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2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플라스틱 소비도 문제지만 처리도 문제다.

▲ 중요한 건 폐플라스틱이 갈 데가 없다는 거다. 하루에 약 3만 톤 정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물질 재활용은 약 15% 이내로 생산자 책임 재활용에서 수거해서 재활용하는 량이다. 그 외에는 에너지 재활용으로 사용되는데 법적 기준을 준수하지 못해서 매우 적은 량이 재활용이 된다. 앞으로 물질 재활용을 확대를 위해서는 다시 원료로 재이용하는 인프라가 확대되어야 한다. 또 여기서 만들어진 재활용품은 기업, 지자체, 정부, 국민이 우선 구매하고 사용하는 ‘제로 베이스’(Zero Base) 순환이 필요하다. 님비현상으로 매립장과 에너지시설을 지으려면 10년 넘게 걸린다. 그렇다 보니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이후로 신규 설치된 시설은 별로 없다. 1회용, 포장 플라스틱 사용량은 급증했지만 처리할 인프라는 따라주지 못했다. 그래서 폐기물 불법 투기가 음성적으로 만연하게 된 원인이 됐다. 그래서 처리시설을 지을 때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참여 확대를 통해 매립장이나 에너지시설을 설치하는 노력이 되어야 한다.

 

- 탈 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을 말한다면.

▲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소비자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정부는 코로나-19로 사용되는 1회용품인 컵과 용기, 앞치마, 1회용 장갑, 이중포장, 재포장, 과대포장, 온라인 과대 택배 포장 등 폐기물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 또 플라스틱 원료 생산 기업에 대한 세제 도입과 ‘포장재 없는 가게’(Zero Waste Market) 확대도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도 자연환경 보전과 지역공동체 파괴를 막기 위해 도시 폐기물의 농어촌 지역 이동을 최소화하고 발생원에서 처리해야 한다. 도시지역 처리시설을 확충하고 시민들과 함께 플라스틱 감량 노력이 중요하다. 기업 또한 생산단계부터 포장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재활용이 쉽고 불필요한 포장재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물품구매 시 폐기물 없는 제품구매와 포장재나 1회용품 사용 최소화, 철저한 분리배출을 철저히 할 때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 기업들도 무 라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 최근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덜어 팔기와 P&G 포장 용기 없는 세탁비누, 롯데칠성 라벨 없는 생수병 등도 좋은 사례다. 롯데칠성의 라벨 없는 페트병 출시는 전 세계 최초다. 자원순환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모범 사례로 대기업이 앞장선 건에 매우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환경단체로서 기업에서 앞장서서 추진한 일에 대해서 제대로 홍보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음료기업에도 재활용을 위해 포장 재질 경량, 간소화를 위한 라벨 없는 페트병으로 교체를 제안한다. 페트병에 라벨을 부착하면 본드를 사용하니 약품으로 본드를 제거하면서 페트 용기가 상처가 나서 재활용에 걸림돌이 되고, 제거 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그러나 롯데칠성처럼 용기라벨 음각화(陰刻畵)는 배출시 라벨 제거 부담 제거와 이물질 없이 질 좋은 재활용품 활용, 페트병 재활용 시 열 알칼리성 분리에 드는 약품 사용이 불필요해 경제적, 환경적 유익성이 높다. 기업이 앞장서서 포장재 간소화, 감량화에 큰 노력을 하고 있다. 소비자는 이러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한다면 기업들은 더 빠르게 포장재를 줄이는 노력을 할 것이다.

 

- 미국 등 산업국가의 비협조가 문제다.

