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위클리서울=박종민] 지구촌 전체가 절절매는 엄혹(嚴酷)한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선거일정을 조정할 수가 없는 총선이었기에 불가피하게 치러지게 됐고 치러냈다.

민주사회에서 모든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대축제의 한마당이라고 흔히들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번에 치른 선거는 대축제와 꽃에 비견하기엔 이런저런 부족함이 많다. 국민 된 한 사람으로서, 유권자의 입지에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씁쓸함과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선거이든 시험이든 스포츠경기이든 해당 경쟁 승부에서 떨어진다는 건 한마디로 능력 부족이다. 박빙의 숫자 차이로 떨어졌던 간발(間髮)의 부진으로 떨어졌던 승부에서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능력 부족인 것이다.

역(逆)으로 보면 간발이나 박빙의 작은 수치로 합격을 했다거나 승자가 됐다 하더라도 이것 역시 능력은 부족이다. 능력이 출중했더라면 근소한 차이로 승부를 가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니 말이다. 차이가 조금 적은 능력 부족이리라.

  턱없이 많은 차이로 이겼거나 졌을 경우를 제외하고 간발의 차이로 승패가 갈린 사람들은 둘 다 평소에 늘 긴장하며 숙고하여 자기의 부족한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래야 어떤 경쟁에 돌입해도 당당하게 성취해내리라.

사람의 능력은 어느 한 가지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복합적인 요소로 이뤄졌다. 열정 노력 지략 전략은 필수요소로서 한 가지도 결여되면 종합적 능력향상에 치명적인 결함과 결격 사항이 나타나게 된다. 즉 하고자 하는 열정은 있으나 해내려는 노력이 없으면 될 리가 없고 지략은 넘쳐나나 전략이 없으면 지고 마는 게 섭리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생태구조나 정황과 환경 조건과 여건은 부차원적 요소로서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선해나갈 여지가 있다. 많은 이들이 능력은 제쳐두고 운수나 재수를 얘기한다. 재수와 운수가 별도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잘되면 재수 운수가 좋아서 되고 안 되면 운이 나빠 안 된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재수와 운수가 공통적으로 적용된다고 생각하면서 때와 장소에 따라 운수와 재수가 그 사람을 따라다닌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생각에서 무속인을 찾아가 점을 쳐 본다던가 굿거리나 사주 신주풀이를 하는 것이 아니던가? 

  사람의 행동거지는 마음속으로부터 생성된다. 일체유심조(一體唯心調)라 했다. 깨끗한 마음과 건전하고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여 실력을 쌓고 훈련하고 연마하여 능력을 배가시켜야 하는 것이다.

해낼 수 있는 능력 없이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정성을 들이며 기도하고 기원한다고 해서 달성되고 성취되는 게 아니다. 피나는 노력과 훈련, 공부하고 연구함에 최선을 다했을 땐 운수나 재수는 따라 드는 것이다. 양심을 가지고 그릇된 마음을 바르고 깨끗하게 잘 닦고 영육을 정성껏 양심껏 수행해 나간다면 재수와 운수가 어디로 도망가겠는가?

  낙선자나 낙방자는 자기의 능력을 가늠해보라. 실력도 수완도 방안 방법도 모두 능력 범위 안에 들어가 있다. 전문분야에서 해당 전문문제를 공부하고 연구하여 유수의 명망을 쌓은 사람은 그 분야에선 석학이 되었다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가 모든 분야의 만물을 형통하는 수완과 실력은 갖춰진 건 아니리라.

고시는 고시에 해당되는 실력과 능력을 쌓고 선거 또한 유권자들의 마음과 뜻과 생각하고 있는 바를 읽고 이해하여 민심과 민의를 살펴 헤아릴 줄 아는 혜안을 가지는 힘을 키우고 배양하는 능력인 것이리라. 승자가 바로 능력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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