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인스타 캡처
ⓒ위클리서울/ 정용진 인스타 캡처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망시킴)' 발언이 분노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촉발하는 등 ‘오너 리스크’가 본격화 될 모양새다.

특히, 지난 10일 그룹 주가가 장중 7% 하락하자 신세계 주식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나자 당분간 주가 하락이 지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세계 보이콧 보이콧 조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용진 부회장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본인과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관련 이미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자신의 '멸공'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신세계그룹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발언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수습에 나선 지 반나절만이다.

 

정용진_신세계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위클리서울/ 신세계 제공

신세계 오너리스크로 이어진 정용진 ‘멸공’ 논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수차례 '멸공(공산주의·공산주의자를 멸함)'이란 메시지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멸공 논란은 최근 정 부회장이 멸공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올린 비타민 사진을 인스타그램 측에서 삭제하면서 시작됐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삭제 후 며칠이 지나 이 같은 조치가 '시스템 오류'였다고 해명했다.

자신의 사진 삭제에 화가 난 정 부회장은 이후 지난 6일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 사진이 포함 된 기사를 캡처 해 올렸다. 멸공이 삭제 사유라면 중국 공산당의 사진도 삭제 사유가 되는지를 묻기 위한 행위로 풀이됐다.

정용진 부회장이 올린 기사는 '"소국이 감히 대국에…" 안하무인 중국(中)에 항의 한번 못해'로, 중국의 무례함을 지적한 기사였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이 또 다시 논란을 일으키면서 정 부회장은 이를 삭제했다.

그는 대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에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는 남의 나라가 공산주의던 민주주의던 일말의 관심도 없는 사람.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애들에 대한 멸공"이라고 적었다. 이는 자신이 말한 멸공의 대상은 중국이 아닌 북한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 중국 사업 등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로 읽혔다.

하지만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정 부회장은 지난 9일에는 '넘버원 노빠꾸'라고 쓰인 케이크 사진을 올리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멸공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를 위협하는 위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라며 "걔네들을 비난 않고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억울해 했다.

이 가운데 윤석열 대선 후보를 비롯한 야당 정치인들은 ‘멸공 논란’을 대선 정국으로 끌어오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세계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입하는 사진을 올렸고, 이어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멸치볶음과 콩조림을 곁들여 아침식사를 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역시 인스타그램에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콩, 자유시간. 그리고 토요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 멸공! 자유!"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한편 재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연이은 멸공 논란이 당장 신세계그룹의 중국 내 화장품 사업과 면세점 매출 타격은 물론, 향후 공산주의를 택한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사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멸공’ 논란은 신세계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 주가는 6.8% 하락한 23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136억원을, 외국인이 6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의 하루 순매도 금액은 지난해 6월 18일(282억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였다.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 그룹 계열사 신세계인터네셔날의 주가도 5.34% 하락한 13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신세계인터네셔날의 주가는 장중 52주 신저가도 갈아치웠다. 신세계I&C의 주가도 3.16% 하락해 18만4000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련주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날 포털사이트 신세계 종목토론방에는 “경영진에게 부탁인데 제발 주주만 생각해라”, “신세계 면세점은 끝났네 어떡하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신세계인터네셔날 종목토론방에도 “오너리스크의 교과서적인 사례”라는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세계 계열사 불매 독려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세계 계열사 불매 독려 게시글 ⓒ위클리서울/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신세계 보이콧 조짐에도 정용진 'NO 정용진' 공유하며 소비자 도발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결국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촉발시켰다.

11일 다수의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빠르게 공유됐다.

해당 포스터는 앞서 오랜 기간 이어졌던 일본 불매운동('NO 재팬') 때 확산됐던 것과 같은 것으로 일본이란 문구를 정용진으로 바꾼 것이다.

정 부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공유된 게시물을 보면 정 부회장과 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의 지분율을 비롯해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마트 등 계열사 실적이 자세히 분석돼 있다.

특히 스타벅스코리아의 영업이익이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들면서 신세계에 대한 불매운동의 출발점을 스타벅스로 해야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해당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한 한 네티즌은 "스벅만 안마셔도"라고 썼다.

스타벅스코리아를 5대5로 공동지배하던 이마트는 지난해 7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지분 17.5%를 추가 인수했다. 이로써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의 총 67.5%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의 연결기준 자회사다.

보이콧 조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용진 부회장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본인과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관련 이미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자신의 '멸공'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신세계그룹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발언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수습에 나선 지 반나절만이다.

정 부회장은 11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는 문구가 담긴 이미지를 올리며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 이미지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 당시의 '노재팬' 포스터를 모방한 것으로,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논란이 지속 되자 전날 오후 늦게 주변에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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