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농민운동가’ 강기갑 전 의원-2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강기갑 전 의원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어떤 이들에겐 큰 돈이지만 어떤 이들에게 굳이 주지 않아도 될 돈이라는 얘기도 있다. 너무 퍼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인데. 정작 어려운 국민들을 제대로 선별해서 지급액을 더 높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 지원금을 쓰는 행태는 다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지역에 있는 작은 마트 등 자영업자들 관련 소비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똑같이 닥쳐온 재난이기에 소득의 높낮이 불문하고 지급해야 한다.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생계비로 도움이 되고, 형편이 나은 사람들에겐 소비를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겠다. 엄청난 부자집 부모들도 자기 앞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많다. 선을 그어 대상을 선정한다면 민심만 흉흉해진다. 아마 그래서 이 부분은 보편적 재난지원금 성격으로 베풀면 2차 3차의 효과들이 발생해서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큰 도움으로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방법을 두고 정치권에서 줄다리기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 ‘한국 마이크로바이옴 협회’ 사업,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코로나 때문에 조금은 어려워졌다. 과거엔 국회포럼회과 도 단위로 순회포럼을 했다. 순회포럼이 지금 안 되고 있다. 대규모 강연도 다 멈춰졌다. 아무래도 활동에 지장이 있다. 정체상태를 피할 수 없다.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경기도에서 실정사업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2년째 지원사업을 해왔는데, 다른 형태로 실정사업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래는 밝다. 농림식품부에도 미생물활성화 위원회가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협회 지원사업은 느리지만 평가모델 개발 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는 미생물산업이 신성장 분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부도 엄청난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최첨단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많은 투자로 세계적으로 제 1성장 산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마이크로바이옴,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다. 어떤 철학을 갖고 진행하는 사업인지 쉽게 풀어보자면.

▲ 우리 인간의 생존에서 건강문제는 늘 따라다닌다. 그동안 우리 인간이 지구의 주인공인 것처럼 이해해왔지만, 우리 몸 안의 미생물들이 주인공일 수도 있다. 사실은 인간이 하고 있는 환경생태 역할보다 미생물들의 역할이 더 클 수 있다. 미생물들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인간을 건강하게 한다. 실제 주인공이 미생물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주인공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 차원에서 식탁의 문제, 지구환경 생태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미생물들이 자기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동안 인간들이 환경 파괴 등으로 방해해온 점을 일깨워야 한다. 이제 인간이 미생물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지구를 좋게 정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 분야는 앞으로 크게 나갈 분야다.

 

- 좋은 취지와 달리 크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대안 모색에 한창일 것 같은데.

▲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은 농림부 산하 기관에 배정돼 있지만 재정이 없어서 한계가 있다. 기재부에 후원단체로 지정되어 있어도 코로나 때문에 누가 후원해주는 사람이 없다. 실무자들이 제대로 월급도 못받고 겨우겨우 이어나가는 실정이다. 제가 어디서 돈 끌어오는 재주가 없어서 여러모로 난관이 많다. 그래도 자연스레 홍보가 되고 있다. 특히 종편 같은 곳에선 이와 연관된 광고가 많이 등장한다. 미생물의 역할 기능에 대해선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퍼졌다. 결국 마이크로바이옴과 핵심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어느 날에는 코로나 퍼지듯 다 퍼진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산력을 갖추려면 수억 정도 재정이 든다. 국회에서 나올 때 돈 없이 나왔다. 식품적으로 투자할 돈이 없다(웃음).

 

- 요즘 젊은 사람들이 귀농이나 귀촌하는 사례들이 많다. 그만큼 도시에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반증이다. 시골로 가려는 젊은 농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농촌 현실이 절박하다. 그러니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젊은 층들에겐 권장할 만한 일이다. 근데 귀농인들 중에서 성공한 사례만 언론에서 띄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언론에서 띄우는 건 그야말로 소수 몇몇 사람들의 사례다. 전체 한국농업의 농민들의 비중이 나이대로 보면 60대 이상이 70퍼센트 넘는다. 이런 사람들의 농업소득과 생활을 봤을 때는 그 영향이나 언론에서 띄우는 사례들이 가지는 비중이 아주 일부분이다. 젊은 분들이 농업을 하려면 제대로 연구를 해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 어떻게 되었든 전반적인 농업이 국민건강과 직결되어 있고 정부차원에서 과감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젊은 사람들도 농업의 본질과 역할과 기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 먹거리도 양이나 가격을 중심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질과 건강과 관련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 미생물 농업도 커진다. 위정자들이 여기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큰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

 

강기갑 전 의원 ⓒ위클리서울/ 강기갑 전 의원 제공

- 적은 돈으로 땅을 빌려 큰 수확을 내는 농군들도 있다고 들었다. 여름철 수박이나 복숭아 등으로 꽤 괜찮은 수익을 낸다고 하던데.

