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열 개인전 ‘The Gathering, Bystanders’…12월 16일까지 갤러리 BK 
한재열 개인전 ‘The Gathering, Bystanders’…12월 16일까지 갤러리 BK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1.10.19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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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athering, Bystanders'_한재열 개인전 ⓒ위클리서울 /갤러리 BK
'The Gathering, Bystanders'_한재열 개인전 ⓒ위클리서울 /갤러리 BK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작가 한재열의 개인전 《The Gathering, Bystanders》가 오는 11월 11일부터 12월 16일까지 GALLERY BK Daesagwan-ro 25에서 진행된다.

작가 한재열은 『Passersby』 일명 ‘행인 프로젝트’를 통해 신체의 일부인 얼굴을 수집하듯이 화폭 위에 회화화 하여 연작의 진행과정을 선보이는 작업을 한다. 스케치와 드로잉부터 근작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소개한다.

인간의 아이덴티티와 대표성을 보여주는 ‘얼굴’이라는 피사체를 통해 다양한 군상을 담아내고 있는 한재열은 2010년 군복무기간 지진으로 파괴된 아이티로 파병된 이후부터 인간 본연에 대한 관심이 발화되었다. 

이 모티브를 시작으로 익명의 얼굴들을 해체하듯 표현하며 ‘얼굴이 사라진 얼굴’에 남는 잔상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그리고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가 묘사하는 이름이 없는 얼굴은 인종이나 성별, 연령, 종교, 하물며 국적 마저도 알 수 없는 하나의 ‘형태’로 보여진다.

한재열 작가는 지난 10년간의 행인 프로젝트 『Passersby』를 매듭짓는 성격의 이번 개인전에서 약 10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The Gathering』 으로 명명한 새로운 연작에 등장하는 군상은 하나의 ‘사람’에 주목했던 작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사람들’로 옮겨간 결과를 보여주기에 이른다.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인류의 재난이었던 2 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인간과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했던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정치적 차원을 사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수의 인간들을 사유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단수의 인간이 인간 일반, 인간의 총체성을 떠올리게 하는 용어라면 다수성으로서의 인간들이라는 용어는 조정 가능성(modulable)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문서고에서 역사 속 이름 없는 이들에 대한 기록물을 살펴온 역사학자 아를레트 파르주(Arlette Farge)는 육체적 양상을 기술한 문서를 역사 기록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아닌 인간들, 영혼의 존재가 아닌 육체의 존재들을 통해 정치와 역사의 차원을 복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괴테의 <색채론>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 온 한재열의 작업, 초상들의 얼굴(『Passersby』), 얼굴들의 초상(『Bystanders』)에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가시성의 세계를 조각내는 동시에 뒤섞으면서 한재열의 색채-터치는 일종의 모듈처럼 작동한다. 

기계적이고 자동적인 반복을 위한 모듈이 아니라 확정된 이름과 윤곽의 바깥에서 이질성과 복잡성의 감각적인 지대를 조율하는 색채ꠓ이미지의 모듈. 특히 역사적 재난과 주변인의 기록 이미지를 조각조각 참조하고 변형, 재배열한 <The gathering> 연작에 이르면 이질성의 감각적 세계에 깃든 정치성과 역사성이 매섭게 관람객을 응시한다. <The gathering, a man with a bottle>나 <The gathering, bystanders>의 검은 그림자가 그렇다. 

군중의 형상을 받치고 있는 검은 그림자는 우리에게 먼저 캔버스 속 인물들이 겪고 있는 재난, 겪게 될 재난을 상상하도록 할 것이다. 다음 순간 우리는 우리의 얼굴을 캔버스 속 인물의 얼굴 아닌 얼굴에 포갠다. 우리 앞에서 인물의 재난을 환기하던 검은 그림자는 순간 우리 내면의 그림자가 되고 우리는 인물의 재난을 인류의 재난으로 경험한다.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얼굴은 우리의 얼굴이 되었다가 마침내 우리를 바라보는 우리 내면의 얼굴이 된다. 한재열의 캔버스에서 이미지의 전율이 출현하는 순간은 바로 이 순간이다.”- 이나라 이미지문화연구자, 동의대 영화·트랜스미디어 연구소 전임연구원

한편, 2011년 서울 한남동에서 시작한 GALLERY BK는 역량 있고 가능성 있는, 아직 주목 받지 못한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활동과 함께 이미 빌드업 된 중견작가들의 작업과 그들의 작업 세계를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2016년 자체 전시장 외에도 LIG 문화 재단에서 후원하고 있는 LIG 아트 스페이스의 전시 공간을 위탁 받아 그간의 전시를 총괄 기획 및 관리 진행하였으며, 2016년 사진예술 전문 공간인 코로그램 (KOROGRAM)을 개관하기도 하였다. 2017년에는 GALLERY BK의 전시 공간 확장을 위해 이태원 공간에 갤러리를 재개관 하였으며 관람객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에 힘입어 2020년 한남동 지점을 새롭게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GALLERY BK는 개관 이래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현 미술 시장에서 우리만의 독보적인 문화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하여 다양성을 보여주는 여러 전시와 작가 프로모션을 통해 좋은 작품과 컬렉터 사이의 가교 역할에 더욱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 및 개인 컬렉터에게 예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비전과 목적, 그리고 그들의 선호도에 따라 양질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급격한 미술 시장 내의 변화 속에서 현대 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세계 미술 시장에 신진 및 저명한 아티스트의 작업을 여러 계층의 컬렉터들이 자신의 선호도에 맞게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작가 약력
한재열(b.1983)은 군중 속 익명의 인물 표현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주체성 문제를 들여다본다. 거리에서 무심히 스쳐지나가는 행인의 얼굴을 그리는 작가는 행인을 그저 집단의 일부가 아닌 개인 자체로 집중한다. 그러나 그 모습을 관찰할 새도 없이 군중 속을 지나는 익명의 면면들은 재현보다는 짧은 순간 작가가 감지한 하나의 ‘인상’으로 표현되고, 사람의 얼굴로 인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특징을 소거한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행인들을 관조한 작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스치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행인에게서 되려 그들 자신 속에서 맴돌기만 하는 정체된 소통을 발견한다. 집단 속에서 상쇄된 개인의 정체성은 색채의 혼합과 중첩을 절제한 거친 붓터치 속에 감춰 버리는 반면, 주변 상황을 재단한 듯한 여백은 개인 자체로 집중하게 하는 이중구조를 드러낸다. 작품에서 마주하는 행인은 주체에 따라 관람객 또한 대부분의 시간을 익명의 행인으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환기하며 집단사회에서 ‘개인’은 무엇인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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