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대권 구도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4월 총선 이후 대권 구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후보라는 거물을 꺾은 이낙연 전 총리는 ‘대세론’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 구설수에 오르면서 검증 과정이 얼마나 치열할 것인지 예고하고 있다. 4.15 총선 이후 대권주자 지지도는 다시 한 번 큰 변화에 휩싸였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거물 정치인들의 상황을 살펴봤다.

 

지난 총선 중앙선대위합동출정식에서의 이낙연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총선 이후 대권 주자 지지도가 급변하고 있다.

선거 직후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정치1번지 종로에서 당선된 이낙연 전 총리가 4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야권에선 황교안 전 대표의 추락이 눈길을 끌었다. 대신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가 두 자릿수대 지지율을 기록하며 대선주자 1위에 올랐다.

1년 가까이 야권 대선주자 1위를 달렸던 황 전 대표는 야권에서도 급추락(4.2%)하며 매서움을 느껴야 했다. 야권에선 홍 전 대표(10.6%)-안철수(8.5%)-오세훈(7.8%)-유승민(7.5%)-황 전 대표 순이었다.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황 전 대표는 현재로서는 정계 복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여권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두 자리수 지지도(14.5%)로 2위로 떠올랐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신천지를 향한 강력대응, 재난지원급 신속지급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일단 정치권에선 야권 내 변화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안철수(8.5%)-오세훈(7.9%)-유승민(7.4%) 세 모두 제21대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 외에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야권으로서는 이들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내에선 이 전 총리와 이 지사에 이어 심상정 2.7%, 박원순 2.4%, 김부겸 2.2%, 김두관 1.2%, 김경수 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은 이낙연 대세, 홍준표 득세, 황교안 추락 등으로 정리된다. 이재명 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의 존재감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냉정한 ‘검증 작업’

하지만 대세론은 엄청난 검증대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

이 전 총리는 벌써부터 한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이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자격으로 최근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평소 점잖은 언행으로 일관했던 이 전 총리는 평상시와 다른 대화 내용으로 야권의 맹비난을 받았다. 야권에서는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차기대통령 선호도 1위이신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며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도 하루만에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저의 수양부족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유가족들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 저에 대한 비판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논란으로 이 전 총리가 이미지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만큼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전 총리가 40%대 안팎의 고공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20대 대선까지는 약 2년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지시를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의 추격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한 이 전 총리로서는 전당대회 출마 등을 통해 기반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적지 않다. 이른바 친문세력과의 관계 설정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총선 압승과 높은 문 대통령 지지율로 날개를 단 친문 세력이 이 전 총리의 대세론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향후 재편될 차기 대선 구도가 현재의 ‘대세론’을 이어갈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요동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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