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초전’ 이낙연 VS 황교안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4월 총선의 최대 빅매치가 성사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종로에서 정면 대결을 벌일 태세다. 두 사람 모두 총리를 지낸 데다 여야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어느 쪽이든 패하게 된다면 대선 가도에서도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정치적 운명을 건 두 사람의 대결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초반부터 기싸움이 한창이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관심 지역인 종로 판세를 전망해 봤다.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여야 잠룡 두 사람이 4월 총선에서 맞붙게 됐다.

보름 이상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이 전 총리지만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황 대표의 무게감 또한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선 이 전 총리가 우위를 보여왔지만 보수층이 집결할 경우 승부는 예측하기 힘들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이 전 총리는 지역을 누비며 구체적인 공약 로드맵을 꺼내들었다. 그는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 ▲교통이 원활한 종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도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사업 재추진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전 총리는 이와 관련 ““청년이 돌아오려면 교육, 보육, 주거환경, 산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교통이 원활한 종로와 관련 용산∼고양 삼송 간 신분당선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를 겨냥하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과거 총리들과는 꽤 다르게 현장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며 “향후 비전에 방점을 찍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황 대표는 종로를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맞들겠다는 각오다. 황 대표는 “종로 경제를 반드시 살려내겠다”며 “잘못된 정책으로 망가트린 종로 경제를 되살려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예전의 경제중심, 정치중심, 모든 사회의 중심지였던 종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귀중한 종로가 다시 새 바람이 부는 종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모교인 성균관대와 경기고가 있었던 정독도서관도 방문했다. 황 대표측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적극 부각하면서 이 전 총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정의 실무책임자가 이 전 총리라는 주장이다.

 

‘4월 춘풍’ 심장부

우여곡절 끝에 ‘서울 험지’ 출마를 결단한 황 대표는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도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준비 중에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전 총리의 경우 종로 출마에만 신경쓰면 되지만 황 대표는 보수 통합을 비롯 전체 판세를 신경쓸 수 밖에 없어 부담이 적지 않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패 여부도 이 곳에서 결정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종로에서 시작되는 바람을 적지 않게 기대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그리고 전국으로 확산시켜나가겠다”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천길 낭떠러지 앞에 선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결정 과정은 신중했지만, 결정된 이상 황소처럼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핵심 상대가 이 전 총리가 아닌 문재인 정권임을 여러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1야당 대표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보수진영 내 손익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영남권 출마를 고집하며 “현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 보내고, 전 대표는 짚신 신겨 사지 보내느냐”고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큰 선거를 치른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기자 출신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데 반해 황 대표는 아직 정치가 어색하다는 평이 적지 않다.

민심 깊숙이 파고들어야 하는 총선에서 황 대표가 얼마나 고개를 숙이며 다가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직 여론조사 결과는 이 전 총리가 앞서 있는 모양새지만 막상 승부는 팽팽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종로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의 가상대결에서 이 전 총리가 53.2%의 지지율을 기록해 26.0%에 그친 황 대표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실제 선거 결과는 여론조사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세균 총리의 득표율은 52.6% 정도였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선 윤보선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 곳에서 맞붙는 두 사람의 대결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다. 청와대가 위치한 곳에서 열리는 ‘종로 대결’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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