▲ 기후변화나 이산화탄소 배출거래제 등은 유럽을 중심으로 이어져 왔다. 유럽은 뉴 테크놀로지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데, 아직도 일부 북미국가는 이탄화탄소 배출 노력이나 플라스틱 사용 감량 등 노력이 개발 노력에 비교해 부족하고, 국제적 환경 문제는 후 선 위에 두고 있다. 지금도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 국가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해류를 따라 태평양으로 모인다. 매년 한반도 크기로 폐기물 섬으로 커지고 있으나 그 심각성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온 인류가 환경 문제 해결에 공동의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올해 초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코로나바이러스만 해도 순식간에 온 세계로 퍼진다. 이것은 환경 문제가 보여주는 극단적인 한 단면일 뿐이다. 대기오염이나 기후변화, 물 문제도 인류와 직결된 국제문제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모든 피해는 전 인류가 입는다.

 

- 코로나 사태로 폐기물이 급증했는데.

▲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1인 가구가 늘면서 1회용, 포장재 플라스틱 폐기물이 많이 늘어났다. 지자체별로 전체 발생량 폐기물은 지난해보다 20~40%가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수거업체는 매년 비닐, 폐지, 플라스틱 수거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됐으면 모든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길밖에 없다. 과거에 중국이 폐플라스틱을 수입해 갔지만, 이것마저도 막히고 국내에서 처리할 곳이 없어지면서 폐기물이 ‘행방불명’되고 있다. 행방불명된 폐기물은 금방 찾을 수 있는 우리 주변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숨어 있는 폐기물은 때로는 전염병 등 또 다른 질병을 만들지도 모른다. 앞으로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집집마다 폐기물을 쌓아놓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원순환사회연대(이하 자원연대)가 폐기물 줄이기 운동을 23년 동안 해왔다. 여러 환경캠페인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환경보호 파급력을 주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단체 활동만으로 한계가 있다. 이제 전 국민이 참여와 실천을 함께 해야 한다.

 

- 시민들의 소비형태와 환경 인식은 어떤가.

▲ 최근에 자원연대가 환경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응답자는 ‘환경파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과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제품을 구매할 때 번거롭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환경제품을 구매하겠다고 80% 이상이 응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제품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10% 이내였다. 사고 인식과 행동 소비가 다르다는 것이다. 폐기물은 1차 적으로 개인이 만들기 때문에 줄이는 노력이 더 절실하다. 환경위험은 코앞에 다가왔는데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 플라스틱 포장재 없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마트를 만들자는 지적이 있지만, 소비자나 기업 모두 대안이 없는 상태다.

▲ 유럽만 해도 이미 ‘제로웨이스마켓’이 잘 형성돼 있어서, 플라스틱을 안 쓰는 가게들이 확충하고 있다. 소비자가 오늘 필요한 곡식이나 샴푸, 린스, 화장품 등을 사고 싶으면, 쓰던 용기를 가지고 마켓에 가서 필요한 용량만큼 담아간다. 지금 세계가 플라스틱 사용 안 하기 운동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포장재 없는 가게’ 마켓 확대 운동이 일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도 국회와 협력해 이 제도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동네마다 마트에서 ‘포장재 없는 가게’ 코너를 설치하여 고객들이 용기를 가져와서 무게를 재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플라스틱 포장재 하나라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면 언젠가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구매하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포장재 없는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에게도 세제 혜택이나 설치비용 지원 등으로 ‘포장재 없는 가게’을 확대하기 위한 인센티브 마련이 되어야 한다.

 

- 내년부터 재활용의무생산 기업에 최대 20%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부과한다. 문제점은.

▲ 유럽이나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분담금은 적은 편이다. EPR 분담금 확대가 바람직하다. 또 분담금은 골고루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구축에 쓰여야 한다. 현재 우리의 EPR은 생산자가 분담금을 내는데, 대부분 재활용 업체에 지원한다. 그러나 수거를 전담하는 지자체에도 비용이 지원되어 분리배출에서부터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관리 부분에 사용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지자체가 공동주택은 관리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분담을 지원을 통해서 공동주택도 책임과 의무감을 가지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재활용품 수거가 원할해지고 재활용품의 질이 좋아진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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