▲ 그런 사람들도 일부다. 소수에 의한 틈새시장 격이다. 특화에 대한 소득이 많다는 것을 전체 농업의 희망 모델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 연봉 1억씩 버는 젊은 사람들을 기준으로, 그 틈새만 바라보면 안 된다. 그건 전체 농업에 대한 지향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소수 몇 사람이 연봉 1억씩 벌수 있지만 이렇게 다 같이 벌 수 없는 구조다.

 

- 요즘 정치판이 어수선하다. 대선을 앞두고 임기말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현 정부 공과를 논하자면.

▲ 현 정권 초기엔 진보적인 의제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것들을 추진하고 실현하는 데에는 그만한 저력이 있어야 한다. 과감해야 하고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참모들에게만 맡겨 추진해서는 안 된다. 참모들이 잘못 판단할 수도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혜안이 있어야 한다. 이거다 싶으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투지력이 요청된다. 다른 선진국처럼 제대로 민주화가 되어 있고 여야가 힘을 모아주면 안건 채택이 가능하지만, 대한민국은 특별하다. 여야를 보라. 똥덩어리도 보석이라고 우기고 달려드는 형국이다. 여야 뿐 아니라 별의 별 정당이 다 있다. 그래서 추진력이 중요하다. 앞에서 막으면 땅을 파고 땅 밑으로 들어가서라도 하늘을 날라서라도 추진하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코로나 영향도 있었겠지만 이번 정권은 집중력과 추진력, 결사력에 있어 실패한 듯 보인다. 어영부영하다가 세월 다 보냈다.

 

- 각 후보들에게 비전이나 시대정신이 보이지 않는 선거 분위기다. ‘경제를 살리겠다’ 구호 등 누구나 아는 말들이 반복되는 인상이다. 향후 대선 후보는 어떤 자질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지금 현대인들의 경제적 풍요로움에 대한 요건은 끝이 없다. 언제나 더 풍요롭고 더 편리하게 살고자 하는 욕구가 끝없이 폭발하고 있다. 경제 부분은 끝없는 욕구였고 지금까지 끌려다녔다. 그러니 경제 논쟁은 식상하다. 이제 환경과 기후와 국민건강을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 말고도 향후 환경재앙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우리를 위협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예사로 생각해선 안 된다. 그저 경제 풍요롭게? 풍요롭고 편리한 부분은 더 나아갈려 해도 소용없다. 재앙과 위기 닥쳐오는 마당이다. 좋은 의제는 다 나와있다. 차기 지도자는 ‘경제 살린다’ 차원보다는 의제를 과감하게 끌고 나가는 이여야 한다. 우유부단한 사람이 지도자로 나서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재명 지사가 추진력 있어 보이더라.

 

- 이재명 지사의 경우 가족 관련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낯 뜨거운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감정조절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혹 각국 정상들과의 대화 등 큰 일 앞에서 실수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겠느냐 하는 우려도 있다.

▲ 정치인이든 일반인이든 어느 가정이든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가족끼리 고성이 오간다. 이 지사의 경우도 이 지사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가정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국민들은 안다. 발언 수위가 지나쳤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지도자가 되어서도 그런다? 희박한 일이다. 이를테면 각국 정상들이 만나면 돌출발언 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없다. 이미 짜여진 내용으로 토론을 하니 말이다.

 

- 진보정당이 기를 못펴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당을 비롯 잘 알려지지 않은 군소정당의 정책들이 잘 안 보이는데.

▲ 사실은 진보정당의 의제들이 지금까지 연결되어 왔다. 세대교체가 되었다고 봐야 한다. 최근 진보정당들은 현 정권에 관련된 진보적 의제나 질책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거대 양당이 이미 선점한 상황이다. 진보정당이 목소리를 내려면 유럽처럼 정당명부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거 하나만 달성시키면 한국정치가 나아갈 수 있다. 어쨌거나 지금의 양당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지금까지 두 양당이 소수정당의 의견들을 무시하는 척 해놓고 나중에 자기들이 만든 정책인양 사기 치듯 해서 소수정당들은 희생양이 된 거 같다. 앞으로 새로운 진보진영의 신진 인물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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