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오한흥 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3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위클리서울/ 오한흥 제공

- 열린공감tv나 서울의 소리 등의 매체의 보도를 기성 언론에서 뒤늦게 보도한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돌이켜보면 어차피 보도할 것이었는데, 시간차를 낸 듯 보인다.

▲ 열린공감tv의 경우 그 사람들의 집중력이 대단하다. 신명 났다. 회사 있을 때 못했던 게 나온 것이다. 굵직한 게 계속 나면 독자들의 제보가 이어진다. 계속 독자들이 들어주고 제보는 이어진다. 그 인원으로 어떻게 취재를 했겠나. 일에 미친 것이다. 그런데 저는 사태를 좀 냉정하게 보려고 한다. 어쩌면 열린공감tv가 국민의힘으로부터 지고 있을 수 있다. 만약에 국민의힘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면 모를까, 다들 알다시피 지금 상황에선 분위기가 어수선해 보인다. ‘서울의 소리’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열린공감tv의 경우 객관성을 잃지 않고 보도하는 반면 ‘서울의 소리’는 제가 보기에 보도의 객관성에서 결여된 측면이 있어 보여 우려스럽다.

 

- 열린공감tv가 윤석열 후보를 검증에 꽤 많은 할애를 했다. 팩트체크성 면에서 보도내용, 어떻게 평가하나.

▲ 굉장히 훌륭하다. 취재력이나 그 인원으로 취재를 해온 게 훌륭하다. 굉장히 정제되었다. 어떤 언론사든 그 인원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좋아해서 취재하는 거다. 인원이 적어도 가능한 판이다. 평생 조직 속에 갇혀서 살다가 그야말로 자신들의 에너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아무리 큰 신문사여도 인원이 많아도 한 사람만 제대로 보도를 할 수 있으면 된다. 2000년대 초반 안티조선일보 운동에 대해 지리멸렬하다고 하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남으면 운동은 계속된다. 동학이 목숨 잃고 당한 거 같지만 지금도 살아 있듯이 말이다. 동학이 망했다는 것은 오만이다. 옥천신문을 1989년 창간했다. 지방 언론사지만 직관적으로 동학 정신을 계승해 꾸려나가고 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의 정신은 죽지 않고 계승되는 것 같다.

 

- 대장동 수사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국민들이 많다. 검찰, 과연 제대로 수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 검찰은 끝판에 와있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다가오듯, 끝 지점에 와있어 보인다. 전두환 시절에서 상징되는 하나회 같은 이들이다. 외형적으로는 군대 조직과는 조금 달라 보이는 것 같지만 심장부 쪽의 검찰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특수부들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썩었다.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우리나라가 미얀마 같은 나라가 아니어서 낙관적이다. 혹 잘못되더라도 국민들이 다시 일어서리라 믿는다.

 

- 대장동 사건 관련해선 지금까지 연루된 인사 대부분은 국민의힘 측근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언론에서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며 방점을 찍지 않는 듯한 인상이다.

▲ 취재력 부족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내 족벌사회가 문제다. 또한 언론의 기능이 거의 마비되어 있다. 기자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사주가 편집국장을 조정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자가 취재를 해야 하는데, 기자는 취재를 안 한하는 척 한다. 돈 먹은 놈이 범인 아닌가. 간단하지 않은가. 복잡하게 설명할 것 없다. 단순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기사를 써봤자 위에서 잘린다. 편집국장이 다 자를 거다. 젊은 날에 그런 것들을 체험한 중견 기자들은 기사 쓰기를 아예 포기한다.

 

-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대장동 사태가 적확히 보도되어야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 이번 대선은 다른 대선보다 오히려 편히 보고 있다. 집단지성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믿는다. 시골에서도 보수진보 구도가 50대 50이다. 다만 세대간 갈등은 기성 언론이 부추긴다. 대장동 사태는 투표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 같다. 굳이 유튜브 언론에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을 나물 캐는 할머니들이 느끼고 있다.

 

- 지금 상황에선 대통령이 누가 되든 관심이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고언을 하자면.

▲ 그런 국민들도 있을 것 같다. 일부 나쁜 정치인들의 덫에 갇힌 게 아니겠는가. 지금 누구를 선택하든, 상관이 없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긴 한다. 하지만 정치 혐오에 빠지면 안 된다. 과도기적 상황이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현재 대선후보들 관련한 지지도 결과는 우리 같은 시민단체로서는 희망적이다.

 

-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기우는 아닌지.

▲ 그건 우려는 옳지 않다. 이재명 후보가 반대편이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사실 궤멸 수준을 밟고 있었다. 적자가 없어서 양자를 들여 윤석열 후보를 데리고 왔다. 정말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엄청난 분란이 올 게 뻔하다. 검찰공화국은 기우다.

 

- 이재명 후보는 행정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경기도와 대한민국은 시스템과 물리적 크기에서 엄연히 차이가 난다. 과연 이런 평을 믿어도 되는지.

▲ 민주당도 궤멸 수준이다. 이재명 후보도 양자가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서자 정도 된다. 그래서 어느 쪽이 대권을 잡든 재편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정치구조에서든 합리적 보수정당이 있어야 하는데, 누가 대권을 잡든 그런 구도가 생성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물론 윤석열 후보가 대권을 잡으면 그 과정에서 여러 변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 후보 부인은 영부인이 되면 몇몇 언론을 탄압할 듯한 발언을 했다. 대선 결과가 시민단체 행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그 사람이 철 없어서 한 얘기다. 어설픈 박수무당한테 물어봐도 큰일 난다는 점괘가 나올 것이다. 후진 국가라면 이런 논란이 무마되면서 현실화 될 수 있다. 우리 역사를 보자. 자신의 남편이 아무리 힘이 커도 정치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그 후보 부인은 역사 공부를 안 해서 모른다. 우리 국민들이 영부인으로부터 잠깐 힘들 수 있어도, ‘이럴 줄 알았다’ 싶으면 결코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 대선 결과를 떠나, 시민사회에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면.

▲ 시민사회는 모이는 순간 힘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힘이라는 권력을 없애야 한다. 언소주 권력도 뺐어야 한다. 시민사회의 권력화는 늘 조심해야 한다. 시민사회 리더들도 조심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어서 시민운동은 한 단계 후퇴했다. 만약 과거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시민운동도 한 단계 올라갔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시민운동도 활발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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