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절차 난항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지난해 10월, 쌍용자동차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된 이후 인수 작업과 관련해 각종 의혹의 시선들이 존재했다. 자산 규모 1000억원 대의 에디슨모터스가 1조 8600억원에 달하는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가장 컸다.

이 가운데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를 둘러싸고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잡임이 끊이지 않으며 인수 절차가 난항을 겪고 있다.

무리한 인수대금 삭감 요구와 그로 인한 인수 일정 지연, 최근에는 재무적 투자자(FI)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까지 투자를 철회며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주거용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차익을 노리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관계사인 에디슨EV 대주주 주식 처분까지 이어지며 ‘먹튀’ 논란까지 불거진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인수 과정과 관련해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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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규모 1000억원 대 에디슨모터스가 ‘1조 8천억’ 쌍용자동차 새 주인으로?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자로 에디슨모터스가 선정된 지난해 10월부터 쌍용차 인수작업에는 의혹이 있었다. 매출 900억원대의 에디슨모터스가 3조원 매출의 쌍용차 새 주인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에디슨모터스 자산이 지난 2020년 기준 1066억원인데 비해 쌍용차는 지난 3분기 기준 1조8622억원으로 18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인수 과정에서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정밀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발견됐다며, 인수대금 155억원을 깎아달라고 했다. 이에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EY한영은 삭감폭이 크다고 반발하며 최종적으로 51억원 삭감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 인수일정도 계속 늦어지고 있으며, 해를 넘긴 여태까지도 본계약 체결도 맺지 못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 체결 일정을 지난달 27일에서 이달 10일로 연장한 상태다.

또 에디슨모터스는 계약서에 쌍용차의 사업 계획과 자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넣어달라고 요구했으며, 쌍용차 내에선 경영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및 경영 정상화 자금(1조6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7000억원에서 8000억원 가량을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을 계획이었으나 산업은행이 부정적 입장을 밝힘에 따라 사실상 산은으로부터의 대출은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평택공장 부지를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기도 평택시 중심부에 위치한 쌍용차 평택공장은 현 가치가 9000억원에 달한다. 공업지역을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면 그 가치가 1조5000억원까지 뛸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대출 대신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택시는 에디슨모터스의 이같은 계획에 "동의 한 바 없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에디슨모터스에 유감을 표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점입가경으로 쌍용차 인수를 위해 구성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서 재무적 투자자인 키스톤PE(사모펀드)가 본계약 체결을 며칠 앞두고 인수자금 투입 계획을 철회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자금 조달 계획에는 그야말로 '빨간불'이 켜졌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본 계약을 앞두고 각 당사자의 참여지분과 주주간 협약, 투자 조건 등을 협의해왔으나 키스톤PE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KCGI가 키스톤PE를 대신해 투자할 것을 협의 중으로, 다른 대안도 마련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위클리서울/ 에디슨모터스 제공

'먹튀 논란'에 한국거래소도 에디슨모터스 측에 싸늘한 반응

이 가운데 에디슨모터스는 ‘먹튀 논란’에도 시달리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에디슨EV 인수에 참여했던 투자조합이 지분을 정리하고 차익을 실현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의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가 쌍용차 인수자금 창구로 사용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인데, 에디슨EV의 6개 투자조합 가운데 5곳이 지난해 8월 지분의 대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EV 주가는 쌍용차 인수 소식이 없던 지난해 5월에는 1000원대를 유지하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설이 나오면서 폭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장중 8만2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와중 지분율 5% 이상이었던 투자조합 5곳의 에디슨EV 지분율은 지난해 5월 말 34.8%에서 8월에는 11%로 낮아졌다. 투자조합 중 디엠에이치는 보유 지분이 지난해 5월 30일 9.5%에서 7월 9일에는 0.96%까지 낮아졌고, 아임홀딩스는 비슷한 기간에 보유했던 5.49%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업계 안팎에선 투자조합이 현재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에디슨EV의 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의 지분은 1년간 보호예수됐다"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추가 유상증자 참여 시에도 대주주로서 보호예수 예정이므로 최대주주의 먹튀 논란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초소형 전기차 생산업체 에디슨EV(옛 쎄미시스코) 대주주의 주식 처분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한국거래소_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 ⓒ위클리서울/ 한국거래소 제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엠에이치, 에스엘에이치, 노마드아이비, 아임홀딩스, 스타라이트 등 투자조합 5곳은 지난해 5∼7월 기존 최대주주가 들고 있던 에디슨EV 주식을 사들인 뒤 몇 달 후 처분했다. 투자조합 5곳의 지분율은 5월 말 기준 34.8%에서 8월 초 11.0%로 낮아졌다.

특히 디엠에이치는 에디슨EV 보유 지분이 지난해 5월 30일 9.5%에서 한 달여 뒤인 7월 9일 0.96%에 불과했다. 아임홀딩스은 비슷한 기간 보유하던 5.49%의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정,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 이슈 때부터 주가가 많이 움직이면서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종목"이라며 "특히 투자조합은 투자 주체가 불분명하고 불투명해 (불공정거래 행위에) 많이 쓰는 수법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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