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시대에 ‘과잉’의 불편을 말하는 사치주의자들, 제니얼 세대
‘경이로운’시대에 ‘과잉’의 불편을 말하는 사치주의자들, 제니얼 세대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1.02.23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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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렉트로 듀오 '러브엑스테레오(Love X Stereo)'
러브엑스테레오 (왼쪽)토비, (오른쪽)애니_러브엑스테레오 제공
러브엑스테레오 (왼쪽)토비, (오른쪽)애니 ⓒ위클리서울/ 러브엑스테레오 제공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트위터', ‘인스타', ‘유튜버', ‘V-Log', 'ASMR', ‘해쉬태그', ‘페이스북'... 토익시험, 혹은 수능시험 외국어영역 고득점자래도, 혹은 성문종합영어를 찢어먹으며 공부했대도 이 단어들을 전부 알고 있을까 모르겠다.

‘그런 것 좀 모르면 어때?’, ‘SNS 따위 안 하면 그만이잖아’하고 나이브하게 중얼거리는 당신에게, 시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SNS의 ‘자발적’ 참여자가 되길 요구한다. 인터넷 뉴스와 광고와, TV 예능 프로그램과, 심지어 지면 신문을 통해서. 조지오웰이 소설 ‘1984’를 통해 예견했던 ‘빅브라더’가 그러했듯이.

그 와중에, 공중전화와 삐삐와 2G휴대폰과 스마트폰, 그리고 3G, 4G, 5G, 같은 통신수단을 모두 거치며 시대의 흐름에 자신을 온전히 던지는데 작은 혼란을 느끼는 세대들이 등장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인 ‘제니얼 세대(Xennials)’가 그렇다. 러브엑스테레오는 그들 스스로가 제니얼 세대로서, 아날로그 시대의 흥망과 디지털 시대의 입문을 동시에 겪으며 발견한 경이로움과 역설과 향수와 공격성과 호기심과 이율배반들을 새 앨범 ‘Xennials(제니얼즈)’에 담았다.

지난 1월 새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해외에서 호평 앨색의 반응을 일으킨 일렉트로 듀오 러브엑스테레오를 그들의 아지트이자 녹음실과 연습실을 겸한 스튜디오인 ‘러브엑스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러브엑스테레오(LOVE X STEREO) 앨범 _XENNIALS__러브엑스테레오 제공
러브엑스테레오(LOVE X STEREO) 앨범 'XENNIALS' ⓒ위클리서울/ 러브엑스테레오 제공

지난 1월 발표한 러브엑스테레오의 새 앨범 ‘Xennials(제니얼즈)’

앨범 발매 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던 시점, 인터뷰에 앞서 그들의 새 앨범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특히, 해외에서 많았다는 걸 확인한 적이 있다. 그러고는 애플이나 삼성전자 주식을 전부터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에둘러 그들의 기쁨을 묻듯이 앨범 발매 후 초반 반응을 물었다.

보컬 애니는 “다른 앨범 발매 때보다 좋은 게 사실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앨범 믹싱, 마스터링, 아트웍, 뮤직비디오에도 공을 들였고 ‘제니얼’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아이디어도 명확했기에 사람들한테 전달이 잘 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냐?”며 애니가 기타와 프로듀싱을 맡은 토비에게 질문 방향을 돌리는 동안 토비는 그레치 기타를 앰프에 꽂지 않은 채 ‘생’으로 기타 프레이즈를 쳐대고 있었는데, 들뜨지 않으면서 메이저로 점철된 음들이 그의 기분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실제로, 지난 2월 2일 국내 정식 런칭한 세계적 디지털 음악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러브엑스테레오 새 앨범 수록곡 ‘Wondrous’가 발매 일주일도 안 돼 유럽, 북미, 베트남, 대만, 동남아 등등 전세계 100개가 넘는 스포티파이 전문 플레이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애니는 “조금 놀란 건 사실이다. 전과 다르게 신기한 점은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들 중 ‘한국 인디’ 채널이나 'K-드라마 OST' 채널(지난 2016년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OST에 그들의 곡 'Hide and Seek'이 삽입됐다.)같은 채널에서 우리 곡을 확인했었지만 이번엔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올라간 채널에도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를 지원하는 유통사가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을 해준 덕인 것 같다”라거나 “아직 연초라 음원 릴리즈한 밴드들이 적어서인가?”라는 의도하지 않은 겸손을 보이면서도.

