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

[위클리서울=박석무] 날씨도 춥고 코로나19도 극성을 부려 마음이 편할 날이 없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불편하기 그지 없는 나날에, 지금 세상은 온통 거짓말의 홍수 시대로 들어갔습니다. 바야흐로 거짓말 천국에서 살아가는 셈입니다. 마음도 불편한데, 분위기까지 요란해 안정된 마음을 지닐 수 없는 세월입니다. 누구 말은 믿고 누구 말은 믿지 않아야 할지 알 수가 없는 혼란스러운 판국입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세상이 되어 버렸을까요. 더구나 선거철이 가까워오자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실현불가능한 거짓 공약들이 남발되면서, 머리가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졌습니다. 

믿음과 신뢰가 없는 세상처럼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믿을 수 있는 세상이려면, 우선 속임수를 부리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일은 남을 속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다산은 말합니다. “하늘 땅 사이에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가장 귀하게 여길 것은 성실[誠]함이니 조금이라도 속임이 없어야 한다. 하늘을 속이는 것이 가장 나쁘고, 임금과 어버이를 속이는 것부터 농부가 농부를 속이고, 상인이 상인을 속이는 데에 이르기까지 모두 죄악에 빠지는 것이다. (人生兩間 所貴在誠 都無可欺 欺天最惡 欺君欺親 以至農而欺耦 商而欺伴 皆陷罪戾 <又示二子家誡>)”라고 말하여 성실함으로 남을 믿게 하려면 속이는 일부터 멈추라고 했습니다.

다산은 또 말합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말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전체가 모두 완전하더라도 구멍 하나만 새면 이는 바로 깨진 옹기그릇일 뿐이요, 백 마디 말이 모두 믿을 만하더라도 한 마디의 거짓이 있다면, 이건 바로 도깨비 장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니, 너희들은 아주 조심해야 한다. <上同>”라고 말하여 아무리 옳고 진실된 말을 하다가도 한 마디의 거짓말이 나오면 백 마디가 신뢰를 잃고 모든 말이 도깨비 장난에 이르고 만다고 하니, 말의 조심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중요하고 그렇게 귀한 것이 진실된 말인데,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 우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입만 벌리면 거짓이고 입만 벌리면 남을 속여먹는 말만 일삼고 있으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리 완벽한 꾀를 부려 지껄이더라도 거짓말이란 몇 사람이야 속일 수 있지만, 결코 모두를 속일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속임수도 일시적으로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절대로 없습니다. 하늘과 땅이 보고 듣고 있으며, 귀신과 모든 백성들이 듣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완벽하게 속일 수는 없습니다. 주위를 속이고 속아 넘어가게 할 수는 있어도 하늘과 백성들만은 절대로 속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거짓과 속임수가 성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성공은 반드시 순간적이고 일시적입니다. 언젠가는 탄로나서 성공의 몇 십배에 이르는 큰 불행을 불러오니 일시적 성공일 뿐입니다. 선거에 승리하려고 온갖 거짓과 속임수로 하늘과 백성을 기만하려는 사람들, 모르는 것 같아도 백성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속을 수야 있어도 언젠가는 다 알게 됩니다. 성실과 진실, 참과 바름이 영원한 승리를 가져온다는 것을 믿고, 모든 거짓과 속임수를 멈춰 줄 것을 선거판의 사람들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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