, 버닝썬은 검찰이 수사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서로가 자신들의 치부를 은폐했던 사건들이다. 그 치부를 서로 상대방에게 건넨다고 해서 발본색원 할 수 있을까. 그나마 좀 설득이 될 수 있는 정도의 결과를 내지 못하면 검찰이나 경찰은 굉장한 불신을 받게 될 것이다.

 

- 권 변호사는 최근까지도 용산참사 등과 관련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뭔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 같은데.

▲ 용산참사의 핵심은 경찰의 과잉진압이다. 참사 당시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졌는데 굉장히 편파적이었다. 철거민들은 줄줄이 구속됐다. 실제 참사 발생의 원인인 경찰과 용역들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 검찰에 대한 수사도 필요한데 거기까지 진행이 안 된다. 촛불항쟁 이후 투표를 통해 정권이 바뀌었지만, 정권 아래쪽 행정기반의 조직과 관료들은 물갈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진실을 파헤치기가 쉽지 않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파헤쳐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지금 오히려 지지도가 낮아져 있는 상태에서 과거청산 구호를 들고 나와 진상조사를 벌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촛불항쟁 이후 권력 감시가 강화된 듯하지만 실제 민주주의를 얘기하려면 지역의 공장에서 답을 얻어야 한다. 여전히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이지 더 깊이 전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 ‘김용균 법’ 관련해서는 여전히 진전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특조위가 출범하는 날 첫 회의를 하고 현장점검을 했다. 현장에 직접 가서 보니 누구나 기피할 수밖에 없는 노동을 하고 있었다. 환경도 불결하고 열악하고 위험했다. 이런 것들이 외주화가 되고 있다. ‘김용균 법’을 잘 들여다보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원청의 범위를 넓힌다는 좀 더 진전된 확장성이 있었다. 일종의 작업중지권을 명시했다는데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문제는 원청의 책임을 넓히는 부분을 보면 전체를 다 넓힌 게 아니다. 원청이 자신의 임무를 하지 않아서 사고나 사망 사건이 났을 때, 하한을 넓히려 했는데 결국 그 하한이 없어졌다. 이런 식이 되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이 여전히 원청 책임을 물을 때 그 처벌도 경우에 따라서 약하게 할 수 있는 여지를 두게 했다. 법인사업체를 처벌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강화해야하는데 여전히 미흡하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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