타이틀 곡 ‘Push the play'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때깔이 좋다”고 얘기했더니 토비는 “예전엔 D.I.Y로, 저예산으로 자체적으로 다 해결하자는 생각을 했고 이것저것 해봤다. 이젠 그런 방법들의 장단점도 웬만큼 알게 됐고 예전에 비하면 많이 업그레이드 됐다”고 말했다. “이제 10년 차잖아. 그러면 안 돼”하고 애니가 웃으며 덧붙이는 사이 토비는 “자체 해결 방식도 하기에 따라 장점도 많고 아티스트들 나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 자본을 들였다고 전부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면, 빌보드 차트 순위는 굴지의 대기업들의 자본을 얻은 엔터테인 회사 소속 가수들 이름뿐 일거다. 혹은 한국 거리에서 퍼지는 노래들은 굴지의 방송국들이 언론과 돈과 이미지를 이용해 만드는 20대 트로트 가수들의 어른들에게 예쁨 받고 싶어 죽겠는 목소리들뿐 이거나.

토비는 “노래는 어떤 방향으로 만들었다고 어떻게 좋은 반응이 터지는지는 예측할 수 없으니까. 잘 되면 좋지만 안 되면 계속 하는 거지. 곡 만들고 작업하는 건 일상이고, 안되면 또 만들면 되니까.”라면서 쿨하게 얘기를 이었다. 자조적이지만 결연한 톤으로.

앨범 수록곡 중 ‘Cell Theory(세포이론)’와 ‘Wondrous' 같은 곡에서는 과학적 영향을 받은 점이 흥미로웠다. 과학의 ’기역‘자만 나와도 눈과 귀로는 말을 들으며 무의식적으로 다른 시공간에 정신을 놓고 싶어지는 나로서는.

애니는 “앨범 제목을 정할 때, 특히 ‘Wondrous'라는 곡을 만들 때 특히 SF물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그 원작 소설인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에서 특히 그랬다. 우리 둘 다 SF 물을 좋아하고. 스타워즈도 좋다.”하고 말했다. 덧붙이자면, 믿기지 않겠지만, 그녀의 학부, 대학원 전공은 물리천문학이다.

인터뷰 중간 중간, 소파 옆에 늘어선 기타들을 하나하나 애완견 머리 쓰다듬듯 만져가며 ‘귀 튜닝’으로 조율하는 토비를 보며 ‘악기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강하다 못해 악기들과의 최소한의 물리적 거리조차 견디기 힘든 사람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그런 그에게 이번 앨범은 어떤 소리의 실험이었을까?

“전에는 물속에 약간 떠 있는 느낌을 추구했다고 해야 하나? 지금은 우주로 나가는 느낌. 조금 더 미래지향 적인 소리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밴드 전체 적으로는 그저 하고 싶었던 걸로, 정말 ‘밴드’로 돌아간 것 같다. 우리가 하고 싶었던 포맷이 ‘뉴 오더(80년대 영국의 신스팝 그룹)’ 같이 밴드 형태면서 일렉트로닉한 음악이지만 좀 스케일이 있는 그런 거였으니까. 그러면서도 단순히 ‘록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토비가 설명했다. 애니는 “이번 앨범은 가상 악기가 아닌 실제 악기로 전부 녹음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요즘 세상에는 비틀즈나 지미 헨드릭스가 로우 파이로 앰프 소리를 강제로 짓이겨 가며 원하는 소리를 내는 시대가 아니고 컴퓨터 믹스 프로그램과 스마트 앱으로도 가상의 소리를 내 녹음까지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니얼 세대가 꿈꿨던 2020년대, 그리고 지금

새 앨범 ‘Xennials'를 듣고 실제 ‘제니얼 세대’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애니는 “공감이 많이 된다는 우리 또래들의 피드백이 많았다. 해외 쪽에선 더 어린 세대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제니얼 세대’로 앨범에 녹아내고 싶을 생각과 감정들이 눈 밑까지 찼을 이들은 어떤 시선으로 숨 쉬고 있을까? 불과 4, 5년 전의 얘기마저도 ‘나 때는’이라며 비난의 경계에 내던져 지는 이 엄숙한 세상에서.

토비는 “나는 오히려 지금 세대들이 정신적 피로가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온·오프라인으로 잔뜩 남들을 신경 써야 하니까. 우리는 조금은 밀도가 다른 분위기에서 보냈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상식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는 이해를 해주자는 분위기였다고 해야 하나.

