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정치권, ‘세대·이슈 교체’ 바람 불까
2021 정치권, ‘세대·이슈 교체’ 바람 불까
  • 이유리 기자
  • 승인 2021.05.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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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앞두고 ‘꿈틀’

[위클리서울=이유리 기자]  정치권에 대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총선과 올해 재보궐 선거는 그 단초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총선에선 여권이 압승을 거뒀지만 지난 봄 재보궐 선거는 야권이 웃었다. 차기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 모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속속 차기 주자들이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양측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심축이 이동중인 정치권 분위기를 살펴봤다.

 

차기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 모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차기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 모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정권 유지를 위해 신발끈을 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빅3’가 이끌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각각 지지세력을 결집해 나가며 대전을 준비 중이다. 이른바 ‘문심’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최근엔 경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이 지사는 도내 첨단기업 현장 방문을 통해 반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정 전 총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중소기업인까지 만나며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도 소상공인 위기 해법 마련에 주력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권 지지율 1위인 이 지사는 최근 경기도 화성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치의 핵심은 먹고 사는 문제이고 먹고사는 문제의 중심은 경제"라며 "기업에 대해 과거와 같은 방식의 압박이나 피해, 부정행위를 요구하던 그런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개별 일정으로 4대 그룹 총수를 만난 것에 대해 강성·반기업 이미지를 씻기 위한 행보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지사는 "대기업이 아닌 지배구조를 문제 삼는 것"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반기업 이미지 탈피에 집중해 왔다.

지난 2월엔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문했고 이어 용인 주성엔지니어링과 스마트팜 기업인 평택 팜에이트 등을 찾았다.
 

‘경제 살리기’ 부각

정 전 총리도 얼마 전 경남 사천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을 찾은 데 이어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를 찾는 등 분주한 기업 일정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에선 중소기업인과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방문한 자리에선 ”우리나라에 생산력 있는 공장이 있기에 가능했던 계약“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이자 전세계인들에게 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백신 불안감을 부추기고 러시아 백신 도입 등을 주장하며 방역에 혼란을 가중했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하기도 했다.

두 사람에 비해 이 전 대표는 소상공인, 중견기업, 청년 일자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 소상공인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중견기업 청년 일자리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에 대해 “일정한 소급은 피할 수 없다"며 재난지원금과 대출지원을 결합해 하나의 패키지로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과 관련 ”기본소득에 대한 여론 수렴,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설계가 없다면 허구"라고 덧붙였다.

여권이 이슈 변화로 관심을 모은다면 야권은 ‘세대 교체’가 핵심 화두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신진 주자들은 중진들을 겨냥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의 선전에 중진들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5월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이 전 최고위원은 30.1%를 얻어 나경원 전 의원(17.4%), 주호영 의원(9.3%)을 압도하며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다른 신진 주자인 김웅 의원은 5%, 김은혜 의원은 4.9%의 지지를 얻어 이들 역시 중진인 홍문표(3.7%), 윤영석(3.3%), 조경태(2.8%)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예비경선은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 형태로 진행돼 다른 결과가 나올 여지가 크지만 민심은 젊은 후보들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

중진들은 이에 대해 신진들의 배후를 겨냥하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너무 많이 생산하고 퍼뜨린다"며 "민주당 전당대회 할 때는 여론조사가 세 번밖에 없었는데 우리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여론조사가 무려 11번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특정 계파에 속하거나, 특정 주자를 두둔한다고 오해받는 당 대표는 대선주자들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며 "당 밖 주자들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썼다. 이는 이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이 유승민계임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경태 의원은 “언론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것 같다”며 “후보의 장단점을 똑같은 시간을 배분해서 여덟 분에 대해서 알려주는 공정한 보도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심·박심’ 논쟁

이에 대해 신진들도 반박에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은 ”현장을 돌면서 세대교체하라는 강한 국민의 의도가 읽힌다"고 맞받아쳤다.

김웅 의원도 나 전 의원을 겨냥해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나"라며 "계파정치 주장은 이제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다. 두려움이 만든 허상"이라고 꼬집었다.

김은혜 의원 역시 ”국민의힘에 찾아온 국민적 관심, 변화의 바람을 '내편, 네편' 편가르기로 걷어찰 생각인가"라며 "미래로 가자면서 낡은 편가르기, 갈라치기 정치로 우리가 그토록 비판하는 민주당과 무슨 차이가 있나. 난데없는 계파 폭탄, 저의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전체적으로는 '유승민계'라는 비판에 직면한 이 전 최고위원과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옛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다고 역공을 펼치는 모양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주 의원은 친이계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을 주축으로 한 국민통합연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친이계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하는 '국민통합연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관련 긴급 중앙임원 회의 결과' 문서에 따르면 "중앙임원들의 토론을 거친 후 비밀투표로 당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를 결정했다"고 적고 있다.

여기엔 “당대표 후보에 주호영, 최고위원 후보에 조해진, 정미경, 배현진, 청년최고위원 후보에 강태린"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사전에 논의한 바도 없으며 계파정치라는 공격은 터무니없다"고 부인했다.

정치권 새바람은 이른바 ‘장유유서’ 논란에서도 엿보인다. 정 전 총리는 이와 관련 “보수정당이라 장유유서같은 문화를 고려하면 고민도 있을 것이라 덧붙인것인데 취지를 간과하고 특정 단어만 부각해 오해를 증폭시키는 상황이 허탈하다”며 “좋은 정치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에 큰 변화를 만들어오고 정치에 역동성과 신선함을 줄 수 있다면 바람직한 것”이라며 “이런 비슷한 사례 때문에 상처 받는 그런 국민들이 많이 계실 만큼 언론개혁이 절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정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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