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의 와인이야기-3]

ⓒ위클리서울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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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재현] 우리나라는 1988년 올림픽을 전후로 와인이 수입되기 시작했고, 해마다 오르내림은 있으나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우리의 생활 패턴을 바꾸기 시작한 작년부터 현재까지도 그 성장세는 꺾일 줄 모른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의 와인 수입량을 봤을 때, 과연 와인이라는 수입 주류가 우리 생활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든 것인지, 코로나 19라는 외부 요인으로 일시적인 소비 패턴의 변화에 잠시 올라탄 것인지 아직 그 판단은 미뤄야 할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국내에서 지금처럼 와인이 흔했던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와인업계 사람들이 아닌 지인들로부터 가장 흔히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와인 어디서 사요?”다. 널린 게 와인인데 어디서 사야하는 지가 궁금하다니.

와인업계의 사람들은 흔히 와인 시장을 크게 두가지로 구분한다. ‘ON premise’(현장 음용 시장. 구매해서 바로 마시는 레스토랑이나 바, 카페 등)와 ‘OFF premise’(구매처에서 바로 음용할 수 없는 시장. 와인전문 샵, 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최근의 성장세는 OFF premise 쪽이 눈에 띈다. OFF premise를 좀 살펴보자.

요즘 웬만한 대형 마트에는 와인 전문 코너가 있다. 갖추어 놓은 와인 종류도 상당하기 때문에 장보러 가서 한 병 담아 오기 수월하다. 응대 직원이 없는 곳이 다수지만 오히려 구매 권유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어 편한 점도 있다. 

처음 보는 와인 상표들이 가득할 땐 어떻게 하느냐? 와인 검색 앱을 활용하면 된다. 흔히 쓰는 와인 검색 앱은 ‘비비노 (VIVINO)’다. 와인 라벨을 카메라로 찍으면 관련 정보 및 구매후기를 즉석해서 스마트 폰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구매의 편리함으로 치면 편의점만한 곳이 없다. 단점은 구색인데, 제한된 매장 크기 때문에 와인 종류가 많지 않다. 하지만 편의점들이 내놓은 ‘주류구매 스마트 오더 앱’을 사용하면 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구매할 수 있다. 앱에 나와 있는 원하는 와인을 앱 상에서 사전 결제하고 와인을 수령할 편의점 위치를 지정하면 끝이다. 

전문 지식을 가진 직원들의 응대가 필요하다면, 백화점이나 와인 전문 샵이 좋다. 대개 백화점 와인 코너는 지하 1층 식품관에 위치하고 있다. 와인 코너에는 복수의 와인 수입사 직원들이 상주하는데 한번 단골이 되면 직원과의 유대를 통한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 

백화점 공간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서비스의 질이 여타의 와인 판매 채널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와인 수입사 소속 판매 사원들이 상주하는 공간이라 특정 수입사의 특정 와인 브랜드에 대한 지식이 남다르다.

와인 전문으로 판매하는 와인샵도 유용하다. 말 그대로 와인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며, 대기업이 운영하는 전국구 체인에서부터 혼자 운영하는 소상공인도 있다. 

조금 더 발품을 팔면 더 좋은 와인을 저렴하게 구할 수도 있다. 잘 알려진 와인을 구매할 때는 네이버 같은 온라인 와인 동호회에 가입해 가격 정보를 비교해보면 좋다. 규모가 작고 특색 있는 상품 구성을 가진 와인 샵들에서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개성 있는 와인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사실, 어디서 와인을 구매하든 가장 중요한 점은 예산이 아닐까? 아무 생각 없이 고가 와인들이 가득한 백화점이나 샵에 가서 분위기에 떠밀려 생각지도 않았던 와인을 구매하지는 말자. 예산을 미리 정해두고, 응대하는 직원이 있다면 당당하게 내가 원하는 와인 스타일과 예산을 말하자. ‘있어 보이는’ 전문 용어에도 휘둘리지 말자. 당신에게 맞는 와인이 없는 판매 점이란 건 없다.

박재현 (주)인디펜던트리쿼코리아 전략기획팀 팀장

박재현 (주)인디펜던트리쿼코리아 전략기획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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