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보수통합’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정치권의 통합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에 통합 신당이 아닌 선거연대를 제안하면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추진 중인 범중도보수 통합 논의엔 이상 기류가 드리우고 있다. 양당 간 신당이냐 연대냐를 두고 협의한 결과는 이르면 2월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이 공천룰을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새보수당도 공식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갈 태세여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기로에 선 보수정치권의 이합집산 흐름을 전망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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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신당과 선거연대를 놓고 보수정치권이 고민에 빠졌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이와 관련 “선거법 이후 합당이 이기는 전략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후보 단일화와 선거 연대가 당연히 옵션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이어 “"지금 민주당, 정의당 대안신당, 바른미래당 등 4+1 협의체에 들어간 사람들이 어디서도 하나로 당을 만든다는 말이 안 나온다"며 "보수 쪽에서도 지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혁통위 원칙과 맞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통합을 하자고 모여있는 것이고 통합의 시간표가 그렇게 여유있지 않다”면서 “새보수당 입장이 기본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한국당과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완료가 안 됐다“며 ”가급적 빨리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통합 움직임과는 별개로 각자 도생 전략도 진행중이다. 한국당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한 뒤 지금까지 3차 회의를 거치며 공천룰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역 의원은 물론 원외 인사도 컷오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컷오프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새보수당도 오는 2월 내 공관위원장을 선임하고 공관위를 출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구상 및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관위 추진은 통합 논의와 관계 없다. 그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계획됐던 스케줄 대로 가는 것"이라며 "연대든 통합이든 결론이 나면 거기에 따라 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통합 논의를 마냥 기다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태극기 세력’ 분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선거연대로 뜻을 모을 경우, 혁통위와의 불협화음은 불가피하다. 혁통위는 현재 한국노총과 시민사회 인사까지 영입하면서 통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민보고대회엔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하 공동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이언주 전진 4.0 대표, 장기표 국민의 소리 창당 준비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고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태근 전 의원, 김영환 전 국민의당 사무총장, 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은 “보고대회를 계기로 통합의 내용과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새롭게 출범할 통합 신당이 범중도보수의 명실상부한 유일한 정통 세력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양측의 지루한 논의 과정에 유권자들이 이미 피로감을 느끼며 약발이 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참신함을 느낄 수 있는 인사 영입도 적은 데다 안철수 전 대표는 독자 노선을 선언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한 폐렴 후폭풍은 어디로 움직일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과 '태극기' 세력의 분열로 야권 재편의 흐름이 여전히 변수가 많다. 이른바 ‘태극기 세력’의 분열도 눈여겨 볼 만하다. 우리공화당 윤리위원회는 홍문종 공동대표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홍 공동대표가 '친박신당' 구상을 밝혔다는 이유다.

조원진 공동대표와 홍 공동대표는 그간 우리공화당 당 운영을 놓고 내홍을 겪으면서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아왔다. 이와는 별도로 전광훈 목사와 손을 잡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자유통일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며 독자적인 노선을 택했다.

산 넘어 산인 보수정치권 통합 논의가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을 나타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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