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에서 10년 살아남은 미생물, 위산에 강할 수밖에”
“식초에서 10년 살아남은 미생물, 위산에 강할 수밖에”
  • 최규재 기자
  • 승인 2021.08.1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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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농민운동가’ 강기갑 전 의원-1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강기갑 전 의원(민주노동당 전 대표)은 농민운동가 출신이다. 17, 18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경남 사천 자신의 농장으로 돌아갔다. 낙향 후엔 농사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식탁 문제’로 골몰 중이다. 이제는 먹거리의 기본이 되는 농업 분야의 해결사로 나서려 한다. 그 방안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농법(‘한국 마이크로바이옴 협회’ 사업)을 제시한다. 국회에서 활동할 동안 미처 몰랐던 고향집의 ‘삭힌 매실액’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자신의 고향 농장에서 10년 동안 자가 증식한 이것은 일반 미생물과는 차별화 되며 인간과 가축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강기갑 전 의원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인간의 생존에서 건강문제는 늘 따라다닌다. 그동안 우리 인간이 지구의 주인공인 것처럼 이해해왔지만, 우리 몸 안의 미생물들이 주인공일 수도 있다. 사실은 인간이 하고 있는 환경생태 역할보다 미생물들의 역할이 더 클 수 있다. 미생물들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인간을 건강하게 한다. 실제 주인공이 미생물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주인공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 차원에서 식탁의 문제, 지구환경 생태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발효사료를 섭취한 가축의 분비물들이 흙 속으로 가면 거기서 비롯된 미생물들로 인해 자라는 작물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나게 된다. 사람이 가공 식품을 많이 먹으면 신체에서 나쁜 미생물들이 힘을 쓰게 되는데, 발효식품을 먹으면 좋은 미생물들이 활성화 되어서 나쁜 미생물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선순환적 원리다. 식탁으로 이런 작물이 올라오면 사람도 건강해진다.”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하면 흔히 ‘금전’적인 부분의 향상을 미루어 짐작하겠지만, 천생 농군인 강 전 의원에게 이 발견은 ‘상생’으로 나아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돈에 대한 욕심은 애초 없었다. 그리고 실제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큰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음료를 발견했지만 사업가 체질은 아닌 듯싶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산력을 갖추려면 수억 정도 재정이 든다. 국회에서 나올 때 돈 없이 나왔다. 식품적으로 투자할 돈이 없다(웃음).”

미생물들이 자기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견인하고자 하는 강 전 의원은 “코로나 문제도 근본적으로 식탁의 문제다. 식탁을 살리면 개인면역성이 늘어나는 사람도 많아지고, 이건 궁극적으로 발효사료와 연관된 선순환 농법으로 농사를 지을 때 이루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탁의 문제에 이어 정치 현실에 대한 첨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선에 나서려는 정치인들을 향해 그는 “제가 정치할 때는 물처럼 하자는 생각이었다. ‘밑으로 밑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밑바닥의 민심이나 애환과 절규를 같이 함께 하는 끌어안아야 한다”며 “그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몸무림 치라는 게 제 정치철학이었다. 정당을 위한 정치 중단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하면 결과가 정당을 위한 정치로 자연스레 도출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기갑 전 의원과의 ‘미생물 철학-정치 철학’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 무더위가 한창이다. 강 전 의원을 비롯 주변을 둘러보면 요즘 농사일 어떤가.

▲ 옛날 같으면 모 다 심어놓고 풀도 베고 곡식 잘 자라게 하는 것만 바라봤던 그런 시절 아니었겠는가. 과거엔 농한기이라 불릴 수 있는데, 그런 시절은 지나갔다. 전천후 농사다 보니 여러모로 자연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걱정이 매번 생긴다. 농사만 잘 지어놓으면 가정 경제가 따듯하고 좋았는데, 요즘 농군들은 농사 잘 지어도 소비가 안 되면 농사 안 짓는 것보다 못하다. 빚이 더 늘어나는 실정이다. 농민들이 다들 어렵다. 일반 과일 농사는 물가가 올라 재미를 보는데, 쌀농사의 경우는 한 대에 4000~5000원 받으니 타산이 안 나온다. 특정 품목들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대개의 경우 힘들다. 기후변화도 심해서 시설농가들은 어렵고, 특히 폭염으로 병충해가 많아 다들 고생이다. 고추농사의 경우 탄저병 등이 겹쳐 어렵다. 제 경우는 유기농이자 미생물농법이어서 그나마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이런 저런 일을 한다. 폭염 때문에 오후 2시부터는 쉬는 형국이다. 해가 떨어질 즈음에 다시 일에 나선다.

 

- 주력하는 농사일은 어떤 것들이 있나.

