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재귀반사식 번호판 문제 제대로 잡아야
자동차 재귀반사식 번호판 문제 제대로 잡아야
  • 김필수
  • 승인 2021.01.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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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위클리서울=김필수] 자동차 번호판은 자신의 신분을 남들에게 확실하게 알려 떳떳하고 문제가 없다는 하나의 시그널이다. 당연히 정상적인 번호판이어야 하고 번호판등도 꺼지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관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러 구부리거나 불법으로 보이지 않게 하여 범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다른 국가에서는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으면 엄히 단속하고 벌칙도 강하며,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으면 차체에다 의무적으로 더 크게 인쇄하여 더욱 잘 보이게 한다.

  국내의 경우 여러 번의 번호판이 바뀌면서 길거리에는 다양한 번호판이 수놓고 있다. 예전 한 번호판은 녹색 바탕으로 되어 있어서 보기에 촌스럽다고 하여 개선된 경우다. 그러나 번호판의 본래 임무는 외부에서 잘 보이게 하는 것이 주목적인 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으나 역시 차량 외모를 아름답게 만드는 최근의 주목적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결국 이렇게 하여 등장한 번호판이 바로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되어 있는 현재의 번호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깔로 북한도 이미 예전부터 이 번호판을 이미 사용하고 있어서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이 번호판은 페인트 방식이어서 인식은 물론 야간에 잘 보이지 않아서 실효성에 대한 언급도 많았다. 기존 페인트 방식은 고속도로 등에서 돌 등이 튀겨서 페인트 면이 벗겨지는 등 각종 문제가 노출되기도 하였다.

야간에는 번호판등이 켜져 있어도 잘 보이지 않아서 문제 발생 시 순간 확인이 어려운 상황도 있다. 현재 야간에 순간 지나가는 차량의 번호판을 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문제가 크다는 뜻이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반사율을 높인 번호판이 등장하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재귀반사식 번호판이. 이미 전기차 등의 무공해차에는 푸른색 바탕의 재귀반사식 번호판이 사용되고 있고 이를 일반 페인트식 번호판과 함께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재귀반사식은 반사율도 워낙 높아서 야간 인식률이 높고 푸른색의 국가 문양도 옆에 입혀서 미려하게 만드는 등 일선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다양성 측면에서 소비자가 고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품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유럽과 같은 번호판 반사율인 휘도가 40cd 정도가 아닌 3~12cd가 책정한 것이 문제다. 유럽의 경우 반사율이 워낙 높아서 야간 등은 물론 인식률이 상당히 높은 장점이 부각된 반면 우리는 명목상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했으면서도 효과는 미미해 페인트식과 다름이 없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낮게 휘도를 한 이유는 휘도가 12cd 이상인 경우 반사율이 높아서 무인단속기의 측정이 불가능해지면서 문제가 커진다는 것이지만 3cd 이상으로 책정한 부분은 주변에서 납득이 어렵다고 불평이 나오고 있다.

휘도를 낮게 책정하면 고가의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하는 의미가 희석되고 외부 인식률도 당연히 떨어지며, 특히 중국 등 저가의 재귀반사 필름을 수입하여 시장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입의 의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즉 입증되었다면 휘도 12cd로 고정하여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고 있다. 휘도를 높게 한 번호판의 경우 상황에 따라 무인단속기의 인식이 안 된다는 유튜브 영상이 발표되면서 이를 언급한 유명 유튜버를 검찰에 고발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연히 의심이 가는 문제제기를 하고 당국인 국토교통부의 조사와 개선을 요구하는 영상이건만 이를 고깝게 여겨 고발 조치한 것이다. 일종의 입막음과 같은 매우 나쁜 행태다. 국가에 해를 끼친 것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를 국가 중앙조직이 개인을 상대로 고발조치를 한 부분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 비난하고 싶다.

그 이후 국내 한 방송사에서 실제 실태조사를 해보니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경우 서울 시내 임의의 세 군데의 무인단속기 시험에서 페인트식은 모두가 단속되는 반면에 같은 조건에서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경우는 단 한 건도 찍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그 이후에도 고발에 대하여 취하하지 않아서 유튜버는 검찰 조사를 받기도 하였다. 심각하게 개인의 자유를 얽매이게 하는 나쁜 사례라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으면 솔직하게 밝히고 개선하면 될 것을 숨기고 엉뚱하게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전가 행위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국토교통부라는 중앙정부라는 점이다.

아쉬운 부분은 이러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여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문제점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두 매스컴을 제외하고 다른 매스컴에서 그 심각성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막음인지 모르지만 매우 아쉬운 사안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번호판은 다른 문제와 달리 심각한 문제로 확장되는 폭발성을 안고 있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재귀반사식 번호판에 문제가 있는지 실태 확인을 더 하고 현재의 휘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확실한 개선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슬쩍 개인을 상대로 재갈을 물리지 말고 확실하게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시에 문제가 확인되면 고발한 개인 유튜버에 대한 사과와 손해배상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중앙부서의 역할을 부여한 것은 국민 개인을 상대로 권력을 휘두르라고 준 것이 아닌, 제대로 역할을 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라는 뜻으로 부여한 권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재귀반사식 번호판에 대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제대로 된 조치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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