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영남권 공천’ 후폭풍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미래통합당이 공천 내홍으로 한바탕 들끓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경남 양산을 컷오프(공천배제)와 관련 “탈당하지 않는다. 황교안 대표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 전 대표는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서 탈당을 할 수가 없다“며 ”당원들은 구체적인 경위를 모른다. 이렇게 협잡 공천, 막천을 하는데 너무 화가 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남 거창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통합당 공천의 불협화음이 4월 총선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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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의 부산·경남(PK) 공천 잡음이 심상치 않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배제되면서 당내에선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004년도 공천심사위원을 내가 할 때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컷오프될 위기에서 내가 구제해줬다"며 김 공관위원장에 대한 서운함을 강하게 표시했다.

그는 이어 “경쟁자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이 겹쳐 저를 궁지로 몬 '막천'이고 이번 공천은 원천무효"라며 "이렇게 큰 모욕과 수모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며 황 대표의 결단을 재차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창녕 지역구(밀양·창녕·함안·의령)로 돌아가 출마할 뜻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 밀양·창녕·함안·의령을 한 바퀴 돌면서 몇몇 인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며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황교안 대표 측과 김 위원장이 합작해 자행하는 양아치 같은 공천은 나뿐 아니라 대구 공천에도 그 흔적이 역력하다"고 비판하며 ”반문 정서만 믿고 양아치 공천을 해도 무조건 찍어 줄 것이란 망상은 그만둬야 한다. 거꾸로 심판받을 것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초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으나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에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를 바꾼 바 있다.

그러나 통합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가 공천 면접을 본 날, 경남 '양산 을' 선거구 경선을 발표했다. 이곳은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 전 경남도의원, 이장권 전 경남도의원의 3자 경선을 앞두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홍 전 대표는 공천에서 배제 됐다.

홍 전 대표는 결단의 공을 황 대표에게 넘기며 “일단은 기다려보겠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 아닌 막천”

홍 전 대표와 이미 탈당을 선언한 김 전 경남지사의 행보는 4·15 총선의 중요한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공천 탈락자들이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선거 판세는 혼란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홍 전 대표는 “이 막천을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바로잡아달라”며 황 대표에게 책임을 넘겼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공관위의 결정을 뒤집은 사례는 아직 없어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함께 홍 전 대표는 대구 등에서의 출마 가능성오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 전 지사와 TK, PK 공천 탈락자들이 뭉쳐 ‘영남권 무소속 연대’가 뜨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홍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나서면 TK 현역의원만 6명이 컷오프되는 등 ‘물갈이 공천’에 불만을 품은 영남권의 연쇄 무소속 출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TK에선 곽대훈(대구 달서갑)·주성영 전 의원(대구 북을), 백승주(구미갑) 의원이, PK에선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 마산합포), 김대식 전 여의도연구원장(부산 해운대을) 등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자유공화당도 TK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영남권을 둘러싼 보수진영 내 또 하나의 축이 될 수도 있다. 자유공화당은 통합당 공관위가 대구 달서병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천하자 “자유 보수우파 국민에 대한 제2의 탄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달서병은 자유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의 지역구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 연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후광을 업고 영남권에서 돌풍을 일으킨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번에도 다시 재현될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측근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통합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TK와 PK 지역에선 현역 물갈이가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반발 기류를 어떻게 가라앉힐지가 관건이다. 김 전 지사는 “한 번도 떠나 본 적이 없는 친정집 같은 당을 잠시 떠난다”며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5선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불공정한 결과”라며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명했다.

통합당 내 영남권 공천 잡음이 4월 총선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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