▲ 매년 매실에 크게 신경써왔다. 매실은 5월 중순에서 6월 초에 수확한다. 매실 수확 이후 지금은 매실원액에서 추출하고 제가 발견한 미생물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 그리고 매실 이외에 다른 작물들은 연중무휴인 경우가 많다. 매실을 구심점으로 해서 축산과 미생물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미생물활성화 위원회가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며 미생물 관련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축산도 봄여름가을겨울이 없다. 가축의 분비물들이 농토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축산도 미생물과 연계해 시범축산을 하고 있는 상태다. 수입산 GMO가 아닌 미생물 시범축산을 통해 가축들에게 발효사료를 먹인다. 가축들 분비물도 발효된 것이다. 그래서 흙도 살아난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 발효사료를 먹은 가축의 분비물들이 흙 속으로 가면, 거기서 비롯된 미생물들로 인해 자라는 작물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나게 된다. 발효축산해서 발효퇴비를 농터에 넣어서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좋은 미생물, 나쁜 미생물, 어중간한 미생물이 있는데, 이 미생물들이 흙속에 들어가면 흙속의 미생물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사람이 가공 식품을 많이 먹으면 신체에서 나쁜 미생물들이 힘을 쓰게 되는데, 발효식품을 먹으면 좋은 미생물들이 활성화 되어서 나쁜 미생물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선순환적 원리다. 8:2 정도랄까. 여기서 8이 좋은 미생물이 되는 균형이 잡힌다. 땅은 인간의 신체와 유사하다. 이런 땅에서 나는 좋은 작물이 식탁으로 오면 사람 입으려 들어가고, 선순환 구조가 되어서 가축도 사람도 땅도 건강해진다. 이게 결국은 전체 지구의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살려내는 일이다. 농사라는 게 단순하게 사람이 먹는 먹거리 한 가지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건 인간중심의 문제다. 사람이 가축을 어떻게 기르고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 따라서 지구전체 생태환경이 정화되는 농업으로 바뀐다. 지금은 관행농도 화학농법이다. 퇴비도 안 넣고 화학비료로 키운다. 그렇게 작물 키우면 땅이 죽는다. 땅이 죽으면 작물이 살아날 수 없다. 자연과 생태계는 결국 파괴된다. 인간의 건강도 파괴된다. 요즘은 워낙 먹을 게 많으니 농업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간과하고 외면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가 건강의 위기 아니겠는가.

 

강기갑 전 의원 ⓒ위클리서울/ 강기갑 전 의원 제공

- 미생물 라이선스는 획득했는지.

▲ 매실원액과 감식초에서 발견한 걸 'K3'(K는 강기갑의 ‘강’ 이니셜)라고 이름 지었다. 사람 위에서 위산이 검문소 역할을 하고, 좋은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을 살균하는데 K3는 검문소를 쉽게 통과한다. 식초에서 10년 정도 살아남은 이 미생물은 위산에 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소장, 췌장, 심장, 간장 쪽 등으로 다 모여 생존한다.

 

- 보관은 어떻게 하나.

▲ 기존의 식초처럼 보관할 수 없다. 뚜껑 열면 산화되니 말이다. 그러니 이걸 연구소로 보내서 분리해낸다. 농촌진흥청 산하 미생물 은행에 수탁 보관하고 있다. 세계미생물은행 등 이런 가치 있는 미생물들을 보관해주는 곳들이 몇 곳 있다. 수탁 의뢰해서 필요할 때 씨를 받아와서 섭씨 4도씨 정도 유지시켜서 집에서 먹이 먹여 키우고 배양시킨다. 1톤 정도 되는 배양액을 만들어서 그 액상과 사료와 수분 40프로 정도를 섞어서 놓아두고 먹이를 넣어두면 안에서 미생물들이 활동해서 발효가 된다. 가축 사료 외에도 식품에도 섞어서 먹는다. 김치 담을 때도 쓰인다. 코로나 문제도 근본적으로 식탁의 문제다. 식탁을 살리면 개인면역성이 늘어나는 사람도 많아지고, 이건 궁극적으로 발효사료와 연관된 선순환 농법으로 농사를 지을 때 이루지는 것이다.

 

- 농사일도 코로나의 영향을 받는지.

▲ 과거 흔히 쌀, 보리, 밀가루 등만 다룰 때는 기본적으로 변화가 없었는데, 지금은 소비영역이 다양해서 변동이 크다. 학교급식과 연계된 경우 농사 현장에서는 상처가 크다. 요즘 외식문화도 전체적으로 단절되어서 농사 현장 충격이 크다. 농민들이 충격, 어려움들이 굉장히 많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이쿱을 통해 경기도에 급식을 납품했다. 요즘 어린 아이들은 과당화 때문에 건강에 안 좋아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좋은 먹거리를 학교에 납품해왔다. 근데 코로나 때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중간에 거래가 끊어졌다. 설탕 대용으로 발효된 매실청 액상 거래도 끊겼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다른 농군들에 대해 심각하게 매출이 준 건 아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상황은 아니다(웃음). <2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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