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선생 묘소, 성묘(省墓)를 마치고
다산선생 묘소, 성묘(省墓)를 마치고
  • 박석무
  • 승인 2021.04.15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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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 정약용

[위클리서울=박석무] 지난 4월 7일은 다산선생 서세(逝世) 185주년이 되는 기일(忌日)이었습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해마다 기일을 맞아 초라하지 않을 정도의 제물을 차리고,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이 모여 유교식 전통 묘제(墓祭)를 올려왔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상당한 사람들이 모여 정중하고 공경스럽게 묘제를 행했는데, 금년은 코로나 19라는 재앙을 맞아 모든 것을 생략하고 연구소 임원 몇 사람과 선생의 주손(胄孫)이 참석한 가운데 차 한 잔 올리고 재배(再拜) 드리는 성묘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선생에게야 미안스럽기 그지없는 일이나, 정부에서 엄하게 금하는 일이어서 그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부득이한 일이었습니다.

그날따라 4월 초순의 화창한 봄날씨, 산야에는 봄꽃이 만발하였고 나무에서는 새싹이 돋아나느라 봄기운, 봄냄새가 상춘객들을 유혹하는 것 같았습니다. 성묘를 마친 우리들은 묘소 인근의 식당으로 옮겨 점심을 함께하면서 위대한 학자이자 사상가였고, 행동하고 실천했던 실학자 다산선생에 대한 추모의 마음들을 피력했습니다. 지금 바깥세상에는 물욕(物欲)이 도심(道心)을 가리고 인심(人心)만이 왕성하여 땅투기 공직자 문제로 야단법석인 때에서, 선생이 그렇게도 강조하고 외쳤던 공정하고 청렴한 세상, 즉 공렴(公廉)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습니다.

공직자들이 청렴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썩고, 나라가 썩으면 반드시 망한다고 선생은 말했습니다. 불법으로 정보를 얻어 땅투기에 온갖 재주를 부리다 보니 평등이 무너져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세상이 되면서 민심이 정권에서 이반하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청렴이란 공직자들의 본질적인 임무다. 만 가지 착함의 근원이고 모든 덕의 뿌리이다(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라던 말씀, 선생의 묘소를 성묘하고 돌아온 시간, 그때의 선생의 말씀이 왜 지금 이렇게 간절한 내용으로 다가올까요. 공직자라면 사익(私益)에 눈이 어두워서는 절대로 안되고, 오직 공익(公益)을 위해서만 일해야 한다는『목민심서』의 이야기들이 또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만 일해야 한다는 공직자들, 월급도 받을 만큼 받고, 살만하게 살아가는데, 무슨 욕심들이 그렇게 많아서, 가난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단 말인가요. 몇몇 공직자들이 부당하게 땅투기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다면, 그에 비례해서 엄청난 손해를 보는 사람이 나올 것 아닌가요. 남들이야 아무리 손해를 보더라도 나만 많이 가진다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다산의 묘소라도 한번 찾아와, 꼭 그렇게 해야만 되느냐고 여쭤보면 어떨까요.

잘못하는 공직자들을 그대로 보고만 있으면 잘못을 절대로 고치지 않으니, 백성들을 괴롭히는 문제를 가지고 그들에게 집단적인 항의, 즉 저항권을 제대로 발휘할 때에만 잘못은 시정된다는 선생의 말씀도 생각했습니다. “목민관이 밝지 못한 정치를 하는 것은 백성들이 자신들의 안위에만 영리하여 목민관의 부당한 행위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여 국민들의 정당한 저항권을 제대로 행사할 때에만 세상은 바르게 간다고 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했던 이야기들에서, 이 나라를 선진국이자 일류국가로 만드는 길이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선생 185주기에 다시 확인해보는 선생의 지혜를 생각하면서, 선생에 대한 공부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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