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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5월 17일 오후 2시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광주항쟁 52주기 미사를 봉헌했다. ⓒ장영식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5월 17일 오후 2시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광주항쟁 52주기 미사를 봉헌했다. ⓒ장영식

광주항쟁 42년이 흘렀습니다. 정권이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광주항쟁의 진실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군대의 주인인 시민들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린 학살자가 누구인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누구인지 오리무중입니다. 심증은 있되,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검찰로 정권이 넘어가고 맞는 광주항쟁 42주기입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망월동 구묘역에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모여 미사를 드렸습니다. 이날 미사에서 마산교구 하춘수 신부는 “5월이 오면 80년 광주 사람들의 그 뜨거웠던 외침이 들리는 듯합니다”라며 “망월동 구묘역에 서면 이분들의 참된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갈구와 희생을 생각하면 저 자신이 오늘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비추어보고 되돌이켜보게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전국에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 모여 19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된 시민들의 정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미사를 드렸다. ⓒ장영식

하 신부는 “80년 광주의 민중은 학생, 청년, 노동자, 평범한 시민들, 누군가의 평범한 이웃 사람들이었습니다”라며,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기를 거부하고 허망하게 세상을 뜬 독재자 전두환은 제 무덤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 신부는 “80년 광주의 영령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고귀한 투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강론을 맺었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를 기억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오월 광주 영령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며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라는 다짐이며 약속이다. ⓒ장영식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를 기억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오월 광주 영령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며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라는 다짐이며 약속이다. ⓒ장영식

광주항쟁 42주기 미사를 갈무리하는 퇴장 성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명세”로 시작하는 노랫말은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라고 다짐합니다. 광주항쟁 42주기가 지나면서까지도 새날은 오지 않았다는 것이 역설적입니다. 민주공화국이 아닌 ‘검찰공화국’과 마주하는 혼돈의 현실 앞에서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라는 노랫말은 광주 영령들에게 바치는 우리의 다짐이며, 약속일 것입니다.

 

1980년 5월 광주의 역사는 42년이 지났어도 현재진행형이다. ⓒ장영식
1980년 5월 광주의 역사는 42년이 지났어도 현재진행형이다. ⓒ장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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