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궤멸적 타격 받으면 강도 낮은 전술핵 쓸 수도”
“러시아, 궤멸적 타격 받으면 강도 낮은 전술핵 쓸 수도”
  • 최규재 기자
  • 승인 2022.04.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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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2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위클리서울/ 최규재 기자

- 현재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독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나.

▲ 중립하에 독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방 쪽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했다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고전적 의미에서 전면전이 아니다. 이라크 전쟁을 보면 미국이 전략폭격을 한다. 미국, 영국 공군이 한 지역을 초토화 시킨다. 지금은 그런 전쟁이 아니다. 사실 초음속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쏘면 되는데, 지금 러시아는 그렇게 안 한다. 이 전쟁의 의미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랑 형제 국가라서 전략폭격을 안 한다고 한다. 비대면 전쟁이다. 전략폭격했으면 이미 전쟁은 끝났다. 이게 지금 러시아의 전쟁 의도를 시사해주고 있다. 의도 자체가 정복 전쟁이 아니었다. 완전히 밀고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니 정치 협상 외엔 어떤 방법이 없다. 다만 푸틴은 돈바스만큼은 확실히 정복하려 할 것이다. 지금부터 돈바스를 정복하면 러시아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남부를 완전 정복한 후에 협상을 끝내려 한다. 근데 외부로부터 개입이 활발해 지면, 원래 설정했던 전쟁의 정치적 목적이 달라질 수 있다.

 

- 전쟁엔 늘 득실이 있었다. 이번 전쟁은 어떤가.

▲ 우크라이나는 노플라이 존이다. 나토 공군이 들어와도 우크라이나가 그 무기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땅길, 하늘길, 바닷길 다 막혀 있다. 무기를 돈바스까지 전달할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서 뚫을 수 있는 방법은 미군이 투입되는 건데 미군은 안 가려 한다. 미국 입장에선 미군을 투입시키지 않고 20억 달러 정도만 투입했다. 미국에서는 이 전쟁에 크게 신경 안 쓴다. 전쟁을 끌수록 미국 방산업체들이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무기 팔아서 1000억 달러는 거뜬히 벌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선 끝이 좋다. 미국이 가장 득 보는 건 러시아 가스관을 잠그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선 난감하고 이럴 때 가장 죽어나는 게 독일이다. 이건 전쟁 특수다. 이렇게 되면 미국 입장에선 남는 장사다. 지금으로서는 러시아가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 미국 제재 대비해서 농산물을 수출 안 한다. 대신 가스값은 폭등했다. 이게 웬 떡이냐 하는 거다. 젤렌스키도 손해 볼 게 없다. 전쟁 터지면서 여러 추문이 다 묻혀버렸다. 지지율도 올라갔다. 피해 보는 건 프랑스, 독일 등이다. 그리고 가장 피해보는 건 우크라이나 일반 국민들이다. 전쟁으로 이익 보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 현재 기름값이 급등하고 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 전쟁으로 러시아 가스값은 급등했다. 경제 전쟁이란 의미에서는 전체적으로 실패했다. 전세계가 실패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동맹을 맺고 있지만, 인도가 실리적 중립을 취하는한 세계 경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만 배 불려주는 꼴이다. 앞으로 한국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것이다. 미국은 무기 대여법, 프로파간다 물량전, 경제 물량전 등을 지속해 나갈 것이고, 이 전쟁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나 러시아나 전쟁을 계속 끌어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계속 피해 볼 것이다. 여나 야나 대선 때 온갖 공약 남발했는데,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이 전쟁 때문에 좌우를 떠나 물가 불안은 계속될 것이다. 이 전쟁은 결코 좋은 게 아니다. 미국이나 러시아 경제엘리트들만 이득을 챙긴다. 미국은 미군들만 참여시키지 않으면서 계속 이익을 보고 있다.

 

- 과거 오일쇼크와 비교하자면.