애니가 말을 받았다. ”소위 제니얼 세대들의 청년 시기는 ‘익스트림’했다고 느낀다. 가령, 어릴 때는 지금처럼 뭐든 갖추지 않았어도 스스로 재밌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을 익히는데 능했고, 상상력도 훨씬 뛰어났던 것 같다. 가끔 ‘낭만이 없어졌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는데, 이 낭만이 '로맨티시즘'이 아니라, 쥐어주는 컨텐츠 없이도 재밌을 수 있는 시대는 없어진 것 같다고 느끼니까.“

토비는 “90년대가 더 재밌었다는 생각을 해보긴 한다. 왜 재밌었나 생각해보면 ‘모르니까’. 그러지 않았을까. 지금은 너무 다 쉽게 알기 때문에. 굳이 내가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다 알게 되고. 내가 모르면 불쾌할 일이 없지 않나. 아니까 불쾌한 거지”하고 말하면서도 “반면 ‘미투’라던가 억울한 사람들이 지지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된 건 나은 부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온라인을 통한 정보과다 시대가 오고, SNS를 통해 누구든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표현의 자유가 늘었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가. 단죄 당할 자유 역시 그만큼 증가했다. 특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누구든지 증거로 채택 돼 기사에 이름이 오르내리거나 고소당할 권리 역시 갖게 됐다.

애니는 이 시대가 1분 이상 노래를 맘 편히 들을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점도 지적했다. “우리도 온라인으로 음원 서비스를 하며 리스너들의 데이터화 된 자료들을 확인한다. 아무리 듣는 사람들이 많은 곡이라고 해도 1분 이상 듣는 사람들이 적더라.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확실히 적나라하게 나타나는데, 대부분 어느 지점까지 듣거나 하는지 조차 보이는 걸 보고 정말 여유들이 없구나 싶었다.”

토비는 “지금은 컨텐츠 과잉이다. 어떤 게 좋다고 들었을 때, 확인 좀 해볼까 하면 이미 트렌드가 바뀌어 있다. 전엔 유행이라고 하면 반년 정도라도 가지 않았나? 지금은 훨씬 짧다”고 말했다.

확실히 요즘의 음악 트렌드는 3분짜리 곡을 1분 만에 해치우려는 리스너들의 욕망만큼 빠르게 바뀐다. 어떤 음악들을 듣지? 힙합? 케이팝? 씨티팝은 벌써 들어갔나? 트로트가 이 단어들과 함께 나와야 하나? 지금은 어떤 음악이 대세인가? 다만, 록 음악이 아니라는 것만은 안다.

CD, 혹은 훨씬 예전의 테이프, LP 시대와 달리 한 앨범에 열곡 정도 들어있는 풀렝쓰 앨범도 잘 만들지 않는 시대다. 모두들 효과적으로 한, 두 곡 짜리 싱글을 내고 리스너들의 간을 보고, 심지어는 음악 활동을 할지 접을지조차 정해버린다. 물론 공들여 열 곡 짜리 앨범을 내는 아티스트들이 그렇게 까지 없는 건 아니다. 그런 아티스트들은 두 부류로 나뉘곤 한다. 돈이 많거나, 어떤 시대, 혹은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거나.

한편, 이들은 어렸을 때 봤던 SF물들이 그렸던 미래와 지금이 얼마나 다른지 관심을 가지고 비교했다. 토비는 “옛날 싸이파이물을 근래에 일부러 찾아보곤 하는데 ‘저 당시에 어떻게 저런 상상을 했지?’하면서 새삼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애니는 “어렸을 때 미래를 그렸던 SF물들 중엔 밝은 미래를 그렸던 게 많지 않았나. ‘백 투더 퓨쳐’라던가 'E.T'라던가. 하이테크놀로지 시대에 사는 시궁창 같은 삶을 표현한 장르를 ‘사이버펑크’라고 하는데, 현실은 이쪽이 가까운 것 같다. 특히나, 지금처럼 바이러스가 퍼지고, 뭘 해도 내 정보들이 반강제로 제공되고, 날아다니는 자동차 같은 건 어딨나? 그렇다고 다들 그렇게 잘 살게 된 것도 아닌 것 같고...”

분명, 식량이 많아진 것과 잘 살게 된다는 건 다른 차원의 얘기다. 굶지 않는다고 가난하지 않은 걸까? 정신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당장 10미터 반경 안에서 50퍼센트 이상 찾아내라고 해도 1년 365일 동안 해낼 자신이 있는데.

