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호’ 순항할 수 있을까
‘보수대통합호’ 순항할 수 있을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0.01.08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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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 구성 신호탄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항구를 출발한 ‘보수통합호’는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범보수진영을 통합하고자 통합추진위가 나섰지만 자유한국당 등 각 주체들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 보수진영 내 세력들은 최근 잇따라 공개석상에서 만남을 갖고 보수통합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자유한국당은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하기 전에 내부 불협화음으로 시끄럽다. 또 다른 축인 새로운보수당도 분위기가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산 넘어 산인 보수 진영 내 통합 논의를 살펴봤다.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첫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국민통합연대는 최근 제 1차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었다. 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 새로운보수당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 위원장은 "이견을 하나씩 좁혀서 여기까지 왔다. 상당히 가까워졌다"며 "오늘 시민단체들이 다양한 의견을 얘기하면서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에 합의했다. 통추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은 다음 논의에서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만간 각 정당들이 통추위 합류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당 내에서도 통합하자, 하지 말자, 여러 의견이 있다”면서 “통추위 구성에 함께 할 것인지,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통합연대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통추위와 연대가 추진하는 통추위가 사실상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창립준비위원장은 "한국당이 추진하는 통추위와 다르지 않다"며 "다만 우리는 통합의 대상을 중도·보수의 폭넓은 통합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관건은 한국당이 통합과정에서 어느 정도까지 양보하느냐에 달렸다. 정 위원장은 "한국당이 내려놓아야 하는 기득권을 기차 좌석에 비유한 한 시민단체의 의견이 있었다"며 "기차가 가고 있는데 VIP석을 다 차지하고 앉아있으면 누가 올라타느냐는 말이 나왔다. 그런 부분에서 자리를 비워줘야 통합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수단체 연합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의 '2020 시민사회 신년회'도 열렸다. 이 자리엔 한국당 김무성 조경태 의원, 새보수당 정운천 공동대표, ‘미래를 향한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인 무소속 이언주 의원 등 보수 인사들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통추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황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며 "그 진정성을 믿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수재건' 3원칙

하지만 정작 통합의 중심축인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다. 한국당에선 황 대표가 통추위를 공식화한 지 하루만에 통합의 방향과 방법을 두고 이견이 쏟아져나왔다.

황 대표는 당초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안한 '보수재건의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보수통합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내 친박 의원들이 강렬하게 반발하면서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새보수당을 이끌고 있는 유 위원장도 정 위원장과는 달리 아직까지 통합에 유보적인 모습이다. 유 위원장은 황 대표가 제안한 통추위와 관련 "아직 정식 제안을 못 받았다"며 "이야기를 들어보고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도 "통합문제에 대해 황대표는 통합의 필요성, 절박성을 이야기했고 저희들은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전달했다"며 "통합에 대한 방법론까지 이야기가 진전된 것은 아니고 통합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고 경계선을 명확히 했다.

유 위원장이 언급한 보수재건의 3원칙은 보수재건을 위해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오신환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황 대표가 통합을 해야 한다고 계속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며 "다만 주변 인물들도 모두가 공통되고 합의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과 변화가 수반되는 통합으로 가기 위한 전제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그 부분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수당 내에선 "창당하자마자 통합한다고 하면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고민스럽다"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유 위원장도 "선거를 앞두고 '묻지마, 무조건 통합'으로는 국민 신뢰를 절대 받을 수 없다"며 "창당한 지 며칠 됐다고 그런 논의에 저희들이 휩쓸리기보다는 저희들이 갈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보수당이 우리 정치에서 의미가 있다면, 보수를 제대로 재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합치기만 하면 보수가 국민 신뢰 받을 수 있느냐, 그 부분이 제일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에서 제기된 '보수대통합론'이 정치적인 실체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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