▲ 단순히 비교할 순 없다. 어쨌거나 미국에선 비축유를 영원히 풀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공해서 되파는 글로벌 자본 논리에서 보자면 큰 부담이다. 예를 들어 현대그룹은 인도에도 미국에도 있다. 폴란드의 현대공장은 어떡할까. 터키 공장은 어떡할까. 이익의 수익 창출 구조가 다 달라진다. 기름값도 다 다르다. 중국이 한국에 투자한 한국의 어마어마한 자본은 어떡할 것인가. 젤렌스키가 한국 기업 다 나가라는 게 이런 문제와 다 연계된다. 이제 어떡할 것인가. 동아시아 경제가 망가지게 생겼다. 향후 남북관계와 한-중 관계 등 굉장히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 경제, 앞으로 타격이 클 것 같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해 논하자면.

▲ 한국 경제가 사이클상 볼 때 경제위기가 오고 있다. 공황이 오고 있다. 지난번 금융 위기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부동산 거품은 여전히 어마어마하다. 경제 파탄과 관련한 폭탄이 어느 순간에 러시아에서 올지 미국에서 올지 중국에서 올지 어디에서 올지 모른다. 우리 경제는 내부에 코로나 빼고도 경제적 내적 모순이 쌓여 있어서 언젠가 파탄에 이를 수 있다. 원자재 폭등 등 지금 이미 오고 있다. 전쟁을 떠나 한국 자본은 러시아 시장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런데 리스크가 전쟁 때문에 더 가중되고 있다. 전쟁 없어도 리스크가 큰데 전쟁 때문에 더 커지고 있다.

 

- 주식, 코인 등의 하락은 전쟁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시장 변동 가능성은.

▲ 자본시장의 일부인데, 미국의 금융 입장에서 보면 사실은 이 시장이 작아진다. 중동 국가의 경우 미국 입장 봐가며 움직이겠다는 분위기다. 어쨌든 세계화 사회에서 미국 금융자본이 주도해왔고, 현 금융시장 입장에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다양한 화폐들이 등장할 것이고, 국제 석유시장에서 러시아가 떨어져 나가면 시장이 재편될 수밖에 없다.

 

- 현물 자산과 달리 가상 자산은 어떻게 봐야 하나.

▲ 코인의 경우 실물시장과 분리 자립된 상황이다. 특별히 자기들만의 시장을 갖고 있고 놀라운 규모다.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변수가 된 것이다. 하지만 거시경제 주체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서민 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는 없다. 관찰 포인트일 뿐이다.

 

- 조심스러운 질문이다. 전세계 핵전쟁 가능성은.

▲ 러시아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면 우크라이나에 핵을 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궤멸적 타격을 받으면 핵을 쏠 수 있다. 강도 낮은 전술핵 정도는 쏠 수 있겠지만 그 가능성도 매우 낮다.

 

- 국제 정세에서 북한은 어떤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나.

▲ 북한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왜냐하면 테러와의 전쟁에서 러시아, 중국이 조여 왔는데 전쟁으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해버렸기 때문이다. 그 밀착만큼 북한의 공간은 넓어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면서 북한은 섭섭할 정도로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현 상황을 자신들의 승리로 해석하고 있다. 자신들의 핵 전략이 성공했다고 해석하고 있는 마당에, 미국도 이제 속수무책이다. 미국이 항공모함을 보냈는데, 우크라이나에 집중해야 하니 미국이나 북한이나 양쪽 다 섭섭해 해야 하는 우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 추세로 가되 한 가지 분명한 건 중도 결착도에 정비례해서 북의 운신 공간이 많이 열렸다. 러시아 상황 보면서 북한으로서는 유엔 제제 풀어라고 요구할 수 있는 명분도 생겼다. 이렇게 되면 전세계적으로 유엔 회의론이 나올 수도 있다. 미국이 국제기구 룰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 이것도 흔들릴 수 있다. 세계은행이나 IMF까지 논란이 될 수 있다. 다 없애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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