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1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지난해 한국재정학회가 진행했던 ‘한강·낙동강 하천시설 관리방안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 연구’ 결과 보 해체 시 더 편익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양한 시나리오로 분석하더라도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강·낙동강 보에 대한 장기적인 개방 모니터링 자료를 확보할 필요와 기후위기·탄소중립시대 홍수, 가뭄, 이수, 생태계 복원, 탄소흡수원 등 다양한 물 가치를 만족시킬 수 있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 기후위기 시대 우리나라 물 관리의 방향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 ⓒ위클리서울/ 최규재 기자

전문가들은 분절된 하천관리방식, 보로 단절된 하천환경, 4대강 문제의 정치화로 하천 사회문제가 크다고 지적한다. 하천 전반을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수계별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4대강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녹조독소 문제로 이 물로 재배한 농작물에서도 독소가 검출된 것을 보면 농업용수 이용 편익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동안 4대강 녹조 위해성이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저평가되며 대책 마련이 미흡한 상황이다. 시민단체, 전문가, 정치권이 범연대활동으로 4대강 자연성 회복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4대강 사업으로 자연성이 훼손된 결과 녹조독성 오염이 4대강은 물론, 이 물로 지어진 농작물에서도 심각하게 검출되고 있다. 4대강 재자연화는 이미 국토환경을 넘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가 되었다. 지속가능한 강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정책의 중심을 자연성 회복에 두고 보완적 조치를 해나가는 정책 방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대강 사업 전에는 녹조 이야기가 자체가 없었다. 물론 낙동강에 이전에도 녹조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맞다. 그러나 그것은 하굿둑으로 막힌 낙동강의 맨 하류나 드물게 보이는 고인 물터 같은 곳에서 드물게 목격될 뿐이었다. 그런데 4대강 사업 후 낙동강 전체가 흐르지 않는 강이 되다 보니 녹조가 낙동강 전 구간에 창궐하게 됐고, 부분적이 아니라 강 전체가 녹조띠로 뒤덮이는 끔찍한 결과가 벌어지고 있다.”

‘낙동강 지킴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하늘에서 낙동강을 보면 강 전체가 녹색으로 녹색 강이 돼 있는데 이런 모습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오직 4대강 사업 이후에만 목격되는 큰 부작용 중의 하나”라며 “지난 10년 동안 강을 거대한 보로 막아두었다는 것이다. 보로 막혀 정체된 강이 녹조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낙동강은 다른 강과 달리 낙동강물을 정수해서 수돗물을 만들어 먹는 식수원이다. 그 식수원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는 것은 수돗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는 얘기다. 실로 청산가리 100배의 맹독에 발암물질인 녹조 독 마이크로시스틴이 영남의 식수원 낙동강에서 폭증하고 있다. 아무리 고도정수처리를 해도 심리적 거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해외 선진국들의 경우 녹조가 생기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라는 지적이다. 정 국장은 “해외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같은 나라는 녹조 독의 위험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며 “녹조 독이 우리 간, 폐, 신장, 뇌는 물론 최근에는 정자와 난자 같은 생식기에도 영향을 끼치는 생식 독성이 있는 것도 밝혀냈다. 미국과 프랑스 같은 나라에 우리 4대강에서 보이는 녹조가 번성한다면 국가비상사태를 발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남은 현 윤석열 정부의 최대 지지자들 아닌가? 그 영남이 지금 녹조 독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 그렇다면 정책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그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보의 수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정책적으로 결단만 내리면 된다.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해야만 녹조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정 국장은 “핵심은 보다. 보를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이다. 보를 그대로 두고 4대강 회생 운운하는 것은 다 허황된 말장난”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위클리서울>은 낙동강 문제 이외에도 정 국장을 통해 여타 4대강 문제, 생태 문제 등의 문제를 들어봤다. 다음은 최근까지 낙동강 생태 문제에 천착하고 있는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 ⓒ위클리서울/ 최규재 기자

- 낙동강이 녹조투성이라는 얘기가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 올해로 4대강 사업이 준공한 지 10년이다. 지난 10년 동안 강을 거대한 보로 막아두었다는 것이다. 보로 막혀 정체된 강이 녹조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만고의 진리이듯 강을 막아놓으니 강이 썩어간 증거가 녹조다. 녹조가 필 조건은 높은 수온(25℃ 이상)과 영양염류(오염원으로 주로 인과 질소) 그리고 체류 시간, 이렇게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수온과 영양염류는 크게 변동이 없다면 체류 시간은 엄청나게 증가했다. 과거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보로 강이 막힌 결과다. 그 결과 녹조가 번성하는 것이다. 물론 폭염도 일부 영향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주된 영향은 강이 막혀 있어서 고인 물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가 폭발적으로 증식한 데에 있다. 그 결과가 녹조 현상이다.

 

- 매년 여름이면 녹조가 끼기 마련이라는 얘기도 있다.

▲ 4대강 사업 전에는 녹조 이야기가 자체가 없었다. 물론 낙동강에 이전에도 녹조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맞다. 그러나 그것은 하굿둑으로 막힌 낙동강의 맨 하류나 드물게 보이는 고인 물터 같은 곳에서 드물게 목격될 뿐이었다. 그런데 4대강 사업 후 낙동강 전체가 흐르지 않는 강이 되다 보니 녹조가 낙동강 전 구간에 창궐하게 됐고, 부분적이 아니라 강 전체가 녹조띠로 뒤덮이는 끔찍한 결과가 벌어지고 있다. 하늘에서 보면 강 전체가 녹색으로 녹색 강이 돼 있는데 이런 모습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오직 4대강 사업 이후에만 목격되는 큰 부작용 중의 하나다.

 

- 낙동강은 1300만명 경상도민들의 식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낙동강은 다른 강과 달리 낙동강물을 정수해서 수돗물을 만들어 먹는 식수원이다. 그 식수원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는 것은 수돗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는 얘기다. 청산가리 100배의 맹독에 발암물질인 녹조 독 마이크로시스틴이 영남의 식수원 낙동강에서 폭증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고도정수처리를 해서 괜찮다 해도 심리적 거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그리고 100%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느냐? 절대 그렇지 않다. 과학에 100%란 있을 수 없다. 사람이 실수를 할 수도 있는 문제이고, 99%를 걸러낸다 해도 1% 못 걸러진 그것이 수돗물에 들어간다 해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에 강정고령보 상류 매곡취수장 건너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조사했는데, 5588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측정됐다. 이것의 1%면 무려 55.88ppb다. 우리 수돗물의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이 1ppb다. 그렇다면 50배가 넘는 녹조 독이 수돗물에 들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험천만한 이야기다. 설사 그보다는 적게 검출된다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원수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낙동강에서 녹조가 사라지게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수돗물의 길이고,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시게 하는 길인 것이다. <2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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