이들의 SF물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그 원작 소설인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의 차이와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필립 K. 딕의 미묘한 시너지, 블레이드 러너 원작 영화와 리뉴얼된 영화의 뉘앙스 차이, 각 시퀀스의 특이점, 여러 결말 등을 설명하는 애니의 표정이 사이버 펑크식 SF물 보단, ‘밝은 미래’식 SF물에 가까웠다. 그런 영감들을 곡에 이입시켰을 때 그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얘기가 흘러 ‘사이버펑크의 발전,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등장과 관련 영화들, 에일리언을 디자인한 ’H.R 기거‘의 등장까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사이 한시간 남짓이 지났다. 이들 뒤에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Xennials' 앨버의 4번째 트랙 ‘Rebel Dress’를 들으며 ‘마돈나', ‘뉴웨이브', ‘1980년대', ‘블랙 레더' 같은 단어들을 머리에 스치며, 이들의 패션관도 궁금해졌다. 입을 옷의 종류도 소재도, 물량도, 세일 행사도 많아진 지금이, ’유니크‘라는 단어들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애니와 토비는 “전에는 더 ‘컬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다양한 컬쳐를 중심으로 복식 문화가 생겨났고 그렇게 태어난 이유가 분명히 있지 않나. ‘그런지 룩’이면 밴드 너바나가 문화를 생산했고.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은 ‘반스’를 신고. 유니클로와 패스트패션 이후는 몰개성이 심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대한민국답게, 한민족은 북극 같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검은 패딩과 짧고 긴 패딩들로 몸을 감싸더니 기어이 무지개 빛 패딩으로 개성을 뽐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유니클로의 덕을 입고는 형형색색의 ‘후리스(플리스)’를 통해 서울 시내에서도 양떼목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이런 불경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애니의 벨소리가 울렸다. 그리고는 잠시 간 분주하게 토비와 얘기를 나눴다. 공연 섭외 전화를 받고는 ‘이 시국에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해도 문제고 안 해도 문제고’라며 말하는 그들을 보고는 실재적 고민을 느꼈다.

코로나19로 작년부터 공연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비대면 공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불을 지펴보려는 노력들이 있다. 각종, 미래를 예견한답시고 내뱉는 인간들은 코로나 이후 비대면 공연 문화가 성행할 거라고 무책임한 희망을 주곤 한다. 하지만 관객들과 눈을 마주보고 호흡하는 게 록 밴드 문화, 더 나아가서는 공연 문화의 에너지 아닌가?

비대면 공연을 겪은 애니는 “너무 별로다. 재미없다”면서도 “최근 남쇼(세계 최대 음악 박람회, NAMM Show)에서 한국 대표 아티스트로 초청받아 호주에서부터 지구 반바퀴를 도는 릴레이 비대면 공연을 했는데 이 경우는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코로나19 시대에서 그나마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그래도 음악하는 사람들은 그 지루한 시간을 창작 하면서 버틸 수 있지 않나"하고 덧붙였다.

실제로 19 직격탄을 맞은 작년에 작업한 결과를 올해 내놓았고. 호주에서 열린 ‘남쇼’의 Believe in Music Week 글로벌 스트리밍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통해 새 앨범 ‘Xennials’를 최초 공개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음악의 결과물 만큼이나 음악의 '도구'를 사랑하는 러브엑스테레오가 새 앨범을 들려주기에 새로운 악기들의 향연인 '남쇼'는 적절한 무대가 아니었을까.

분명 그들은 공연만 끝나면 아무렇게나 악기를 팽개쳐 뒀다 합주 때나 다시 꺼내보는 부류들과는 다르니까.

인터뷰를 끝내고 나서는데, 토비는 “베이스는 치고 있냐”고 물었다. 그를 안지 10년이 됐고, 그가 항상 타인의 음악 활동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걸 안다. 나는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 역력하고 완연한 기쁨을 왜 누리고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졸부들의 요트놀이보다, 배나온 젊은 꼰대들의 골프 라운딩 보다 '고귀한' 그 놀이를.

 

ⓒ위클리서울/ 러브엑스테레오 제공

러브엑스테레오(Love X Stereo)

러브엑스테레오는 2011년에 결성된 한국의 일렉트로닉 락 밴드로, 기타와 베이스,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토비, 그리고 리드 보컬과 신디사이저를 맡고 있는 애니로 구성됐다. 얼터너티브, 신스팝, 펑크 락의 느낌들을 전자 음악과 결합시켜, 신선한 비전과 섬세한 감각으로 전자 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12년 ‘Soul City (Seoul City)’라는 곡을 발표, 그 이듬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인 CMJ뮤직마라톤으로부터 당당하게 초청 받은 최초의 한국 락 밴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통산 세 차례의 북미 투어와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등 유수 해외 페스티벌 참가를 통해 그 실력을 검증 받은 바 있으며, 대표곡 ‘Hide and Seek’이 tvN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삽입되어 이목을 끌었다.

90년대 얼터너티브 감성과 일렉트로닉적 요소들을 결합하여 21세기형 전자 음악을 구사하는 2인조 락 밴드로, 특히 라이브 무대에서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들을 매력적으로 발산,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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